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7일 화요일 낮 12시. 참여연대에는 노란 리본이 걸렸습니다.
건물 외벽 전체를 차지하는 커다란 리본.
1년 전 봄날, 참사로 삶을 마감한 많은 이들에게 마치는 애도의 인사입니다.
참여연대 활동가들은 4월 3일 금요일부터 리본 만들기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리본이 모두 4,160개. 모두들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리본을 만든 것은 처음이었을 것입다.
참사 이후 저희 활동가들은 세월호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거리로, 국회로 다녔습니다.
하지만 ‘1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우리는 아직 바다에 잠긴 세월호 안에 있구나…’
답답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리본 하나 하나 매듭을 엮어갑니다.
나흘간의 작업 끝에 리본들이 완성됐습니다. 4월 7일 화요일, 작은 리본들은 건물에 걸리게 됩니다. 어떻게 해서 건물 외벽에 큰 리본으로 나타나게 되는 걸까요? 그건 바로 이런 설계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디자인 회사 ‘지음아키신’에서 만든 설계도입니다.
처음 이 설계도를 보았을 때 과연 건물외벽에 이 모습 그대로 구현될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화요일, 건물외벽에 설치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1번에서 63번의 리본 줄을 옥상에 펼쳐 놓고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 줄씩 줄의 순번대로 아래로 떨어뜨려 내려 보냅니다.
10개의 줄이 설치된 모습입니다. 리본의 형태가 어렴풋이 짐작되시나요?
그리고 점점 리본의 형태를 갖추어 갑니다.
마침내… 두어 시간의 설치 작업 끝에 리본의 형태가 완성됐습니다.
1년 전 저희 활동가들은 세월호 선박 어딘가 살아있을 사람들을 위해 노란 리본을 걸었습니다. 희망을 갖고서 말이죠. 또다시 1년. 우리는 이 세상에 없는 이들을 추모합니다. 대형 추모 리본을 다는 어려운 일을 해냈지만, 저희는 무언가 이뤄냈다기보다는 마음이 한없이 무거워졌습니다.
세월호 참사 추모기간 동안 참여연대 건물 외벽에는 노란 리본으로 가득 할 것입니다.
노란 리본 하나하나에는,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이들의 못다 한 삶과 꿈을 담고 있습니다. 국가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고, 아무 것도 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기억하고 또 기억해야 합니다.
참여연대 간사들이 바쁜 업무를 잠시 접어두고 노란 리본 만들기 작업을 했던 이유입니다. 기억하는 한 사라지지 않습니다. 기억의 힘은 셉니다.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새겨져 있다면 우리가 원하는 진실에 가닿을 것이며, 더 이상 이런 슬픈 봄날을 되새기지 않게 될 것입니다.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