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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태칼럼
  • 201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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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첨부 1

"김연아를 '4대강 홍보 대사'로? 나라 꼴이…"
[홍성태의 '세상 읽기'] 4·19 혁명과 '4대강 죽이기' 저지


민주화는 인간의 본성에 부합하는 역사적 발전이다. 우리는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기를 원한다. 그것이 정의이다.

그러나 인류는 문명의 형성과 함께 형성된 신분제 속에서 오랫동안 부자유하고 불평등하게 살아야 했다. 프랑스의 장 자크 루소는 <사회계약론>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명확하게 지적해서 민주주의 혁명을 향한 길을 크게 열었다. 그리고 미국의 독립혁명으로 시작된 민주주의 혁명으로 인류는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게 되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조선 말에 이르러 부패하고 무능한 조선의 폭정에 맞서서 선각자들과 민중들의 저항이 끊이지 않고 펼쳐졌다. 그것은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 수 있는 민주주의 사회를 향한 열망의 표출이었다. 그러나 그 열망은 사악한 일본 제국주의와 간악한 일제 부역 세력으로 말미암아 크게 꺾이고 말았다.

그렇다고 해서 그 열망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한 세대가 넘는 긴 시간 동안 줄기차게 이어진 독립운동을 통해 그 열망은 계속 활활 타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독립 국가를 수립하게 되었을 때, 비록 제국주의의 간섭으로 분단되고 말았을지라도, 사람들은 당연히 민주주의 사회가 형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이 기대는 남과 북에서 배신당하고 말았다.

남에서는 이승만이 해방군으로 진주한 미군의 비호 아래 일제 청산 작업을 무산시키고 일제 부역 세력을 이용해서 권력을 장악했다. 그는 군대, 경찰, 깡패까지 동원해서 비판 세력을 악랄하게 탄압했다. 발췌 개헌과 사사오입 개헌에서 너무나 잘 드러났듯이 그는 헌법을 우롱하고 기만해서 권력을 장악했다.

이러한 악정과 폭정의 정점이 바로 1960년의 3·15 부정 선거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민들이 더 이상 참고 넘기지 않았다. 고등학생들이 앞장서서 부정 선거를 규탄하고 이승만의 퇴임을 요구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 정당한 시위의 행렬을 대대적인 폭력으로 무자비하게 짓밟았다. 그 와중에 당시 17살의 고등학생 김주열이 처참히 살해되었다.

▲ 최루탄이 오른쪽 눈에 박혀 죽은 김주열 열사. <부산일보> 1960년 4월 12일자. ⓒ부산일보

어머니는 김주열을 찾아 마산 시내를 눈물로 누비고 다녔다. 그러나 그의 모습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거의 한 달이나 지난 1960년 4월 11일, 최루탄이 오른쪽 눈에 박혀 죽은 그의 참혹한 시신이 마산 앞바다에 떠올랐다. 경찰은 김주열을 잔인하게 살해하고는 그 시체마저 마산 앞바다에 내버렸던 것이다.

잔악한 이승만 독재에 맞선 시위는 더욱 확산되었다. 1960년 4월 18일, 국회 앞에서 집회를 하고 돌아가던 고려대생을 이정재와 유지광의 지휘를 받는 반공청년단과 화랑동지회의 깡패들이 습격해서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마침내 다음 날인 4월 19일, 전국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고등학생, 대학생, 시민은 물론이고 초등학생까지 거리로 나섰다. 그러나 경찰은 초등학생에게까지 총을 쐈다. 이런 잔악한 발악의 결과로 결국 미국이 등을 돌리게 되었다. 그러자 이승만은 4월 26일 비로소 권력을 놓고 미국으로 도망쳤다.

이승만 독재는 반공을 내세운 '반공 독재'였고 깡패를 적극 활용한 '깡패 독재'였다. 4·19 혁명은 시민들의 힘으로 이러한 이승만 독재를 종식시키고 민주화의 길을 연 민주 혁명이었다. 이 위대한 민주 혁명을 '데모'로 비하해서 가르치려고 했던 이명박 정부는 크게 반성해야 한다.

4·19 혁명 50주년을 맞이해서 우리는 이 나라에서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보수, 우익, 뉴라이트 등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깊이 돌아보게 된다. 4·19 혁명에서 무려 183명이 희생되었고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부상당했다. 경찰은 진영숙이라는 15살의 여중생도 쏴 죽였다. 이 땅의 민주주의는 이렇듯 어렵게 이룩된 것이다. 4·19 혁명을 무시하면서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일 뿐이다.

