참여연대이야기 자원활동 2013-06-24   4792

[자원활동가 인터뷰]아카데미 자원활동가 이나단님

[자원활동가 인터뷰]

참여연대에서 자원활동은 일곱 색깔 무지개처럼 다양한 ‘남녀노소’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 중 단연 대학생 자원활동가들이 많습니다. 이번에는 여름방학을 맞아 학점, 스펙, 취업 준비가 아닌 좀 다르게 사는 대학생, 이나단님을 인터뷰했습니다.

 

성공보다는 제가 원하는 것을 하며 살고 싶어요”

– 아카데미느티나무 자원활동가 이나단님

 

아카데미 자원활동가 이나단

 

‘나단’이라는 이름이 너무 예뻐서 분명 여자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만나고 보니 훤칠하니 잘 생긴 ‘남자’였다. 기말시험을 막 끝내고 커다란 쇼핑백이 터져나갈 듯 자질구레한 짐을 싸들고 귀향하는 그를 만나자마자, 이름이 참 예쁘다고 하자 다윗왕을 꾸짖었던 이스라엘의 어느 선지자의 이름이라고 살짝 알려준다. 

 

나단님은 현재 참여연대아카데미 느티나무에서 강의진행을 맡아 하고 있다. 강의시작 시간보다 훨씬 전에 도착해서 강사와 수강생들을 위한 자질구레한 일들을 체크 하고, 강의가 끝난 후에도 가장 늦게까지 남아 마무리를 해야 하는 일이다. 때로는 뒤풀이에도 참여하다 보니 육체적으로는 조금 피곤한 것도 사실이라고. 그래도 좋은 강의를 원 없이 들을 수 있고 또 자신이 써낸 강의후기를 누군가 읽고 참 좋다고 말해 줄 때 피곤을 잊게 된다고 한다. 

 

참여연대아카데미 느티나무에서 자원활동을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겸손해지는 것이라고 나단님은 말한다. “예전에는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저 반발하거나 전혀 객관성 없는 우월의식으로 무시하거나 그랬어요. 그런데 느티나무에서 자원활동을 하면서 평화나 종교에 관한 여러 가지 강의를 들으며 공부해보니 세상을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이 참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모의 UN대회 행사진행을 하기로 했고, 또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국제회의전문가 엑스포에서도 진행요원으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한다. 참여연대 아카데미에서 강의진행을 해보니, 누군가에게 세상을 좀 더 잘 볼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재밌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는 이런 일의 가장 큰 매력은 남에게 도움을 주는 동시에 자신도 세상을 잘 볼 수 있게 된다는 점이라고 한다. 올해는 이렇게 여러 가지 일들을 ‘기획’해 보면서 졸업 후의 진로를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객관적인 성공보다는 적은 것을 얻더라도 제가 원하는 것을 하며 살고 싶어요.”라고 말하면서도 한편으로 그의 마음은 어둡다. 좋은 학벌과 괜찮은 집안과 같이 이미 스스로가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고, 어쩌면 그래서 성공보다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특권을 남보다 더 많이 가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이 어디 그런가. 이미 가진 자들이 더 못 가져서 안달하기 때문에 어지러운 세상이고, 가진 것들을 지키느라 혈안이 된 세상이 아니던가. 그런 의미에서 나단님은 가진 자라기보다는 ‘강을 건널 용기’가 있는 자라고 감히 말해본다.

자원활동가 이나단 사진

 

황지우 시인은 나와 타인 사이에 놓인 강을 건널 수 있는 방법은 나를 없애는 것이다. 즉, ‘죽기 아니면 사랑하기뿐’이라고 노래했다. 그럼 지금 편안한 자신의 세계로부터 강을 건너려는, 참여연대라는 단체를 찾아 자원 활동을 하고 있는 그가 택하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저는 뒷머리를 만져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앞모습은 누구든지 잘 보고 예쁘게 할 수 있지만 뒷모습은 특히 뒷머리는 삐져나왔는지 혹은 눌려있는지 못 보잖아요. 저는 다른 사람의 그런 곳을 만져주고 싶습니다.” 언젠가 누군가로부터 자신의 역할을 묻는 질문을 받는다면 멋지게 대답해 줄 말이라면서, 나단님은 쑥스럽게 웃으며 고백한다. 과연 누가, 어떤 마음을 가진 사람이 나의 뒷머리를 만져줄 수 있을까. 선지자의 이름을 가진 그가 택한 것이 참으로 잘 보이지 않는가.

 

이나단님은 지난 3월부터 참여연대 아카데미느티나무에서 ‘세계 종교의 이해’, ‘톡톡! 평화공부’ 강좌에서 자원활동을 했고, 7월에는 박노자 교수의 ‘뒤집어 보는 종교 전쟁 평화’ 강좌에서도 자원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작성 자원활동가 김정주님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공동육아’를 믿고 두 아이를 방목하는 매우 불량한 엄마. ‘아이와 함께 제주도 배낭여행 하기’라는 책을 한 권 쓴 주제에 여행에 대한 모든 것을 다 썼다고 우기는 사람.  당분간 사람들을 만나고 그 이야기를 쓰는 ‘사람여행가’로 살 예정,   학부모가 사교육에서 잘 탈출하도록 돕는 사람들을 만난 이야기를 현재 한겨레신문에 쓰기 시작 함.  그래도 꿈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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