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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이야기    종로구 통인동 희망1번지

  • 칼럼/기고
  • 2009.02.25
  • 1700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일년이 되었습니다. <참여연대>와 <오마이뉴스>는 2008년 1월 열 한 차례의 '이명박 당선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새 정부가 역점을 기울여야 할 과제를 밝힌 바 있습니다. 일 년전 편지의 필자들이 주축이 되어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시즌2'를 준비하였습니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 사이트에 동시 게재됩니다. 그 네 번째 글은 이원기 한대련 의장(부산대학교 총학생회장)이 썼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이명박 대통령님 당선 1년을 맞이하며 다시금 2009년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처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한마디로 진퇴양난입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입니다.

대학생으로서 높은 등록금에 눈물 흘리고 대학 졸업 후에도 청년실업자로서 눈물 흘릴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대학을 더 다니지도 졸업하지도 못하는 것입니다.

학생들의 60% 가까이가 휴학을 고민하고 있는 실정이고, 학자금 연체자가 3만여 명에 달하고 있고, 신용유의자도 5천여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대학 다니며 등록금 때문에 부모님께 죄인이 된 심정입니다. 그래서 다시금 대학생들은 등록금을 인하하라고 몸부림치고 울부짖습니다.

기억하십니까? 2007년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네. 힘이 들고, 날아가고 싶다. 딸아. 미안하다’며 목숨을 끊은 한 어머니의 슬픈 이야기. 2008년 9월 개강날 등록금 걱정에 꽃다운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버린 한 대학생. 극단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하십니까?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 얼마나 더 끔찍한 일들이 벌어져야 하는겁니까!?

2009년 올해는 어떻습니까.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위기로까지 번지고 경기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임대료에 턱없이 못 미치는 벌이에 쫓기다 폐업으로 내몰리고, 청년실업자들은 고용창출은 고사하고 20만 명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란 정부 발표에 절망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더욱 벌벌 떨고 있습니다.

대학의 등록금 동결은 조삼모사일뿐

이런 상황에서 전국의 166개 대학들이 등록금을 동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등록금 동결은 2009년을 살아가는 대학생들, 학부모들의 고통을 해결해주지 못합니다. 경제는 마이너스, 고용도 마이너스, 임금도 마이너스인 시기에 안 그래도 높은 대학 등록금이 동결된다는 것은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0년간의 등록금 인상률을 보더라도 조삼모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97년 말 IMF 외환위기가 닥치자 정부는 국립대 수업료를 동결하고, 사립대, 국립대 가릴 것 없이 대학들은 고통 분담을 이야기하며 등록금 동결을 하게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나타난 결과는 9%를 상회하는 등록금 폭등이었습니다. 대학의 자율화 운운하며 대학 등록금 책정에 정부가 전혀 관여하지 않는 상황에서, 다수의 재단과 학교 본부가 대학을 수익 창출의 거점으로 생각하는 현 상황에서 예고된 결과였습니다.

대학 자율화 운운하며 정부의 교육 책임 방기가 시정되지 않는 한, 2009년의 등록금 동결은 2010년, 2011년 등록금 폭등으로 이어질 것은 뻔합니다. 2009년 대학생들은 다시금 절박하게 요구합니다. 등록금 동결이 아니라 인하하라고.

한해 등록금 1,000만원 서민 가구는 감당할 수 없어

등록금이 동결되었지만 지난 10년간 천정부지로 오른 대학 등록금은 일반가정의 소득에 비해 턱없이 높기만 합니다. 한해 등록금은 1000만원에 육박합니다. 아니, 이미 1000만원이 넘는 곳도 많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 월평균 소득이 336만원인 상황을 감안하면 대학생 1명의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약 3개월분의 소득을 지출해야합니다. 이처럼 높은 등록금으로, 대학생 자녀들 둔 가계가 느끼는 고통은 말할 수 없이 크기만 합니다. 재학생 가운데 휴학생이 많아지고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마저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3일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실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년 전 IMF가 닥쳤을 때 극심한 취업난과 등록금 부담으로 인해 휴학하는 비율이 3배 이상 증가해 전체 대학생의 15%가 휴학을 했는데, 경제 안정으로 감소하던 대학생 휴학률이 지난해 다시금 15%를 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국 4년제 대학의 휴학생 수는 지난 2000년 341,696명에서 2008년 1월 443,699명으로 29.8%증가하였는데, 이 수는 서울 은평구 인구와 맞먹는 수치라고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연간 1000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은 평범한 우리 부모님들이, 대학생들이 너무나도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입니다. 동결된 금액이라고 해도 물가 상승, 실질소득 감소, 심지어 파산, 해고 등이 난무하는 현 상황에서는 더욱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입니다.

대학생들이 학비 마련에 전전긍긍하다 휴학을 하고, 고금리 학자금 대출로 신용유의자가 되고, 심지어 불법 사채에까지 손 내미는 모습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대선시기 내걸었던 반값등록금 공약을 지키십시오!

지난 대선시기 한나라당은 반값등록금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지난 9월에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자기 자신이 반값 등록금 공약을 내건 적은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개인적으로 선거를 한 것이 아닙니다. 한나라당이라는 한국사회 주요 정당중 하나인 공당의 후보로서 대선을 치른것 입니다.

비록 자신의 입으로 반값 등록금 공약을 내걸지 않았더라도 반값등록금 정책은 한나라당에서 예전부터 강조하고 추진해오던 대표적인 민생 정책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스스로 반값등록금 공약 내건 적 없다는 것은 당선이후에 발뺌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반값 등록금 공약은 그야말로 대선시기에 내걸었던 정치적인 허위 공약일 뿐이었나요? 가능하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내결었던 공약 아닌가요?

등록금 인하! 반값 등록금은 가능합니다!

위기 상황에는 위기 상황에 맞는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상식 아닙니까. 경제 위기 상황에 맞게 등록금 인하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고액의 등록금으로 헌법에도 보장되어 있는 국민의 교육권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으니, 정부가 나서서 등록금 인하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결코 불가능하거나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교육은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자율이라는 미명아래 최소한의 책임조차 방기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좀 더 책임진다면 등록금은 인하가 가능합니다.

우선, 고등 교육재정 확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강부자와 재벌을 위해 무려 16조가 넘는 감세를 하고 국채를 20조 가까이 발행하고 있습니다. 그 돈에 일부라도 교육에 지원하면 반값 등록금은 실현될 수 있습니다. 당면한 경제 위기 상황에서 예비비를 사용하거나, 추경 예산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고액 등록금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학이 합리적으로 예산을 편성할 수 있도록, 적립금 일부를 환원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등록금 상한제, 후불제, 차등 책정제 등의 제도를 마련한다면 등록금을 인하하고 등록금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런 법안들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지만 통과되고 있지 않습니다.

결국 반값 등록금이 허위공약이 되어버리는 것은 정부의 교육철학의 문제입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했습니다. 지난 1년간 민주주의 후퇴와 민생파탄 등으로 수많은 국민들의 질책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4년간 더욱 따가운 질책과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길은 대학생들과 국민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반값등록금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등록금 인하를 위한 대책을 세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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