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참여행사 2017-06-13   796

[후기] 서촌노란리본공작소이야기 -어린 벗들과의 만남

서촌노란리본공작소는 주로 스무살 이상의 성인들이 와서 노란리본을 만듭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중고생, 초등생등, 그리고 그보다 더 어린 벗들의 방문이 많아졌습니다. 세월호의 아픔을 기억하는 일은 꼭 어른들만의 책임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난 한달, 5월은 청소년의 달이라는 말에 어울리게 청소년들의 방문이 많았습니다.

 

태권도와 노란리본 ,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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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소녀소년들이 노란리본을 들고 포즈를 취했습니다. 우렁찬 구호가 들려오는 듯합니다. ⓒ참여연대

 

태권도와 노란리본,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 걸까요? 사진은 의정부에 있는 한 태권도 도장에서 보내준 인증샷입니다. 관장님은 실제로 아는 사람이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노란리본을 보는 마음이 남다르다고 해요. 관장님은 노란리본을 아이들에게 나눠주며 이렇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 노란리본 달고 있다고 그걸로 전부가 아니야. 그때 세상을 떠난 언니 오빠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배가 가라앉는 순간에 어떠했을지, 각각 무엇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었는지,세월호 참사 뒤에 세월호 진실을 밝히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애썼는지에 대해서도 같이 생각해 보면 좋겠다. 한사람 한사람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태권소녀소년들의 마음 속에 그 간절한 마음 잘 전해졌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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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선수 못지 않는 태권도의 동작. 멋지지 않습니까? ⓒ참여연대

 

참여연대에 찾아와서 노란리본을 만든 태권소녀소년들도 있습니다. 서촌노란리본공작소 페이스북을 본 한 학생이 다 같이 가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관장님은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 참여연대를 찾은 것입니다. 놀고 싶은 토요일, 귀한 시간을 내어 노란리본을 만들었습니다.

 

“올 때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하고 나니 뿌듯합니다. 주말에 이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 좋았습니다.”

“늘 노란리본을 받기만 했는데 주말에 놀지 않고 보람있는 시간을 보내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참여연대에 대해 자세히 몰랐습니다. 학생들이 알려줘서 알게됐어요. 아이들이 세월호의 아픔은 알지만 진실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있었던 여러가지 힘겨운 과정들은 잘 알지 못해요. 학생들이 세월호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학부모님들에게도 노란리본을 보내고 오늘 방문했던 이야기를 잘 설명하겠습니다.”

 

노란리본과 태권도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라도 있는 것일까요? 힘이 세다는 것, 아름답다는 것, 밝고 건강한 세상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 또 어떤 것이 더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받은 만큼 돌려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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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리본, 화이팅! ⓒ참여연대

 

중고학생들의 방문 인천 계양고 학생들이 노란리본공작소를 찾았어요. 이 학교에서는 4월에 세월호 3주기 행사를 크게 했다고 합니다. 그때 참여연대 서촌노란리본공작소의 노란리본을 받아서 많은 학생들이 나눠가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우리가 노란리본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왔다고 합니다. 참여연대라는 장소, 벗과 함께 만든 노란리본은 뜻깊은 기억으로 자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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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귀엽다는 말이 어울리는 중1. 그러나 어른들 보다 잘 만들었어요. ⓒ참여연대

 

중학교 1학년이지만 어른 못지 않게 프로페셔널한 솜씨를 보여준 이들도 있었습니다. 길음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지난 5월 말, 서촌노란리본공작소를 방문했는데요, 중학생이라고 하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초등학생이었지 싶을, 아주 앳된 모습이었습니다. 장난꾸러기들도 있었고, 가만히 있어도 귀여움이 뿜뿜대는 얼굴들도 있었고, 의젓한 숙녀들도 있었어요. 32명이 모인 반이라서 그런지 정말 다양한 얼굴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 만드는 것 보고 쉬울 줄 알았는데 만들어보니 어려웠어요.”

“손재주가 없어 걱정이었는데 잘만든 것 같습니다.”

 

담임선생님의 인솔로 함께 온 것이지만, 앞으로 참여연대 서촌노란리본공작소는 아이들의 기억속에 특별하게 자리잡지 않을까 싶습니다.

