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참여행사 2017-03-10   1203

<서촌노란리본공작소이야기> 마침내, 봄이 왔어요.

 

20170310(1)_서촌노란리본공작소

매주 수요일 많은 시민들이 모여 노란리본을 만듭니다ⓒ참여연대 ​

 

참여연대 3층회의실에 많은 이들이 모여 활기를 띠는 날이 있습니다. 수요일 서촌노란리본 공작소가 열

리는 날입니다. 많은 자원활동가들이 모여 노란리본을 만들어 주시고, 그리고 따뜻한 이야기를 남기고 갑

니다. 최근 한달 동안 나눈 이야기들 가운데 ‘따뜻한 이야기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여러분께 전합니다.

 

“304개를 만들려고 왔습니다”

 

20170310(2)_서촌노란리본공작소

“노란리본을 다른 사람들이 만든 것을 받기만 하다, 직접 만드니까 뿌듯합니다” ⓒ참여연대 ​

 

매주 참여연대에는 30여명의 시민들이 노란리본을 만들기 위해 찾아옵니다. 나이도 1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하고 하는 일도 다양합니다. 그리고 남겨준 이야기도 다채롭습니다.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픈 이야기

들이죠. 

“멀리 오산에서 왔습니다. 전철로 한 2시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하고 싶다고 늘 마
음먹었는데 오기가 힘들었어요. 해보니까 기쁘고 보람있습니다. 오는 길에 마음이 많이
설레었습니다.”
“아직 바다 속에는 가족을 만나지 못한 이들이 있습니다. 생존자를 만난 적 있는데 겉
으로는 밝지만 여전히 고통 속에 잠겨있었어요. 그런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전 국민이 리본을 다는 그날까지 만들고 싶습니다.”
“304개를 만들려고 했어요. 250개 정도까지는 세다가 잊어버렸어요. 힘들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3여년전 하늘의 별이 된 304명, 그들을 기억합니다. 하나 하나 노란리본, 정성들여 만든 그

마음 고맙습니다.

 

 

“좋은 일 하십니다!”

 

20170310(7)_서촌노란리본공작소

노란리본은 널리 널리 퍼져갑니다. 민들레 홀씨처럼. ⓒ참여연대 ​

 

같은 아픔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 끼리는 금새 친해집니다. 그리고 같이 노란리본을 만들며 친구가 됩

니다.  함께 나누는 얘기는 정겹습니다. 

 

“작년부터 어딘가 소속되어 일하고 싶었습니다. 노란리본공작소를 알게 되어서 참 좋아요. 그리고

전에 몰랐는데요, 제가 이렇게 노란리본을 잘 만드는 재능이 있는 지 몰랐습니다. 하하하 “

“사고 났을 때부터 길게 갈거라 생각했습니다. 안잊어버리려고 노력해요. 컴퓨터 바탕화면도 세월호

로 해 두었어요. 요즘 정국이 급변하니까, 잊어먹은 것은 아닌데 우선 순위에서 배제된 느낌입니다. “

“택시 운전 합니다. 만든 것을 택시에 걸어두면 손님들이 물어요. 저게 뭐냐고. 그러면서 노란리본

하나 달라는 분들도 많구요. 특히 이상하게 이번 주에 노란리본을 달라는사람이 많네요. 답답한 마음

도 있고 어떤 간절함 때문에 리본을 달라고 하시는 것 같아요. 택시 비번에 맞춰 노란리본공작소에 간

다고 말하면, 사람들이좋은 일 하십니다, 라고 합니다, 별거 아닌데.좋은 일을 해서 기분이 좋고요, 연

말 세월호 가족 심야식당에서도 일을 했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것만은 꼭 해야겠다 싶어서 앞으로

도 계속 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노란리본은 널리 널리 퍼져갑니다. 민들레 홀씨처럼. 

 

누군가에겐 버킷리스트

 

20170310(4)_서촌노란리본공작소

시민들이 노란리본공작소 자원활동가로부터 노란리본을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참여연대

 

노란리본을 만드는 것, 시간을 내는 것, 서울 시내에서 한번 발걸음 하기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데 남

양주, 오산, 먼 곳에서 오는 이들이 많습니다. 겨울철에는  멀리서 서울 통인동까지 찾아오는 것은 수고스

러운 일입니다. 그런데도, 서촌노란리본공작소가 문을 연지 1년이 가까워오면서는 이제  아~주~ 먼~~~~~

곳에서 오는 이들도 있습니다.

