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자원활동 2018-12-21   1737

[자원활동가 인터뷰] 민생희망본부 자원활동가 김은아 님

[시민참여팀] 참여연대의 자원활동가는 상근 활동가들과 손발을 맞춰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입니다. 10대 청소년부터 일흔이 넘으신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학생, 주부, 직장인, 은퇴자 등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원활동가들의 숨은 활약을 자원활동가 인터뷰를 통해 알려드립니다.

 


주거권도 인권이잖아요

 

-민생희망본부 자원활동가 김은아님 

 

201812_자원활동가_김은아

자원활동가 김은아 님 ⓒ참여연대

 

매서운 찬바람이 불던 날씨가 풀린 날, 자원활동가 김은아님을 만났다. 찬바람을 녹이는 환한 미소를 짓는 은아 님과 참여연대 자원활동을 하면서 느낀 보람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Q. 자기소개를 먼저 부탁드릴게요

A. 저는 대학교는 건축학과 졸업하고, 그 다음에 문화재건축사무소에서 한 2년 일하다가 지금은 벨기에에서 석사 과정으로 문화재복원과 지역구조를 배우는 중이에요. 지금은 석사 2년차라서 논문 쓰고 인턴만 하면 되기 때문에 논문도 쓰고 자원활동도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Q. 어떤 계기로 참여연대를 아시게 된 건가요?

A.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제가 원래 정의당 활동에 관심있어서 신문기사를 읽다가 참여연대가 제가 동의하는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는걸 발견했어요. 그렇게 참여연대를 알고있었는데, 공부하다보니까 시민단체활동에 관심을 갖게 됐고, 나중에 일을 하게 된다면 풍경이 좋은 서촌에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알고보니 참여연대가 딱 서촌에 있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연락드려가지고 할 수 있나 했는데 다행히 바로…(웃음)

 

(굉장한 추진력을 갖고 계신데요? 어디서 할 건지도 모르겠는데 찾아서 바로 하신다는 게) 제가 지역구조를 공부하면서 주거 환경에 관심이 많아 졌어요. 참여연대 홈페이지에서 활동을 보니까 주거권 활동도 제가 갖고 있는 방향과 맞는 것 같아서 연락을 드렸어요.

 

Q. 아까 문화재 관련으로 전공을 하셨다는데, 공부하면서 어떤 점이 좋으셨는지.

A. 일단 문화재 공부는 한국에서 일하면서 한계를 느끼고 더 깊이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간 거든요. 공부를 하면서 좋았던 점은 문화재라는 개념을 새롭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유럽에서는 문화재를 개별 건축물로 보는게 아니고, 지역에 확장된 범위로 인식하고 있어요. 아예 도시 전체를 문화재로 받아들여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문화재 관리라는 개념을 한국에서는 하나의 개별 건축물로 생각하는데, 유럽에서는 아예 지역관리 차원으로 접근하더라구요. 그런 방식이 사실 문화재가 건축물 관리에서 끝나는 게 아니고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문화재를 어떻게 인식하는지를요.

 

Q. 자원활동 하시면서 ‘아 이런 게 제일 기억에 남는다!’ 하는 게 있으신가요?

A. 활동하면서, 그러니까 제가 자원활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동기는 풀뿌리 단체가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었어요. 문화재를 개별 건축물이 아니라 지역으로 접근하면, 그 만큼 풀뿌리운동이 중요하다고 배우거든요. 사람들이 문화재를 자신들의 것으로 인식해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항상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시민활동이 주가 되어야 한다고 책으로만 배우고, 보고서를 쓸 때도 항상 그런 부분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된다고 쓰기만 하지 실제로는 제가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는 저도 전혀 몰랐어요. 그래서 시민활동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서 자원활동을 지원했어요. 자원활동을 하면서 시민단체가 어떻게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활동하는지를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비록 제 전공과는 밀접하지 않지만 큰 맥락에서 볼 때 한국의 주거권에 대한 고민들이 뭐가 있는지를 볼 수 있었고, 한국의 주거 현실에 문제점으로 이런 부분이 있는데,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 어떤 단체들이 같이 다루는지를 지켜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201812_자원활동가인터뷰_김은아

