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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태칼럼
  • 2010.09.03
  • 1996
  • 첨부 1
"폭풍이 대통령인들 무서워할 줄 아십니까?"
[홍성태의 '세상 읽기'] 2010년 정기 국회의 4대 과제

태풍 '곤파스'가 치달려오고 있다. 안 그래도 계속 '비요일'이었는데 더욱 더 '비요일'이 될 판이다. 그러나 태풍이 오거나 비가 내리거나 9월 1일이 되었으니 국회는 100일 동안 계속될 정기 국회를 시작해야 한다.

국 회의 중요성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다. 민주주의는 국회로부터 시작된다. 국민의 대표들이 모여서 법을 제정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정기 국회는 현안에 대한 토론과 입법으로 시작해서 국정 감사로 이어지고 예산 의결로 마무리된다. 안 그대로 나라가 너무나 뒤숭숭한 상태이다. 정기 국회가 제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이 나라는 정말 태풍 속에 빠져들 것이다. "폭풍이 임금님인들 무서워할 줄 아십니까?" (셰익스피어, <태풍>)

그런데 18대 국회(2008년 4월~2010년 4월)의 현황은 어떤가? 2010년 8월 31일 현재 정당별 의석수는 한나라당 172석, 민주당 87석, 자유선진당 16석, 미래희망연대 8석, 민주노동당 5석, 창조한국당 2석, 국민중심연합 1석, 진보신당 1석, 무소속 7석이다. 한나라당이 전체 299석에서 172석을 차지해서 비중이 무려 57.5%에 이른다.

여기에 지난 7월에 한나라당과 미래희망연대의 합당이 의결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한나라당의 의석수는 180석이다. 이렇게 보면 한나라당의 비중은 무려 60.2%에 이른다. 그리고 무소속에 본래 한나라당인 박희태, 임태희, 최연희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비해 제1 야당인 민주당의 비중은 29.1%밖에 되지 않는다.

의 석수에서 명확하게 드러나듯이 18대 국회는 한마디로 한나라당이 지배하는 국회이다. 18대 국회의 성공 여부는 한마디로 한나라당이 국정을 얼마나 올바로 펼치고자 하는가에 달려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이명박 정부는 여전히 '불통'의 문제를 더욱 더 강화하고 있으며, 한나라당은 그것을 정당화하는 구실을 하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한나라당 위에 청와대가 있고 청와대 위에 '형님'이 있다는 비판과 우려도 조금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야당은 물론이고 한나라당이 초거대 여당으로서 제 몫을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다음의 4대 과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자료를 공개하고 정부를 조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첫째, '4대강 살리기'의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4대강 죽이기'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중단이 이루어져야 한다. 어제(8월 31일) 오후에 이포댐 상판에서 무려 41일째 농성하던 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들이 내려왔다. 야당이 '국회 검증 특위'를 만들겠다고 약속해서 내려온 것이다.

생태는 물론이고 경제도 죽이는 '4대강 죽이기'를 막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들은 이제 거리에서 국민들과 함께 더욱 더 치열하게 투쟁할 것이다. 이미 많은 환경단체와 시민단체의 활동가들이 서울 광화문의 원표공원에서 24시간 철야 농성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4대강 죽이기'에 반대하는 수많은 시민들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정말 '4대강 살리기'에 자신이 있다면, 그 실체를 '4대강 죽이기'이자 '대운하 1단계'라고 전면적으로 선언한 서울대 김정욱 교수와 국민 앞에서 끝장 토론을 해야 할 것이다. 국회는 목숨을 걸고 농성을 벌였던 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들이 국회에 출석해서 증언하도록 해야 하며, 청와대의 이명박 대통령과 서울대의 김정욱 교수가 국민 앞에서 끝장 토론을 진행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9월 11일에 서울에서 '4대강 죽이기'를 막기 위한 국민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김정욱 교수가 토론을 벌인다면 가장 좋을 것이다.


▲ 경기도 여주군 이포보 건설 현장에서 41일째 고공 농성을 벌이던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8월 31일 국회를 믿고 내려왔다. ⓒ프레시안(최형락)

둘째, '상지대 탈취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중단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와 교육부는 김문기가 상지대의 종전 이사라며 그에게 다수의 정이사를 추천하도록 해서 상지대를 그에게 넘기도록 결정했다. 이 잘못된 결정으로 말미암아 1만 명에 이르는 상지대 구성원들이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이 나라의 교육 전체가 또 다시 비리와 부패가 판치는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빠지게 되었다.