 

뽀통령은 정말 정말 위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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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 아기의 아주 특별한 외출, 서촌노란리본공작소^^ⓒ참여연대

 

18개월 된 아기도 서촌노란리본공작소를 찾았어요. 엄마가 노란리본을 만드는 동안, 조용히 기다렸어요. 과자는 세개 먹었지요. 2살된 아기가 1시간 반이 넘는 시간동안 앉아있었던 것은 뽀통령이 큰 힘을 발휘했습니다. 뽀통령에 몰입한 아기의 집중력이란! 엄마는 말했어요. 언제나 서촌노란리본공작소에 와보고 싶었다고, 엄마의 그 마음, 우리는 잘 압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더 간절해진 그 마음, 잘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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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된 아기도 서촌노란리본공작소를 방문했어요. ⓒ참여연대

 

두둥. 최연소 방문객은 7개월 된 아기입니다. 신기하게도 2시간 내내 아기는 한번도 울거나 칭얼대지 않았아요. 가까이 가면 방긋방긋 웃어주었어요. 그 웃음이 얼마나 이쁜지! 그런데 아기를 데리고 먼길 참여연대까지 온 엄마 아빠는 어떤 이유로 발걸음을 한 것일까요?

 

“교회모임 대표로 와서 배우려고 왔어요. 원래 집을 고치는 봉사활동 많이 했습니다. 집수리 봉사, 그거 막노동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노란리본을 만드는 일은 아기를 키우는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봉사라서 하려고 합니다.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이 노란리본만들기 봉사활동 많이 하고 싶어합니다. 배워서 같이 하려고요. “

 

이날 아기 엄마 아빠는 열심히 노란리본 만들기를 배웠습니다. 두사람에게서 시작되어,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만들고, 또 그 옆마을에서 만들게 될 것입니다. 이 아기들이 살아갈 세상은 더이상 어처구니 없는 희생이 없는 세상, 진실이 자리를 잡는 세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노란리본을 만드는 것입니다.

 

독일에서 온 편지 – 요하넥스 네포묵 고등학교 합창단

 

멀리 독일에서는 요하네스 네포묵 고등학교 소녀합창단이 노란리본을 달고 세월호를 기억했습니다. 지난 4월 세월호 3주기 때 가곡 <향수>를 노래한 동영상은 많은 이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고 우리의 슬픔을 위로했습니다.

 

*독일 요하넥스네포묵 합창단 공연 <향수> 

 

어떻게 해서 독일에서 세월호를 추모하는 노래가 울려퍼지게 되었을까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지난 2월 독일의 한 교민으로부터 참여연대 서촌노란리본공작소에 노란리본과 팔찌 요청이 왔습니다. 그 교민은 요하네스 네포묵 고등학교 소녀합창단의 지휘를 맡고 있어요. 그는 합창단에게 세월호의 아픔을 설명했고, 노란리본의 의미를 말했습니다. 그 뒤로 합창단은 모두가 가슴에 달고 무대 공연에 오르고 있습니다. 무대 뒤로는 세월호가 날아오르고 있습니다. 세월호가 바다에서 떠오르고, 진실이 한걸음 앞서 나간 것은 모두의 뜨거운 마음이 있어서 입니다.

 

서촌노란리본공작소를 찾은 어린 벗들. 그들은 서툰 솜씨일지언정  열심히 노란리본을 만듭니다.  바라보고 있으면 누구나 엄마(아빠) 미소가 절로 나올 것입니다. 3년만에 세월호 미수습자들의 인양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반갑고 또 안타깝습니다. 아마 새 정부에서 법적으로, 행정적으로 조금씩 세월호의 진실에 다가갈 것 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우리의 과제가 남아있지 않을까요?  기억하는 일, 노란리본을 만드는 일, 노란리본을 다는 일, 노란리본을 알리는 일,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의 과제를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2017년 6월, 우리는 새로운 마음으로 어린 벗들과 어깨동무하여 뚜벅뚜벅 걸어갑니다.

 

 

세월호를 기억하며 노란리본을 만드는 곳, 서촌노란리본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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