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 첫 대형 획득사업, 조기경보통제기(E-X)도입 첫 단추부터 잘못 꿰려하는가!

– EX후보기종과 군 지상레이더와의 ‘주파수 간섭’ 덮어둔 채 기종선정 강행 납득안돼

– 몸을 옷에다 맞추려는 상식 밖의 태도에 특정기종 감싸기 의혹 증폭

– 방위사업청과 군은 기종선정 일정 연기하고, 심도 깊은 재검토 착수해야

방위사업청이 오는 2011년까지 총 2조원을 들여 총 4대를 도입 목표로 하고 있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도입사업(이하 E-X사업)에 심각한 문제점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사업 최종후보로 선정된 미국 보잉사의 E-737 기종과 이스라엘 엘타사의 G-550 기종, 양측 모두에서 우리 군의 지상 레이더와 상호 주파수 간섭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두 기종의 가용 주파수 대역이 모두 1GHz – 2GHz 사이의 L밴드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이 지상 레이더와 주파수 대역이 겹침으로 인해서 주파수 간섭문제를 회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기경보통제기의 핵심은 레이더 탐지기능에 있다고 볼 때 주파수 간섭문제는 막대한 국방예산을 투입하여 들여오는 조기경보통제기의 성능과 효용을 좌우할 중차대한 문제이다. 보도에 의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주파수 (간섭)문제는 이처럼 E-X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적인 인프라와 관련된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군은 이에 대한 사전 용역이나 연구결과 없이 작전요구성능(ROC)를 작성하였고 심지어 2005년 ROC를 변경할 때에도 이 문제를 검토하지 않았다.

그 결과 도리어 L밴드의 주파수를 사용하지 않는 기종들은 최종 후보 선정에서 모두 탈락하고 말았다. 군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뒤늦게 연구를 요청받은 정보통신부 산하 연구소가 주파수 간섭 문제의 실체를 확인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방위사업청은 제기된 주파수 간섭문제에 대하여 부인하지는 않으면서도 그로 인해 5월 중의 사업자 선정 계획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사업강행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방위사업청의 이와 같은 태도는 사안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거나 아니면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해당 연구소는 주파수 간섭이 불가피하다며, 자세한 평가결과는 5월 이후에나 내놓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 정작 이 사업의 성패에 책임이 막중한 방위사업청은 근거도 없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으니 놀라운 일이다.

방위사업청의 주장은 사람에게 옷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옷에 사람을 맞추겠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정해진 일정에 맞추기 위해 발생한 문제에 대한 자세한 조사와 해결책 마련을 포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방위사업청의 이런 태도는 특정 무기를 반드시 사주어야겠다고 결심하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비상식적 행동이다.

E-X 사업은 출범 초기 방위사업청의 위상과 직결되는 방위사업청의 첫 대형 획득사업이다. 방위사업청은 고질적인 국방획득분야의 병폐를 시정하는 차원에서 국방분야의 획득 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하도록 설립한 기구 아니던가? 따라서 방위사업청은 예정된 기종선정 일정을 당장 중단하고 자세한 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만에 하나 방위사업청이 잘못된 판단을 밀어붙일 경우, 독립된 외청으로서의 존재근거가 검증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그럼에도 끝까지 사업계획을 강행할 경우, 의도했던 사업자 선정에는 이르지 못한 채 방위사업청의 위신만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을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평화군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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