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자원활동 2012-03-05   1791

[자원활동가 인터뷰] 시민참여팀 자원활동가 김주영님

[시민참여팀] 참여연대에서 자원활동을 하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인터뷰 또는 자원활동 후기 형태로 연속적으로 올립니다.

 

 

“세상을 살면서 ‘밥값’하기 위해 자원활동해요”

– 시민참여팀 자원활동가 김주영

 

작성 : 시민참여팀 인턴 신동은

 

 

현재 참여연대에서 자원활동을 하고 있는 김주영님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심심해 보기’가 소원이었다. 그만큼 한순간도 여유가 없는 삶을 살아왔다는 이야기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왔다. 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하면서 집안일을 병행했다. 생활도 버거운데 교사생활도 적성에 맞지 않았다. 힘들었다. 그래서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면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만 하고 있다가, 실행했다. 아이들도 많이 자랐고, 경제적으로도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다는 생각에 명예퇴직을 한다. 일을 그만두게 되면 하고 싶던 일을 몇 가지 생각해놓았다. 그 중 ‘자원활동’ 도 포함되어 있었다.

주영님이 생각하기에 참여연대는 정치적 지향이나 생각들이 그녀와 참 비슷하다. 사회에서 중요한 현안이 있을 때마다 참여연대에서 하는 입장 발표들이, 그녀의 입장과 매우 유사하다. 10년전도 그렇지만, 지금도 그렇다. 그녀는 참여연대의 회원이 된 지 10년이 넘었다. 2001년부터 회원으로서 후원을 하기 시작했다. 가입한 건 2001년 참여연대가 유명해진 계기인 낙선운동보다 몇 달 전. 오랜 시간동안 함께 했던 만큼 자원활동을 하려고 계획할 때도 참여연대가 생각났다. 자원활동을 해도 기왕이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있는 곳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곳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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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뭔지 알아보면서 자원활동 분야가 다양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컴퓨터 작업을 하면서, 지식이 필요한 일이 대부분이었다. ‘뛰어난 능력’을 요구하지 않는 일을 찾아보았는데, 그러다가 시민참여팀의 업무지원을 하게 되었다.

그녀가 하는 일은 반송업무처리다. 참여연대에서 발간되는 잡지인 ‘참여사회’가 한 달에 한 번씩 발행되는데, 잡지를 보내면 반송 처리되어 돌아오는 우편물이 있다. 그 반송된 우편물 주인에게 전화를 해서 주소가 바뀌었는지 확인하고 정정하는 일이다.

 

“참여연대를 후원하는 회원은 다 친절한 사람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일을 시작했는데, 실제로 전화를 해보니 그렇지도 않더라구요(웃음)”라는 주영님은 반송작업이 처음에는 조금 어려웠다고 한다. 전화를 걸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전화를 통해 자원활동가라고 밝히면 고맙다고 하거나 수고한다고 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그때는 기분이 좋다가도 불쾌하게 받는 사람과 통화를 하고 나면 기분이 언짢았다. 처음에 굉장히 큰 상처였는데 오랜 기간 하다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그렇게 전화받는 사람은 전화 받을 당시에 기분 나쁜일이 있었을거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넘긴다.

일 자체는 어려운점이 있었지만 그녀는 “다른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다”며 시민참여팀 자원활동이 적성에 맞는다고 했다. 자원활동을 시작하면서 시간에 얽매이기 싫은 마음이 있었다. 후보로 정해놓았던 안내데스크 자원활동은 지켜야 하는 시간에 꼭 와야 해서 얽매인 느낌이 든다. 반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시간에서 어느정도 자유롭다. 반송 업무는 한 달 단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마감 날짜인 27일까지만 일을 끝내면 된다. 기간만 맞추면 되니 날짜도 시간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좋은 조건으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한단다.

“밥값은 밥을 먹으면 내야되는 거잖아요? 이 세상에서 살면서 내가 세상을 위해 조금은 뭔가를 내야된다고 생각해요.”라며 자원봉사가 ‘밥값’을 하듯 그녀는 당연하지만 중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녀는 자원활동에 대한 생각을 덧붙인다.  ‘자원봉사’라고 하면 보통 불우이웃을 돕거나, 남들이 고마워하고, 하는 사람도 기분좋은 일들을 생각한다. 그렇지만 실제로 ‘자원봉사’를 하는 것은 마냥 행복한 일은 아닐 수 있다.

 

지루하고 심심하고 따분하다. ‘자원’해서 와서 일을 하지만 일찍 끝나면 학교 빨리 끝나는 것처럼 좋다. 그렇다고 이런 일은 ‘봉사’라고 말하면 안되는 걸까? 전에 읽은 책에 이런 말이 있었다. ‘자원봉사는 원래 따분하고 지루한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제대로 된 자원봉사가 아니다’ 일 자체가 지루하고 따분한 일이라면 내가 하든 남이 하든 지루하고 따분하다. 이런 일을 도와줘야 진짜 ‘자원활동’이라는 말이다. 남이 할 때 행복하다면 굳이 도와주지 않아도 되고, 그 사람이 하면 된다. 그러니까 그녀는 자원활동은 약간은 지루하고 따분할 수 있고, 몇 년동안 반송전화를 반복하는 일 자체가 마냥 아주 즐겁지는 않지만, 누군가를 대신해서 참여연대에서 자원활동 업무를 한다고 생각하면 매우 가치있다고 생각한단다. 그녀가 ‘밥값’을 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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