역사적인 4·19 혁명 50주년을 보내면서 나는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무섭게 강행되고 있는 '4대강 죽이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주교 5명을 포함한 1106명의 신부들이 이 무서운 토건 사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뒤이어 목사와 승려들도 나서서 고귀한 생명질서를 지키고 학살 만행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그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문화재 지표 조사, 사업 예비 타당성 조사 등을 모두 졸속으로 마치거나 회피하고 전국 곳곳에서 '4대강 죽이기'가 처절히 강행되고 있다. 여주에서는 세계 유일종인 단양쑥부쟁이의 서식지가 완전히 파괴되고 있으며, 이것을 막으려고 나섰던 시민들이 업체의 인부들에 의해 감금되기도 했다.

실질적인 연구와 대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에게 이명박 대통령은 다이너마이트와 포클레인과 불도저와 트럭으로 화답하고 있다.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려서 강바닥과 강변을 완전히 박살내고 콘크리트를 퍼부어 댐을 건설하고 강변을 뒤덮는 것이 '강 살리기'인가? 물을 여과하고 수많은 생명체를 기르는 모래와 자갈을 완전히 파내서 거대한 준설토 산을 쌓는 것이 '강 살리기'인가?

황사의 원천이 된 준설토 산을 없애고자 멀쩡한 농지에 쏟아 붓는 것이 '강 살리기'인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키며 아름답고 풍요롭게 살아 있는 강변과 강둑을 완전히 밀어내고 콘크리트와 아스팔트의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 것이 '강 살리기'인가? 소통은 하지 않고 불통과 밀통으로 일관하는 것이 '강 살리기'인가?

오늘날 4·19 혁명에서 제시된 민주주의의 정신은 인간들의 자유와 평등을 넘어서 인간과 자연의 공생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는 사회민주주의로, 다시 생태민주주의로 확장되는 것이 선진국에서 볼 수 있는 민주화의 일반적인 경로이다. 지구적인 생태 위기의 시대에 자연의 보존과 복원은 민주화의 본질적 과제가 되었다.

우리는 이런 관점에서 민주화의 민주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사이언스>와 같은 세계적인 과학지에서도 '4대강 살리기'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연아 선수를 '4대강 살리기'의 홍보 대사로 쓰겠다는 것은 김연아 선수에 대한 심각한 명예 훼손이자 그야말로 '국격'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짓이 될 것이다.

아직도 '4대강 살리기'의 실체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은 먼저 아래의 동영상을 보시기 바란다. 무지막지한 폭파로 '강 죽이기'가 대대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한반도 대운하'의 외국 자문을 맡았던 전문가조차 우려했던 파괴가 이미 격렬히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강을 모시는 사람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더 많은 자료를 볼 수 있다. (☞바로 가기 : 강을 모시는 사람들)

정부는 그럴 듯한 홍보물을 만들어서 널리 유포하는 혹세무민 전술과 이미 너무 많이 공사해서 계속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기정사실 전술을 쓰고 있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해를 가린다고 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많은 공사가 이루어졌다고 해도 우리의 생명과 미래를 위해 잘못된 것은 즉각 중단하고 보존과 복원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무지막지한 '강 죽이기'로부터 우리의 강들을 지켜야 한다. 4·19 혁명은 '4대강 죽이기' 저지로 더욱 크고 생생하게 되살아나야 한다. 이 위대한 실천은 우리 모두 서로서로 손을 잡고 생명이 움트는 강을 찾는 것으로 시작될 수 있다. 김연아 선수가 최덕기 주교님과 손을 잡고 여주의 여강선원을 찾아 수경 스님과 함께 우리 강을 지키기 위해 이항진 여주 환경운동연합 위원장이 갇혀 있는 도리섬에서 춤을 춘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제 오후에도 양수리에서는 신부님들의 강 살리기 미사가 열렸고 이번 토요일 오후에도 여강선원에서는 수륙재가 열린다. 우리 모두 강을 찾아 봄을 즐기고 강을 지키자.

홍성태 / 상지대학교 교수·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

* 이 글은 프레시안에 실렸습니다. 원문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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