 

Q. 그러면 벨기에에서 계속 지내실 때, 거기서는 청년주거를 비롯한 주거권문제에 어떻게 접근 했는지도 알고 싶어요. 

A. 그건 제가 자세히 알지는 못하는데, 그 당시에는 관심이 없고, 공부만 해서…(웃음) 그런데 이제 외국인 학생으로서 봤을 때는 한국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한국은 보증금이 1000만원 정도로 매우 높잖아요, 벨기에 같은 경우에는 2달치 월세를 내면 되거든요. 월세는 한 450유로 정도니까 우리나라로 60만원 정도에요. 월세가 조금 비싸긴 하지만 보증금에 대한 걱정은 없어요. 그렇지만 거기도 마찬가지로 외국인 학생에 대한 갈취 같은게 있어요. 어차피 학생은 여기서 밖에 못살고, 외국 학생을 위한 기숙사들은 한계가 있어서 다 수용할 수 없으니까 그것을 악용하는 사례들이 있긴 해요.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주거환경은 기본적으로 훨씬 잘 되어있어요.

 

(그럼 한국과 비교했을 때 벨기에서 지내실 때의 느낌이 확 다르셨겠네요. 보증금에 관한 비용도 그렇고) 그렇죠, 옛날에 한국에서 학교 다닐 때는 서울에서 자취했어요. 그 때도 집을 구해야 할 때마다 보증금에 월세가 40~60만원 하는 방 중에서 제일 좋은 걸 골라야 하고, 시설이 안 좋은 방도 많으니까 좀 힘들었어요. 반면에 벨기에는 기본적으로 주거 환경 자체가 보장이 잘 되어 있어서 그나마 쉽게 했던 것 같아요. 서울은 엄청 복잡했는데, 제가 있는 벨기에에 있는 곳은 동네 자체가 워낙 작은 조용한 캠퍼스도시라서…(웃음)  

 

Q. 우리나라의 주거문제는 이런 게 있는 것 같다라는 걸 얘기하신다면?

A. 우선 기본적으로는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주거권 보장은 낮은 수준인 것 같아요. 요즘 새로 발표되는 주거 정책을 봐도, 주로 중산층이나 신혼부부, 청년층을 대상으로 해요. 집이 없어서 비주거주택에 살고 있는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정책은 소홀한 것 같아 보여요. 특히 최근 있었던 종로구 고시원 화재사건을 보니 너무 안타깝더라구요. 과연 집이 아닌 곳에서 사는 사람들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게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그들에 대한 임대주택도 보급도 더디고, 임대주택을 나눠준다고 하더라도 제한적으로만 하는 것 같아요. 중산층이나 중산층 약간 아래에 위치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그나마 하고 있는 것 것 같은데, 정작 진짜 소수 약자에 대한 배려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그건 한국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저도 친언니 자취방에 얹혀 사는데 월세가 비싸요) 맞아요, 집 자체가 비싸요. 게다가 지역불균형도 심해요. 지금 저희 부모님은 독일에 살고 계셔요. 몇 번 왔다갔다 했는데, 독일은 주거권이 굉장히 잘 보장되어 있어요. 제가 봤을 땐 세입자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정책들이 많았거든요. 우리나라도 그렇게만 하다면 저는 집을 굳이 사지 않고 안정적인 월세로도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세입자들의 권리를 보장해줘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Q. 마지막 질문인데, 은아님에게 주거권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나요?

A. 진부할 수 있는데, 주거권도 인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인식이 한국에서도 조금씩 퍼지고 있는 것 같아요. 더 이상 소수만의 생각이 아니고 이젠 더 많은 사람들이 갖는 생각인 것 같아요. 그런 인식의 전환을 확대하는 운동을 하는 곳이 참여연대인 것 같아요. 주거권이 인권이라는 의식이 확대될 수 있도록 자원활동 끝나고도 어떻게든 참여연대를 돕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은아님과 인터뷰하면서 하나의 생각과 다른 생각이 만나 그물처럼 넓게 보고, 이를 토대로 추진력을 발휘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 이미 하고 계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귀한 시간을 내서 자원활동을 하신 은아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작성 자원활동가 고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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