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자원활동 2016-11-11   1007

[자원활동가 인터뷰] 문동욱 참여연대 자원활동가

[시민참여팀] 참여연대의 자원활동가는 상근 활동가들과 손발을 맞춰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입니다. 10대 청소년부터 일흔이 넘으신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학생, 주부, 직장인, 은퇴자 등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원활동가들의 숨은 활약을 자원활동가 인터뷰를 통해 알려드립니다.

 

“기억해야 되는 일이고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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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욱 참여연대 자원활동가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설렘과 긴장을 가지고 참여연대에 도착했다. 서로 얼굴을 모르는 사이였지만, 3층에 올라가 노란리본을 만들고 계신 동욱님을 알아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Q. 간단한 자기소개와 지금 어떤 자원활동을 하고 있는지 말씀해주세요.
A. 20대의 마지막을 2달 앞둔 29살 문동욱입니다. 현재 경기도 용인에서 살고 있고, 대학은 역사교육과 전공해 졸업했습니다. 현재 시민사회 쪽에서 활동가로 진로를 희망하고 있어 구직중이고 참여연대에서 자원활동하면서 여러 가지 배우고 있습니다.
자원활동은 두 가지 하고 있습니다. 노란리본공작소에서 노란리본 만들기를 수요일마다 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다음 주(11.7)부터 시작하는데 느티나무 아카데미에서 진행되는 전우용 선생님의 강의 <한국근현대의 시간, 공간, 사람>에서 강의 보조 역할을 맡아 사전에 강의 준비하고, 회원분들 만나는 일 등을 할 예정입니다.

 

Q. 참여연대 자원활동을 오래하셨다고 들었는데,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A. 원래 가족이 회원이라서 참여연대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습니다. 참여연대에서 자원활동 시작은 청년공익활동가학교 16기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여름쯤에 구직 중이었고, 시민단체에서 하는 일을 체계적으로 배울만한 곳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마침 참여연대 소식지를 보다가 청년공익활동가학교 16기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을 했습니다. 그 후로는 청년공익활동가학교 단톡방에서 참여연대 자원활동 공지를 보는 등 참여연대와 지속적으로 소식이 닿았고 그 연유로 지금까지 자원활동을 이것저것 하고 있습니다. 

 

Q. 지금까지 어떤 자원활동을 하셨나요?
A. 처음에 했던 자원활동은 느티나무 아카데미에서 동아시아 근대를 만든 인물들이라고 역사 강의 보조였습니다. 정치적 인물, 사상가, 사회주의자, 여성활동가 등 분야별로 다양한 인물 9명을 공부했고, 마지막 강의 때는 좌담회 비슷한 것을 진행했습니다. 
 세월호 기사 등 관련 자료를 모으는 세월호 기억 프로젝트도 했었고, 이번 분기 직전에는 사법공익법센터에서 자원활동을 했습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토론회를 준비했고 사법감시센터에서는 대법관 후보들의 과거 판례 중에서 결격 사유가 될 만한 것이 있는가에 대한 기초 자료조사를 했습니다.

 

Q. 참여연대 자원활동을 꾸준히 하는 또는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여러 가지가 있겠죠. 지금은 구직중이라는 시간적인 여유도 있지만, 자원활동은 자기가 마음이 가고, 자기가 할 수 있고, 여건이 된다면 그에 맞춰서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자원활동이 중요한 일이고 의미가 있는 일이라는 것이 맞지만 사명감만 가지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따라서 자기가 마음이 가고 여건이 허락하는 한해서 하는 것이 자원활동이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집시법이라든지, 대법관 후보에 대해서는 그 필요성을 공감했고 지금 하고 있는 노란리본공작소는 제 마음 깊이 세월호가 남아있어서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기억해야 되는 일이고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니까요. 

 

Q. 혹시 참여연대 이외의 단체에서도 구직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A. 시민단체 홈페이지를 들어가기도 하는데, 시민단체에는 환경 관련 단체가 상당히 많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환경단체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적어서 환경단체 이외 분야에서 구직활동을 하고 있긴 합니다만 잘 풀리고 있진 않네요. (역사 관련 단체에도 지원하시나요?) 역사 관련 단체는 추구하는 방향이 맞지 않고 신뢰가 가지 않아 꺼리는 마음이 있습니다.

