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자원활동 2013-04-02   4358

[자원활동가 인터뷰]카페지기 자원활동가 이선미님

[자원활동가 인터뷰] 

참여연대 속에서 ‘나’를 찾아갑니다
카페지기 자원활동가 이선미님 

카페지기 자원활동가

“제가 사실, 오늘 아침에 좀 늦었어요~”
인터뷰를 위해 카페에 들어서는 순간 쑥스러운듯 웃으며 이선미님이 필자에게 건넨 첫 마디였다. 보통 사람들은, 게다가 처음 만나는 자리라면 자기에게 불리한 말은 일부러 꺼내려하지 않는다. 좀 더 근사한 모습으로 보이고 싶은 욕구가 우리 안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처럼 자신을 거리낌없이 드러내 보이는 사람은, 설령 근사해보이지는 않을지라도, 한없이 편안한 사람임에 틀림없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고, 인터뷰 하는 내내 그 느낌은 점차 사실이 되었다.

이선미님은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미국으로 건너 가 오랫동안 타지생활을 하며 천과 염색에 대한 공부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시간동안 틈틈이 많은 작품을 만들었다. 그러나 두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그 작품들은 그저 집 안 서랍장 한 구석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다고. 그러다가 귀국 후, 참여연대 아카데미느티나무에서 “스타일링 워크숍” 과정을 연속으로 4회에 걸쳐 수강하면서 용기를 얻게 되었고, 10년 동안 묵혀두었던 작품들이 드디어 전시장으로 나오게 되었다.

지난 해 겨울, 카페통인에서 자신의 작품들을 전시하면서 선미님은 누구의 엄마나 아내가 아닌 자신을 만났다고 한다. 그리고 인터뷰를 하는 내내 그는 조금 미안한 목소리로, 사회적인 정의감 보다는 그저 참된 ‘나를 찾고자하는 이기적인 목적’으로 자원활동을 시작하게 되어 부끄럽다고 말한다. 그저 신문지상에서 접했던 모습들과 긍정적인 이미지로의 참여연대를 좋아해서 자원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일을 하면서 이제는 참여연대에 대해서도 더 자세히 많은 것들을 알고 싶어지고 있다고 고백한다.

마크트웨인은 그의 책 “인간이란 무엇인가”에서, “인간은 자기 자신의 마음을 만족시키려는 충동에 의해 살아간다”고 말했다. 크든 작든 훌륭하든 보잘 것 없는 모든 인간의 행위는 자신의 마음을 만족시키려는 바로 그 하나의 동기에 의해 비롯된다는 것이다. 만일 인간이 자기자신의 인정을 받을 필요가 없어진다면 사람은 죽은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필자는 이 말이 인간을 가장 정확히 설명하고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정말로 선미님은 이기적인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정말 그런 걸까. 우리가 함께하려는 이 “참여연대”라는 곳도 결국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자신의 모습에서 만족을 느끼려는 사람들이 모인 것이 아닐까. 밖에서 바라볼 때는 마치 매우 특별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저 남들이 가지 않는 길 위에 선 자신의 멋진 모습을 욕망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모인 곳은 아닐까. 그러니 선미님의 ‘자기 자신의 모습에서 만족을 느끼고 싶은’ 그 이기적인 목적이야 말로, 좋은 세상을 꿈꿀 수 있게 하는 가장 원초적인 욕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선미님은 앞으로도 계속 짬짬이 작품 활동을 계속해서 재활용, 혹은 버려지는 것들이 어떻게 다시 아름답게 부활할 수 있는지도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여름 즈음에는 두 딸이 어린 시절에 그렸던 그림들을 모아 선미님의 아이디어로 새로운 작품들로 만들어 또 한 번의 전시회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선미님에게는 카페에서 일하는 시간이 그냥 카페를 지키는 시간이 아니라, 나를 찾아 돌아보게 하는 행복한 시간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찾아와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서로 따뜻한 시선을 나누기만 한다면, 참여연대 안에서 선미님도 또 우리 모두도 오래도록 함께 성장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성 자원활동가 김정주 
두 아이의 엄마로 남은 여생을 ‘흘려보내지’ 않고 ‘만들어가기’ 위해 사진을 배우고, 쉽지 않지만 글도 끄적거리며, 가장 소중한 여행의 시간을 탐하며 살고 있다.

매주 금요일 오전에 참여연대 1층 카페통인을 방문하시면, 카페지기 이선미님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이선미 공예전 구경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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