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기타(od) 2000-10-12   586

[제77호 권두언]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사태의 해결을

날씨가 어느새 쌀쌀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인가 따뜻하고 푸근한 것이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지난 6일부터 5일째 총파업을 벌여왔던 의료계가 파업을 중단하고 어제부터 진료에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그 경위야 어찌되었든 이제라도 진료복귀를 결정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바 아니었지만 지난 며칠동안 국민들이 겪어야했던 불편함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정부와 의료계가 벌이는 힘 겨루기에 마치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이 힘없고 약한 국민들만 계속 희생되어 왔다는 점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고귀한 생명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벌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많은 국민들은 사실 오래 전부터 의약분업 사태에 대해 아예 체념하거나 냉소해 왔습니다. 하지만 노약자, 어린이, 환자를 가족으로 두고 있는 국민들은 체념만 할 수 없으며, 의료계와 정부 모두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지 오래입니다. 어느 사회이건 집단간 갈등이 불가피하고 다양한 주장들이 공존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이러한 집단갈등과 해소는 사회적 정의와 합의라는 틀 내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진료에 당장 복귀한다고 해서 물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전공의들의 파업은 계속될 예정이며, 앞으로의 협상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동안 진행돼 왔던 상황을 돌이켜 보면 의약분업이 당연히 실시돼야 한다는 당위성이 정부의 책임을 면제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까지 의약분업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임기응변식이라는 지적이 없지 않습니다. 집단갈등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것은 정부의 일차적인 과제 가운데 하나이며, 따라서 정부는 국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협상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조속한 시일 내로 의약분업 사태가 해결되길 간절히 바라마지 않습니다.

이번 개혁통신에서는 집중투표제와 상가임대차 보호 그리고 비정규노동자 문제를 다루게 됩니다. 귀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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