 

Q. 만약에 역사 관련 시민단체를 만든다면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A. 교과서를 국정화 한다는 것이 바른 역사 타령이었고, 그것에 반하는 주장도 우리 아이들에게 바른 역사를 가르치겠다는데, 저는 바른 역사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역사라는 것은 엄청나게 많은 과거 사실 중에서 어떤 가치관에 따라서 재정리한 사실이고 학습하는 사람들은 이것을 알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의 세계관, 자기가 옳다고 믿는 것, 자기의 호불호 등에 따라 자기의 세계관을 구성하는 것이 그 사람의 역사관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그것을 각 개인이 자기에 맞게 형성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동욱님이 꿈꾸는 사회,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가 궁금합니다.
A.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다거나 어떤 일을 하고 싶다거나 하는 것을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제가 막연하게 그리는 것은 짓밟히는 사람이 없고 부당하게 대우 받는 사람이 없는 세상. 그리고 힘든 일 있을 때 누군가는 어디에 의지할 구석이 있어 개인이 어느 정도 숨통 트여서 소소하게 행복 느끼면서 살 수 있는 세상을 원합니다. 이런 세상을 위해 어떤 식으로 나아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는 저는 아직 모르지만, 보다 나아 보이는 길이 있다면 거기에 매달리는 것이고 제 자신이 거기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나에게 가까운 누군가가 힘든 일이 있거나 사람 손이 하나라도 더 필요한 일이라거나 단지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할 때, 그 사람들이 말 한번 꺼내는데 부담 가지지 않아도 되는 사람. 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줄 순 당연히 없겠고 때론 실망시킬 수 있겠지만 그 사람이 이렇다고 내가 그 사람을 박대하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사람. 좋은 친구라고 할 수 있겠죠.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Q. 실천 가능한 대학생의 삶을 제시하는 웹진,〈트웬티스 타임라인〉에서 재밌는 기사를 보았는데, 그 기사의 제목이 ‘당신의 통장에 100억씩 100만 번 찍힌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였습니다. 이 질문이 재밌어서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보는데, 동욱님이라면 무엇을 하실 것인가요?
A. 너무 실감이 없어요. (웃음) 너무 엄청난 액수라 어떻게 쓸지 어렵네요. 일단 100억은 제가 움켜쥐고 있을 겁니다. 내가 쓰고 싶은데 쓰거나, 내 가족을 위해서 쓰고 내 주변 사람을 위해서 써야죠. 100억이 있다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웬만한 것은 다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나머지 반절은 단체나 조직 하나를 만들어야죠. 번역할 사람, 각계각층에서 신뢰할만하고, 능력 있고 믿을만한 사람들을 통해서 국내외 여러 사회단체들을 조사할 겁니다. 그 단체가 신뢰할만한가 그리고 가치 있는 활동을 하는가 등을 알아본 후에 그쪽 단체들 후원하는데 쓰겠죠. 물론 영수증처리는 받아내야죠. 확인해야하는 거니까. 마지막으로 남은 나머지 반은 팔레스타인에 모든 사회단체, 그리고 각 정파에 뿌려버릴 겁니다. 그 사람들은 돈 지출 내역 같은 건 필요 없어요. 어릴 적부터 관심 많던 문제고. 이루어지길 바라는 해방의 꿈이고. 그 땅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건 민족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피해자 측은 물론이고 가해자 측에서도 자기들 스스로를 인간이 아닌 존재로 전락시켜버리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는데 정말 무고하다할 수밖에 없는 어린아이와 가족들이 살해당하고 파괴당하고 집을 잃고, 생활의 터전 자체가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면서 충격이 굉장히 컸죠. 이 경험이 세상에 대해 배우고 듣고, 생각한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 계기였습니다. 그래서 세상을 보는 시각을 키우고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던 내 감정과 머리와 눈으로 보는 것을 받아들여야겠다. 팔레스타인에 대해서는 맹목적이라고 할 수 있겠죠. 첫사랑이라는 것이 다 그런 거죠. 

 

인터뷰이의 실수로 동욱님과 이야기를 두 번 나누게 되었지만 불편한 기색 없이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인터뷰를 하면서 가슴 아픈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시는 것을 보면서 감정에 솔직한 분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어쩌면 먼 사람의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신의 일처럼 가슴 아파하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현재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하신 구직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동욱님의 따뜻한 마음이 널리 퍼져나가기를 응원합니다!!
 

인터뷰 작성_김동현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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