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김미경 작가와 함께하는 서촌 옥상 드로잉

초여름의 기운이 가득했던 5월의 어느 토요일, 카페통인에서는 옥상화가 김미경 선생님과 서촌의 풍경을 담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행사가 열리기 3일 전부터 한 여름 장마와 같은 폭우가 내리던 터라, 무사히 행사가 열릴 수 있을까 많은 우려가 있었는데요, 다행히도 행사가 열렸던 5월 19일은 미세먼지 하나 없는 그 어느때보다 맑은 하늘이 펼쳐졌습니다.

 

20180519_김미경 작가와 함께하는 서촌 옥상 드로잉

 

첫 순서로 김미경 작가에게 옥상도를 그리게 된 계기와 작품에 대한 설명, 그 동안의 에피소드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미경 작가는 인왕산 아래 펼쳐지는 한옥들과 낮은 건물들의 풍경을 가득 담을 수 있는 서촌의 옥상을 특히나 좋아한다고 하는데요, 그 아름다운 풍경을 담기 위해 참가자 모두 참여연대 옥상으로 향했습니다.

 

20180519_김미경 작가와 함께하는 서촌 옥상 드로잉

 

서촌은 오래된 집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며 남아 있기도 하고 위치적인 이유로 높은 건물이 들어서지 못해 그나마 높은 건물이라고 할 수 있는 참여연대 옥상에 오르면 정말 멋진 풍경이 펼쳐집니다. 각자 마음에 드는 곳에 자리를 잡고 연필, 색연필, 펜으로 흰 종이를 서촌의 풍경으로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20180519_김미경 작가와 함께하는 서촌 옥상 드로잉

같은 공간이지만 정말 다양한 그림들이 나왔는데요, 옥상 한 켠에 완성된 작품들을 펼쳐놓고 함께 감상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언젠가 한 번쯤 참가자들의 옥상드로잉 작품을 모두 모아 카페통인에서 전시해보는 기회를 가져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20180519_김미경 작가와 함께하는 서촌 옥상 드로잉

 

토요일 오전부터 시간 내주신 김미경 작가님과 참가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리고, 그 날의 날씨 만큼이나 모두에게 산뜻하고 쾌청한 시간으로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작가 소개

김미경(Kim, Meekyung) 

길거리와 옥상에서 서촌 풍경을 펜으로 그리는 작가. ‘서촌 옥상화가’로 불린다. 2012년부터 3차례 참여연대 아카데미 그림교실 단체전에 참여했고, 2015년 2월 17일부터 3월 1일까지 첫 개인 전시회 ‘서촌 오후 4시’, 2015년 11월 4일부터 11월 10일까지 두 번째 전시회 ‘서촌 꽃밭’ 을 열었다. 1960년 대구 생. <한겨레> 신문 등에서 20여 년간 기자생활을 했다. 2014년부터 전업 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작업 노트

또 다시 너를 그렸다. <서촌 오후 4시>, <서촌 꽃밭> 이후 2년. 뉴욕 옥상에 올라 ‘뉴욕옥상도’를 그려보기도 하고, 땅끝마을 전남 강진 백련사로 달려가 동백꽃, 할미꽃을 그려보기도 했다. 하지만 계속 네가 그리웠다. 아직은 널 좀 더 그려보고 싶었다.  ‘왜 또 너야?’, ‘왜 자꾸 널 그리고 싶은 거지?’, ‘넌 도대체 내게 무얼 의미하는 거지?’, ‘널 그리면서 난 세상에 대고 뭘 이야기하고 싶은 거지?’ 스스로 묻고 또 물었다. 그냥 ‘좋아서’ 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거창한 이유를 갖다 대보고 싶었지만, ‘좋아서’ 만 떠올랐다. 이렇게 오랫동안 깊은 짝사랑에 빠져본 건 처음이다. 몇 년째 하루의 대부분 시간을, 너와만 보낸다. 옥상에서, 골목길에서, 인왕산에서, 하루 종일 너만 바라보고, 너만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너를 잘 모르겠다. 한 순간 너를 죄다 알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갈수록 미궁에 빠져드는 느낌이다. 거울처럼 과거가 비추어져서 너를 좋아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네가 미래로 보이기도 한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너라는 모습을 한 미래를, 꿈을, 아직 정체를 분명히 알 수 없는, 그 무엇인가를 사랑하는 것 같기도 하다. 너를 계속 더 바라보고, 그려보고 싶다. 너를 짝사랑하며 낑낑댔던 그 시간들을 일단 풀어내 놓기로 했다. 밀당을 모르는 내 유치한, 너에 대한 내 짝사랑의 흔적들이다.

 

작품 갤러리 http://www.meekyung.wordpress.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eekyung.kim.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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