이른바 '상지대 구재단'의 이사장이었던 김문기는 교육 비리로 대법원에서 무려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을 뿐만 아니라 1993년에 교육부에 의해 이사 자격이 원천 무효로 확인되어 이사 자격을 박탈당했다. 김문기는 자신이 상지대의 설립자라고 주장하지만 대법원은 이미 2004년에 그가 상지대의 설립자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요컨대 김문기는 상지대의 설립자도 아니고 종전 이사도 아니다.

그러나 사분위와 교육부는 이런 사실을 무시하고 불법적인 결정을 해서 이 나라의 교육을 나락으로 빠뜨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와 법에 대한 불신을 극단적으로 악화시키고 있다. 이 중대한 문제에 대해 한나라당은 상지대 구성원의 면담 요청조차 거부하는 식으로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상지대의 정상화는 1993년에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문민정부에 의해 이루어졌다. 김무성 의원과 이재오 의원은 문민정부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짓밟는 '상지대 탈취극'을 막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훌륭한 학교를 탈취해서 아무런 자격도 갖추지 못한 교육 비리 세력에게 넘겨주는 것이 '친서민'이고 '사회 통합'이고 '공정한 사회'인가?

셋째, '불통 개각'의 문제를 철저히 검증해야 할 것이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를 비롯해서 3명의 국무위원 후보자가 탈락하는 엄청난 문제가 발생했지만 심각한 결함이 드러난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그대로 임명되었을 뿐만 아니라 문제의 핵심인 조현오 경찰청장도 그대로 임명되었다. 이번에도 '불통'의 문제가 여지없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더욱이 조현오 경찰청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 계좌에 대한 발언으로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검찰은 차명 계좌가 없다고 발표했으나 한나라당의 홍준표 의원은 차명 계좌가 있으니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 있게 조현오 경찰청장을 임명했을 것이라고 발언해서 논란은 더욱 더 커졌다.

국 회는 이른바 '노무현 차명 계좌' 의혹을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 이 의혹은 결코 그냥 덮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아무런 근거없이 이런 발언을 한 것이라면 해임되는 것은 물론이고 응당한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엄청난 의혹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조현오 경찰청장의 임명을 강행한 이명박 대통령도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물론 '노무현 차명계좌'가 있다면, 그와 관련된 모든 개인과 정당도 당연히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넷째, '불법 사찰'의 문제를 철저히 밝히고 개혁해야 한다. 일반 시민에 대한 불법 사찰은 물론이고 한나라당의 의원들에 대해서도 불법 사찰이 자행되었다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사찰은 미행, 도청, 도촬, 이메일 수색, 은행계좌 수색, 가족과 친지에 대한 내사 등으로 이루어진다. 사찰을 당한 사람은 죽을 때까지 그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내면에서 항상 번득이는 감시의 눈과 귀를 의식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사찰은 고문보다 더 무서운 행위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통신비밀보호법을 개악해서 국가정보원이 자유롭게 휴대전화를 도청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말 경악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사찰 권력을 강화해야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한나라당 의원들을 휘감고 있는 모양이다.

한나라당의 김형오 의원은 이미 10여 년 전에 이 나라의 발전을 위해 통신비밀보호법이 폐지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책을 발간했다. 나는 2009년에 발간한 내 책 <현실 정보 사회와 정보 사회 운동>의 머리말에서 이 사실을 지적하며 당시 국회의장이었던 김형오 의원이 적극 나서서 자신의 주장을 실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묵묵부답인 채로 한나라당은 이 나라를 '빅 브라더 공화국'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국회는 이 엄청난 위기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나라가 망가지고 시대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요컨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문제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강을 대대적으로 파괴하고 혈세를 전국적으로 뿌리는 방식으로 이런 상황을 저지할 수 있을까? TV와 신문을 장악하고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억압하는 방식으로 이런 상황을 저지할 수 있을까?

아니다. 결코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의 독재에 맞선 우리의 현대사가 이런 사실을 아주 잘 보여준다. '빅 브라더'는 아예 '신어'를 고안해서 사람들의 의식을 바꾸고 독재를 강화하고자 했다. '무지는 힘'이라는 슬로건은 그 단적인 예이다(조지 오웰, <1984>). 그러나 우리는 이런 정책이 잘못된 것이며 결국 무너지고 말 것이라는 것을 안다. 잘못을 인정하고 나쁜 정책을 속히 폐기하는 것만이 해답이다.

/홍성태 상지대학교 교수

* 이 글은 프레시안에 실린 글입니다. 원본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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