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통인] 노란 리본, 꽃으로 피어나다

 

세월호 3주기를 맞아 , 지난 4월1일 부터 5월 11일까지, 참여연대 카페통인에서는 특별한 전시가 열렸습니다. 전시의 제목은 <피어나다>. 서촌노란리본공작소에서 만든 노란리본이 다시 미술작품으로 피/어/난 것입니다.

 

카페통인 갤러리가 기억과 위로를 나누는 공간이 된 까닭은?

 

노란리본 미술작품 37점이 카페통인 전시공간을 가득 메웠습니다. 전시장을 찾은 많은 시민들이 작품을 보고, 이에 담긴 뜻에 공감했습니다. ‘와 예쁘다’라는 탄성이 나오고, ‘노란리본으로 이렇게 미술작품이 만들어지다니 신기해요’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세월호 인양을 그린 작품 앞에서는 고개가 숙연해지고, 미수습자의 완전한 수습을 바라는 그 마음 앞에서는 모두 하나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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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리본으로 이렇게 다양한 작품이 만들어지다니, 모두가 놀란 전시회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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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그림은 기도였습니다. 그 소망이 모여 세월호가 인양되었습니다 ⓒ참여연대 

 

노란리본은 햇빛을 받으면 환하게 빛납니다. 그 환한 빛으로 3주기를 맞는 우리의 슬픔을 위로해주었습니다. 놀랍게도 전시가 열리던 기간에 세월호 인양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우리 모두의 기도가 큰 힘을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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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통인을 찾은 방문객들이 노란리본 작품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참여연대 

 

카페를 찾은 방문객들은 노란리본으로 많은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전시를 통해 우리는 세월호 참사가 각각 시민들에게는 어떤 기억이었는지, 어떤 의미로 다가왔었는지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3년 전만해도 노란리본은 감시의 대상이고 검문의 대상이었습니다. 서촌은 청와대 근처에 위치해 있어서 더 심했죠. 카페통인 공간 가득 넘실대는 노란리본을 보니 시민의 힘이 이뤄낸 우리 사회의 변화를 실감하게 됩니다. 4월의 카페통인, 이 작은 공간은 세월호의 아픔을 기억하고, 함께 슬퍼하고 위로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잊지않겠다’는 약속을 지킨 시민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노란리본은 어떻게 예술작품으로 피어났나

 

우리는 어떻게 노란리본으로 미술작품을 만들 생각을 하게 됐을까요? 서촌노란리본공작소에서 노란리본을 만들다 보면 모양이 좀 이상한 것이 나옵니다. 우리는 이런 노란리본을 ‘못난이 리본’이라고 부릅니다. 버리기는 아까웠습니다. 모두 정성껏 만들었으니까요. 그래서 따로 모아두었습니다. 어떻게든 쓰임새가 있겠지,하는 생각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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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리본이 작품으로 탄생되는 과정: 캔버스 밑그림->채색->노란리본 붙이기 ⓒ참여연대 

 

어느 날 자원활동가 김윤영 회원님이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못난이 노란리본을 버릴 수 없으니 이것으로 미술작품을 만들어 보면 어떻겠느냐는 그녀의 제안에 작품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노란리본은 못생겨도 이쁘니까요! 그래서 캔버스를 마련해서 밑그림을 칠하고 그위에 노란리본을 붙여보았습니다. 어떤 것은 꽃으로, 어떤 것은 사람으로, 어떤 것은 하트 모양으로. 이렇게 ‘못난이 노란리본’은 작품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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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가 예술가가 되다니!” ⓒ참여연대 

 

처음 시민들에게 ‘노란리본으로 작품을 만들어보세요,’ 라고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자신 없어했습니다. 조금은 주저주저 하면서 누군가 한 개를 만들고 또 만들면서 서로 격려하며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시민들의 상상력은 놀라웠고. 37개의 작품 모두가 의미있는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마무리 될 때마다 다함께 감탄했습니다. “아, 내가 예술가가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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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에서 노란리본 작품을 두페이지 가득 실어주었습니다 ⓒ참여연대 

 

전시준비가 한창이던 4월 서촌노란리본공작소에는 언론의 관심도 집중되었습니다. 경향신문, 시사인 등 6개의 언론매체가 취재를 다녀갔고. 시사인은 서촌노란리본공작소에서 만든 작품을 두페이지 가득 소개했습니다. 멋지죠!

 

노란리본은 또하나의 울림이 되어

 

전시를 보러온 분들은 방명록에 정성스럽게 감상을 남겼습니다. 방명록의 글을 읽으며 우리는 또 다른 위안과 연대를 나눕니다.

 

“언니, 오빠들 잊지 않을께요.❤” – 9살 이소현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 장동준

“얘들아 돌아와 기다릴게~ 잊지 않을게요~~그림보고 마음에 위안을 받고 갑니다”-익명의 시민

“노란리본의 아픔, 기억, 희망…. 늘 잊지 않겠습니다. 아이들과 가족들을 위해, 평생 마음의 상처로 안고 살, 이 사회 모든 분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 지우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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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권의 방명록에는 시민들의 따뜻한 위로의 말이 담겨져 있습니다 ⓒ참여연대 

 

방명록에 남긴 주요 단어들은 ‘기억’ ‘위로’ ‘위안’ ‘진실’ 등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슬픔은 그 무엇으로도 치유되지 않겠지만 함께 슬퍼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위안입니다. 우리는 노란리본을 만들며 서로를 위로하고, 미술작품을 만들며 힘을 얻었습니다. 누군가는 그 작품을 보고 위안을 얻었습니다. 노란리본은 당신에게 건네는 따뜻한 한마디이며, 다정한 손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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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듯 뿌듯 ^^*노란리본으로 작품을 만든 시민들, 자랑스럽습니다  ⓒ참여연대 

 

그 풍경을 나는 이렇게 읽었다/ 신을 만들 시간이 없었으므로

우리는 서로를 의지했다

가녀린 떨림들이 서로의 요람이 되었다 /구해야 할 것은 모두 안에 있었다

 

뜨거운 심장을 구근으로 묻은 /철골 크레인 세상 모든 종교의 구도행은 아마도/ 맨 끝 회랑에 이르러

우리가 서로의 신이 되는 길

 

별들이 움직였다 /창문이 조금 더 열리고 두근거리는 심장이 /뾰족한 흰 싹을

공기 중으로 내밀었다

그 순간의 가녀린 입술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나는 들었다

 

처음과 같이 지금 마주본 우리가 /서로의 신입니다

나의 혁명은 지금 /여기서 이렇게

ㅡ김선우,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서촌노란리본공작소에서 노란리본을 만들었던 많은 시민들,

노란리본으로 전시작품을 만들었던 시민들,

전시를 관람하고 위로의 말을 건넨 시민들.

이 모든 것이 여러분과 함께 했기에 가능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서촌노란리본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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