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참여행사 2017-04-15   884

[추모제] 故 허세욱 명예회원 10주기 추모제


 

 

故 허세욱 선생님을 추모하며 그리워하며

안진걸 /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상임운영위원 겸 공동대변인

 

 

그리운 허세욱 선생님께!

선생님 하늘나라에서 잘 계시는지요? 또 세월이 흘러 흘러 어느덧 선생님을 뵐 수 없게 된 지 어느덧 10년이나 돼버렸네요. 선생님 안 계신 동안 한국 사회가 많이 좋아졌고, 선생님의 숭고한 유지가 민들레처럼 잘 확산되고 있다고… 조금이라도 떳떳
하게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그 10년은 그런 10년이 아니라 우리 조국과 민중에겐 악몽 같은 10년이었기에 더 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네요. 그나마 최근의 우리 국민들의 불같으면서도 위대한 촛불혁명이 있었기에, 선생님께 용기를 내서, ‘이번만큼은 우리 국민들이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요’라고 말씀 건네 봅니다. 또 선생님이 사랑하셨던 진보정당들과 시민사회단체들도 이번 촛불혁명에서 아주 열심히 국민들과 함께 싸웠기에 선생님께 죄송하고 부끄러웠던 마음들을 조금이라도 덜어봅니다.

 

지난 여섯 달 촛불집회를 보면서 선생님을 많이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선생님이 함께 계셨다면 얼마나 열심히 나오셨을까요? 선생님이 광장에 서서 얼마나 기뻐하셨을까요? 128번이나 촛불집회를 연속으로 나와 화제가 된 ‘이민주 선생님’과 누가 더 많이, 더 열심히, 더 길게 나왔나 아름다운 경합을 벌이셨을 분이 우리 허세욱 선생님 이셨을 것이라는 생각에 울컥해져서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답니다.

 

선생님! 그러나 지금 한반도는, 우리의 조국과 민중의 현실은 촛불혁명의 1차적 승리에 안주해서는 안 될 엄중하고 비상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전쟁과 끝없는 대결 고조만큼은 막아내야겠습니다. 남북화해의 물꼬를 터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도 이번 대선에서 좋은 정부로의 정권교체가 참으로 절실합니다.

 

이번 대선은 선생님의 헌신과 유지를 생각해서라도 반드시 ‘촛불대선’ ‘민생대선’ ‘평화대선’ ‘좋은나라 만들기 대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꼭 그런 대선을 만들어내는 것이 억울하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선생님에 대한 저희들의 필사적 도리라고 감히 생각해 봅니다. 우리 시대의 시대정신인 촛불혁명은 그래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닙니다. 선생님이 하늘나라에서 빙긋이 웃다가 지금 다시 얼굴을 찡그리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선생님께서 진정 환하게, 평안하게 웃으시고 잘 쉬실 수 있도록 저희들이 해야 할 몫을 치열하게 해내겠습니다.

 

선생님을 생각하자면 시민사회단체 행사장, 집회 현장에서 함께했던 장면들이 주로 떠오르지만, 언젠가 선생님께서 저희들을 택시에 태워 몇 번인가 데리고 갔던 그 ‘기사식당’과 그 기사식당의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밥들도 많이 떠오릅니다. 맛있었는데요. 아마도 선생님께서 데려다 주셨기에, 선생님께서 함께 드셨기에, 또 어려운 생활 환경에서도 선생님께서 사주셨기에 훨씬 더 정겹고 따뜻하기만 했던 그 국밥이 오늘 다시 눈물겹게 그리워집니다. 

선생님의 말씀과 숨결을 한 번 더 가까이에서 듣고 싶고 느껴보고 싶습니다. 선생님 부디 평안히 잘 계시고요. 안진걸 올림.

 

* 추신 : 선생님께서 제 역할 중에 퇴진행동 상임운영위원 직책을 좋아하실 것 같아 병기해 봅니다. 선생님을 위해 처음으로 써본 작년의 추모시 한 구절도 다시 한 번 선생님께 보내봅니다.

 


 

故 허세욱 명예회원 10주기 추모제 

 

고된 노동의 일상을 실천의 장으로 삼아 
잠을 쪼개어 공부하고 실천하며  

동지들 사이에서 자신을 낮추고 
투쟁의 현장에선 선두를 지켰던 

철거민이자 노동조합원이고 
시민단체 활동과 정당 활동, 평화통일운동을 실천했던 
허세욱 참여연대 명예회원의 10주기

  • 일  시 :  2017. 4. 15 (토) 11:00

  • 장  소 :  마석 모란공원

  • 주  최 :  민족민주노동열사허세욱정신계승사업회 

  • 문  의 :  참여연대 시민참여팀  02-723-4251  we@pspd.org              

  • 故 허세욱 명예회원 10주기 추모제 자료집 (내려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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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명예회원 –  허세욱 1953~2007 

허세욱 선생님은 '민주택시기사'로 불리는 것을 좋아하셨습니다. 한독운수 노동조합이 민주노총에 가입하던 날 선생님은 "10년 소원을 풀었다"고 하셨습니다. 선생님은 행동하는 노동자였고 가슴 따뜻한 시민이었습니다. 박봉을 쪼개 여러 사회단체를 후원하셨고 실천의 현장 어디든 가장 먼저 달려와 대열의 맨 뒷자리를 지키셨습니다. 2007년 4월 1일 한미FTA 고위급 협상이 진행 중인 하얏트 호텔 앞에서 "망국적 한미FTA를 폐기하라"고 외치며 분신하여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2017년 4월 13일 관악 행복나무에서 열린 '허세욱 선생님 10주기 추모의 밤'에서 상영된 영상입니다.

영상제공 : 민족민주노동열사허세욱정신계승사업회  http://heosewook.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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