“부산에서 왔어요. 거리가 멀어서 오는 길이 쉽지 않았지만 참여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늘 미안한 마

음이었는데 리본을 만들고 나니 그 마음이 조금 덜어집니다. 제가 만든노란리본이 여러분이 쓸 것이라

고 생각하니 뿌듯합니다.” (부산에서 왔다는 말에 모두들 놀람)
“제주도에서 왔습니다. (모두 더 놀람.) 제주에서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있고요, 마을 전통장살리기 프로

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2월 잠깐 휴지기라서 서울 왔어요. 노란리본만들기를 SNS를 통해 접하면서 늘

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광화문 집회 꼭 참석하고 싶었고요. 이 두가지 오랫동안 버킷리스트였습니다.

지난 주 광화문 집회 참석했고, 오늘 두번째 버킷리스트 했습니다. 참 좋습니다. “

 

부산에서 방학을 맞아 왔다는 선생님. 그녀는 일부러 일정을 잡아 노란리본공작소를 찾았습니다. 모인 사람들은

함께 박수로 칭찬을 더했습니다. 그러나 그다음 자기 소개를하신 분은 무려 제주에서 왔다니! 또한번의 큰 박수

가 노란리본공작소를 가득 채웠습니다. 짝짝짝. 노란리본만들기, 누군가에겐 버킷리스트. 그 마음 고맙습니다.  

 

중국에서 온 편지 

 

20170310(5)_서촌노란리본공작소  20170310(6)_서촌노란리본공작소

노란리본을 받고 멀리 중국에서 정성껏 편지를 보내왔습니다.ⓒ참여연대

 

서촌노란리본공작소에서 만든 노란리본은 전국으로 퍼져갑니다.  어디까지 날아갈까요? 
강원도, 제주도, 그리고 멀리 미국 하와이, 캐나다, 그리고 중국, 멀리 멀리 날아갑니 다. 받으신 분들은 사

진과 사연을 보내주기도 합니다. 오늘은 중국에서 온 편지를 소개합니다.

 

친구를 통해서 정성이 가득한 ‘노란리본’을 받았습니다.저 역시 아이를 키우는 부모입장이라. 세월호

소식은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습니다.어른들의 잘못으로 너무나 귀한 생명들이 빛을 잃어 안타까웠

습니다. 지금이나마 친구 덕에 마음으로 나마 동참할 수 있게 되었어요. 봉사하시는 귀한 손길들과

세월호 참사로 자녀를 잃은 부모님께 조금의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 2017년 중국 옌타이에서 조00님

 

아직도 믿고 싶지 않은 그때의 일이지만 그렇게 더욱 잊지않고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뒤에서 기도

할 것입니다. 저 역시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한 명의 어른으로서 한 명의 부모로서 다시는 그와 같

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돌아보고 나아가고 고쳐갈 것입니다. 잊지 않겠다 다짐하는 한 사람이 있음

을 기억하시고, 힘내세요!

— 2017년 봄 중국 옌타이에서  하늘사랑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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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원활동가가 만든 노란리본꽂이입니다. ⓒ참여연대

 

3월 10일. 우리는 긴 겨울이 지나 이제 ‘박근혜 없는 봄’을 맞이했습니다. 그동안  영하의 추위, 눈보라를

마다않고 모여준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시민들의 촛불혁명이 큰 힘을 만들어낸 것처럼, 이

작은 노란 리본이 큰 움직임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우리들의 소소한 이야기, 따뜻한 격려, 미소와 박수 속에서 맺어진 어깨동무,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어지는

마음들. 이 모든 것이 큰 힘을 만들것입니다.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기억할게, 잊지않을게”
서촌노란리본공작소 에서 자원활동가를 기다립니다.

*자원활동신청 https://goo.gl/10jza8    
*서촌노란리본공작소 페이스북 https://goo.gl/7tqw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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