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자원활동 2014-02-03   3851

[자원활동가 인터뷰] 안내데스크 자원활동가 박희경님

 

[자원활동가 인터뷰]

참여연대에서 자원활동은 일곱 색깔 무지개처럼 다양한 ‘남녀노소’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오랜세월을 참여연대와 함께한 안내데스크 자원활동가 박희경님을 인터뷰했습니다.

 

김치로 맺어진 13년째 인연

안내데스크 자원활동가 박희경님 

박희경님은 웃음이 많은 분이다. 그래서인지 매주 화요일, 안내데스크는 환하고 생기가 넘친다. 희경님의 재미있고 진지한 말씀에 빠져들게 되어 인터뷰하는 동안 시간이 휙 지나버린 것 같았다. 두 자녀를 키우면서 ‘이런 세상에서 나도 살기 싫은데, 아이들에게도 살게 하고 싶지 않다.’는 굳은 다짐을 하게 되셨다는 안내데스크의 박희경님을 만나보자.

       안내데스크 자원활동가 박희경님

 

참여연대와 연을 맺으신 지 13년이 되셨다는 박희경님. 그런데 그 계기가 참 독특하고 재미있다. 바로 ‘김치’ 때문이었다는 것. 

 

참여연대에 발걸음을 시작하신 계기가 있나요?

 

“남편의 영향으로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은 가지고 살았지만, 항상 일상이 바빴죠. 그래서 어떤 이슈가 생길 때마다 즉흥적으로 그 사람들을 후원하는 식이었어요. 아이들도 키우고, 일도 하다 보니까 금전적인 방법으로만 참여했었죠. 그러다가 어떤 단체에서 김장철에 일정금액을 후원하면 김치를 장애인 분들에게 보내주는 행사를 후원했어요. 그런데 그 김치가 저희 집으로 잘못 온 거예요. 그 쪽에 연락을 했더니 김치를 가져가기 번거로우니까 저희 집에서 먹으라고, 원래 보내야 할 곳에는 다른 김치를 보내주겠다고 얘기하는데, 신뢰가 안 가더라고요. 그 놈의 김치. (웃음) 그래서 즉흥적으로 이렇게 참여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정책이 바뀌고, 법이 바뀌어야 사회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겠구나. 그래서 그 당시에 가장 신뢰할 수 있었던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에 가입하고, 조금씩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죠.”

결국 황당한 김치 배달 사건이 희경님에게 사회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꾸어보도록 자극을 준 것이다. 박희경님을 참여연대에 보내준 그 김치가 고맙기도(?) 하다. 

 

지금 희경님께서는 화요일마다 안내데스크를 든든하게 맡아주고 계시다. 그리고 참여연대와 함께 해 오신 오랜 시간만큼 다양한 자원활동의 경험을 갖고 계셨다.

 

어떤 자원활동들을 해보셨나요?

 

“맨 처음에는 우편물 발송을 했어요. 그리고 회원들에게 전화도 하고, 현재 아름다운 가게의 전신인 알뜰시장도 도왔어요. 물건들을 모으고, 정리하고, 판매하고 그랬죠. 안내데스크 일은 5년 전에 시작했는데, 1년 반 정도 하다가 제가 직장을 다니느라 3년 정도 못했었어요. 그러다가 지금은 원래 하고 계셨던 선생님께서 일이 생기셔서, 제가 12월부터 하고 있답니다.”

 

참여연대에서 느낀 점이나 생각이 있다면요?

 

“제가 참여연대의 둘레에 머물면서 느낀 것은 참, 젊고 똘똘한 사람들이 열심히 일한다는 것이에요. 걸음마만 떼도 돈 좋아하는 세상이라는데. (웃음) 얼마든지 편리함과 사명감을 바꿀 수 있는 세상이잖아요. 상근자들의 급여가 많거나 그런 것도 절대 아닐 텐데, 열심히 일 하시는 것을 보니까 좋고, 제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시민으로서 응원과 지지를 보내드리고 싶어요. 참여연대가 오래도록 든든하게 있기를 바라죠”.

아마 자원활동가 대부분이 희경님과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돈 때문에 사는 사람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신념과 사명감으로 사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인데도 지치지 않는 열정을 보여주시는 참여연대 상근자 분들이 참, 고맙다.

 

어떻게 나이가 들고 싶으세요?

 

“참여연대에 오면 저보다 한참 연배가 있으신 자원활동가 분들도 많잖아요. 그 분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분명 아버지, 어머니 뻘이신데도 뭔가 친구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격동의 세월을 겪으셨고, 경험도 많으신 분들과 얘기를 나누니까 제가 경험하지 않은 것도 알게 되기도 하고, 인생이 풍요로워진다는 느낌도 들고요. 저 또한 그 분들처럼 살고 싶어요. 궁금증도 항상 갖고, 해결 방안을 찾고, 젊은 친구들의 얘기도 듣고, 내가 힘이 되어주기도 하고. 이런 어른이 되고 싶죠.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내가 가고 싶은 집회도 가고, 강좌도 듣고. (웃음)”

 

사람들이 궁금해하지 않고, 부끄러워하지 않아서 세상이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한다는 박희경님. 그래서 나이가 들어도 젊은 청년들과 항상 소통하면서 남의 문제, 사회 문제에 대한 감수성을 잃고 싶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인생 끝까지 건강한 시민으로 살고 싶으시다고.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요?

 

“훌륭한 리더가 있는 곳에서 일을 더 배우고 싶어요. 아직은 미숙한 제 그릇을 넓힐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이 배운 후에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마을 기업 같은 걸 해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어요. 나이가 들어도 활기차게 열심히 일하고 싶어요.”

 

희경님의 눈이 어찌나 반짝반짝 빛나시던지, 적극적으로 그 꿈을 응원해드리고 싶었다. 항상 깨어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희경님의 의지가 계속 이어지기를, 그래서 이 세상이 덜 아플 수 있기를 바란다.


작성 자원활동가 김민경님 

나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남을 위한 공부를 시작한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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