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사무처 2005-07-04   1585

수의사가 ‘부동산 진화사’에 대한 연구를 하는 이유

[인터뷰] 박상표 참여연대 회원모임 ‘우리땅’ 회장

“복덕방의 어원은 복과 덕을 가져다 주는 곳이라는 뜻인 ‘생기복덕(生起福德)’이라는 말에서 유래했습니다. 유희춘의 미암일기나 홍만선의 산림경제에도 생기복덕이라는 표현이 등장 합니다.”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박상표(37 사진)씨는 요즘 ‘부동산 진화사’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수의사가 왜 부동산 진화사를 연구할까. 박씨는 참여연대 문화역사답사회원모임 회장직을 맡고 있고 전문 학자들에 뒤지지 않는 민간 사학자이기도 하다.

박씨가 역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대학시절. 대학에 들어와 고등학교 때 전혀 배우지 못했던 새로운 역사를 접했다. 다른 시각에서 4·3 제주사건을 볼 수 있었고,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배웠던 것과 전혀 다른 사실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이때부터 역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근현대사 중심으로 착실히 공부하기 시작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PC통신 역사답사 동호회에 가입해 본격적인 활동을 했다. 94년에는 ‘하이텔고적답사이야기’라는 책을 공동 집필하기도 했다.

박씨는 “현실의 삶과 동떨어진 답사보다는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하는 답사를 통해 역사인식을 높이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박씨가 답사를 진행하면서 만든 300쪽 분량의 자료집은 70여권이 넘는다.

올봄에는 참여연대 답사회원들과 함께 창녕지역 답사를 진행했다. 우포늪의 생성과 늪이 주변 지역 사람의 생활사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공부했다. 이렇듯 박씨가 진행하는 역사답사는 해당지역의 지리적 특성과 자연적 조건 등을 함께 공부하면서 이와 결부된 역사를 살펴보는 특징이 있다. 정동문화 답사, 인왕산 답사, 평민문화 답사 등 테마가 있는 답사를 진행하는 것도 특이하다.

박씨는 “일본은 민간 역사 공부 동호회가 매우 발달되어 있다”며 “일반 동호회에서 동양지역 철도사 등을 공부하고 직접 우리나라에 와서 답사를 진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는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읽는 가장 좋은 교재”라며 “일본과 과거사 문제를 논의할 때 논리적 우위를 장악하려면 민간역사 연구 모임이 더욱 활성화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유구한 역사가 있는 나라는 역사 자체가 가지는 상품성으로 승부할 수 있다”며 “젊은이들이 유행에만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역사에도 깊은 관심을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7월 1일자 내일신문에 실린기사입니다.

내일신문 정석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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