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자원활동 2012-04-16   6675

[자원활동가 인터뷰] 안내데스크 장연희님

[시민참여팀] 참여연대에서 자원활동을 하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인터뷰 또는 자원활동 후기 형태로 연속적으로 올립니다.

 

“인생 전체가 시민운동 그 자체”

– 안내데스크 자원활동가 장연희님

 

 

작성 : 시민참여팀 인턴 신동은

 

총선과 대선, 양대 선거를 앞두고 언론인들의 투쟁이 한참이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시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싸우는 언론인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파업으로 인해 무한도전이 무한으로 결방해도 그들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가 잃어버린 권리를 저들이 대신 찾아주려 하는 것이기 때문이리라.

 

몇 년 전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언론자유투쟁을 한 언론투쟁의 대선배를 만났다. ‘한겨레신문’을 태어나게 한, 동아투위의 해직기자 ‘성유보’선생님. 이제는 역사가 되어버린 줄 알았지만,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정의를 위해 싸웠던 그 투쟁기를 들으며 바보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이 분의 부인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 기침도 맘대로 할 수 없는 군사독재 시절에 언론자유투쟁을 하는 남편을 둔 부인이라니.

지난주, 뜻밖에 그분의 부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짜장면을 먹고 있는데 “외국에서 들여온 밀가루는 먹지 말자”며 국산 제품 구입의 필요성을 오랫동안 얘기해주시던 안내데스크 자원활동가님. 역시 시민단체에 있다보면 배울 것이 산더미라는 생각에 반성을 하는 동안 ‘이분이 성유보 선생님의 부인이세요’라는 간사님의 한마디.   

 

그 한마디에 몇 번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인터뷰를 겸손하게 거부하셨어도, 화두가 던져지면 그 속에 담겨있던 말이 술술 나온다. 환경이면 환경, 종교면 종교, 교육이면 교육. 표현력도 어찌나 좋으신지 이 글에 그 표현과 언어들을 다 담을 수 없을 것 같아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이 더 긴장된다. 2시간이 넘게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그녀의 ‘인생 자체가 시민운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은 뱉으면 그만이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일은 힘들다. 우리 식량 자급률은 24%, 그중95%가 쌀이다. 미국이나 중국 같은 땅 넓은 국가에서 쌀을 대량생산하여 우리나라에 싼값에 판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비록 농약투성이일지라도 원가가 싸기 때문에 쌀로 식품을 제조하는 업자들은 당연히 국산 쌀을 사지 않는다. 국산 쌀을 사람들이 사지 않으니 높지 않은 쌀 자급률에도 불구하고 우리쌀은 창고에 처박혀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얘기들은 환경에 관심이 한번쯤 있던 사람이면 들어볼 법한 이야기다.

 

그러나 사실을 아는것과, 외국의 쌀을 사먹지 않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국산 쌀이 비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중국산 쌀에 손이 가기 마련이다. 장연희님은 그렇지 않다. 생협활동을 열심히 하며 국산식품만을 꾸준히 고집하고 있다. “FTA반대 촛불집회를 하고 오던 사람들이 춥다고 칼국수를 먹는 모습을 보았다. 수입 밀가루로 만든 음식 먹으면서 FTA집회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그녀는 수입원료로 만드는 가게 음식은 먹지 않는다.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는 신념을 지키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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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년 참여연대 총회에서 장연희님께 자원활동 감사패를 전달

자원활동가로서 참여연대 안내데스크를 목요일마다 지키기 시작한지도 기억나지 않을만큼 오래전이다. 처음에는 아는 학생의 ‘대타’로 하게 됬다. 지인이 자원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그녀에게 대신 해달라 부탁을 한 것이다. 해달라는 부탁을 듣더라도 하기 싫으면 하지 않는데, 참여연대는 그녀와 잘 맞았다.

 

오래 전 참여사회에 기고한, FTA에 관련된 내용의 글을 보여주면서 하는 말. “글 보면 내가 왜 참여연대를 좋아하는지 알겠제? 정서가 딱 맞다고 생각 안하나” 시민운동이 좀더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참여연대의 활동들을 지지하고 있다. 그런 의미로 자원활동뿐 아니라 참여연대 후원도 하고 있다고.

안내데스크일은 만족스럽다. 데스크를 지키며 책이나 신문도 읽고, 산업폐기물을 재활용한 이쑤시개도 만들어서 방문객들에게 건네준다. 가끔 이상한 전화가 오면 참여연대를 와서 이야기를 하자고 말한다. 아직 한 번도 온 사람은 없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이 정도는 해야 되지 않겠나.”라는 말로 자원활동의 의미를 정리하는 장연희님. 그저께도 동네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려고 하는데 에스컬레이터가 멈춰있었다고 한다. 혼자 타면 전기가 아까우니까 다른 사람들 올때까지 기다려서 같이 타려고 서있었는데, 한 명이 와서 타면서 물었다. 왜 안타고 서 있다가 사람이 오면 타냐고. ‘혼자 타려고 하면 전기 아깝잖아요’라고 대답했단다. 그러자 상대방이 막 웃는다. 이렇게 해도 누가 알아 주냐고.

 

“누가 알아주는가가 중요한가. 내가 제일 잘 알지. 항상 내 스스로에게 긍정적으로 살자고 생각한다.” 장연희님이 들려준 일화처럼, 자원활동도 그런 것 같다. 누가 알아주든 말든 내가 시민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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