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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군축센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비핵군축운동을 합니다

  • 칼럼
  • 2014.07.07
  • 1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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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통일 대박론 이후 우리 사회에서 통일이 새로운 화두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신뢰와 통일을 말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전제로 한 군사 훈련을 여전히 진행하고 있고, 통일의 밑거름이 될 교류와 협력에 대해서는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 근혜 정부 2년 차를 맞아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과 참여연대는 군사 동맹의 한계를 진단하고, 동북아 영토분쟁과 미·중 갈등 사이에서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외교적 딜레마를 타개할 평화적·포괄적 해법을 모색하는 '2014, 평화 상상' 연재를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을 통해 현안 대응책은 물론 평화를 바라는 이들에게 외교·안보 분야를 바라보는 바람직한 관점을 제안하고자 합니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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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한반도 배치, 한반도 평화 위한 것?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

 

서재정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실행위원



최근 사드 (THAAD, 최종고도미사일방어)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한국에 배치되어 있는 저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패트리어트와는 달리 사드는 40킬로미터 이상의 고고도에서 적국의 미사일을 요격하여 그 탄두를 격추하는 미사일방어체계이다. 자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방어하기 위해 무기체계를 개발 도입하는 것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은 한반도 안보위기를 가속화할 것이다.

또 사드 체계를 도입하는 것은 동맹국의 안보를 위해서 한국의 안보를 내어주는 것과 같다. 인간관계에서 자기희생은 숭고한 행위이지만, 동맹국을 위해 자살행위와 다름없는 정책을 취하는 것은 최악의 안보정책이라 할 것이다. 그 결과 장기적으로는 한반도에도, 동맹국에도, 동북아시아 지역안보에도 해로운 상황이 초래할 것이다.

현재 한반도에서는 미국의 핵무기와 북의 핵무기가 대립하고 있다. 미국이 현재 한국이나 그 인근에 핵무기를 배치하고 있는지 아닌지와 상관없이 북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전략핵폭격기, 핵잠수함 등을 이용해 자국을 공격할 수 있는 미국의 핵무기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북은 선제공격을 하고 싶어도 미국이 핵무기로 보복할 가능성이 있는 한 자제할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북을 핵무기 보유국가로 인정하든 말든 상관없이 한국과 미국, 일본의 안보당국자는 북의 핵무기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 한국과 미국도 북의 핵 보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제할 필요가 있다. 즉 한반도의 현 전략상황은 핵무기로 서로 상대방을 억제하는 상호억제상태인 것이다.

이러한 전략적 상호억제상태에서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 근본적으로 한반도 전략균형이 파괴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북의 핵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다층의 방어시스템을 보유하게 되기 때문이다. 유사시 북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이를 초기, 중기, 말기에 맞는 요격시스템으로 요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 방어체계에 하나의 층을 추가하는 것이므로 방어 가능성에 대한 신뢰도도 향상된다. 이 경우 미국은 북의 핵 보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선제공격을 자제할 필요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방어체제가 공격능력이라는 핵전략의 모순이 한반도를 두고 발생하는 것이다.

미국의 선제공격 능력이 강화되는 것은 현 한반도 군사대치상태를 매우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맞춤형 억제전략'과 동시에 추구되면 대북선제공격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북이 비핵군사력을 이용해 국지도발을 할 경우 한미연합사는 몇 배로 강한 응징을 한다는 보복전술을 채택하고 있다. 어떤 도발을 하더라도 손해라는 인식을 북이 하게 되면 국지도발을 자제할 것이라는 '억제전략'의 일환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응전술은 작은 군사적 충돌이 단계적으로 확대되어 대형 무력충돌이 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 만약 북이 규모 1의 도발을 할 경우, 한미연합사는 규모 3으로 대응하고, 북은 다시 이에 5로 대응하고, 한미연합사는 더 큰 보복을 하는 사태가 거의 자동적으로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군사적 확전의 최종단계에서 승리할 수 있는 군사력을 가진 측이 가장 밑바닥의 군사적 충돌을 억제할 능력을 갖게 된다. 상대방 입장에서 볼 때 사소한 충돌로 시작해서 최종단계까지 가면 손해 볼 것이 확실하다면 사소한 충돌도 회피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 최종단계에서 승리할 능력을 보유한 측은 가장 낮은 수준의 군사적 충돌을 도발해도 상대방의 보복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미연합사가 저도도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제를 완비하여 북의 핵미사일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 순간 북의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고 군사작전을 구사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력을 앞세우거나, 압박으로라도 통일을 이루겠다고 나선다면 이는 한반도를 전쟁으로 몰아넣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설령 그러한 군사적 능력을 한미연합사가 보유한다고 하더라도, 군사력이 사용되는 상황에서도 북이 손 놓고 있지 않는 한 한반도 전체가 전쟁의 참화로 폐허가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반도에서 핵무기가 사용되지 않더라고, 북의 핵미사일을 무력화시킬 수 있더라도, 이미 한반도를 폐허로 만들 비핵무장력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의 핵보복능력과 미사일방어, 비핵군사력으로 북의 군사력을 압도해 평화를 누리겠다는 '억제'를 추구한다면 이는 한반도 군비경쟁을 촉발시킬 것이다. 북은 한미연합사가 선제공격능력을 확보하려 한다면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 대응책은 여러 가지가 가능하다. 미국의 미사일방어를 무력화하기 위해 북은 핵무기의 수와 질을 높일 수 있다. 미사일과 로켓의 정확도를 높여 미사일방어용 요격체계와 레이더를 위협할 수도 있다. '맞춤형 억제'의 각 단계에 대응할 비핵군사력을 강화할 수도 있다. 북이 최근 실시한 '전술유도탄'과 '전술로켓' 발사훈련에서 알 수 있듯 북은 이미 이러한 대응조치를 취하고 있다.

미사일과 미사일 방어를 둔 군비경쟁에서는 미사일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미사일 방어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지만 미사일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 미사일 방어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는 반면 미사일은 이미 확인된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고비용을 치르고 미사일방어체계를 개발, 배치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적의 장거리포나 유도미사일의 공격에 취약하다. 가장 결정적인 취약점은 사드는 시험만 몇 번 해봤지, 실제 전투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훈련경기에서 페널티킥만 차본 선수를 월드컵 본선에 내보내 결승골을 바라는 셈이다.

한국의 입장에서 결정적인 문제점은 사드가 한국 국민을 보호하는 데는 무용지물이라는 점이다. 사드는 설계한 대로 작동한다면 아시아태평양에 전개된 미군과 일본을 보호하는 데는 유용할 수 있지만, 한국을 안전하게 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이다. 한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북의 스커드미사일은 고도 40km 이하로 비행하기 때문에 그보다 높은 고도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도록 설계된 사드는 스커드미사일 앞에는 무력하다. 북이 다수 보유하고 있는 방사포는 말할 것도 없다. 사드는 한국에 가장 직접적 위협이 되는 방사포와 스커드미사일을 막아내도록 설계조차 되어있지 않은 미사일방어체계인 것이다.

최근 국방부는 북이 노동미사일을 발사각도를 높여 발사한다면 한국에 위협이 될 수 있고, 이 경우 사드가 유용한 방어체제로 기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이 패트리엇 체계를 무력화하기 위해 이렇게 할 수는 있지만 매우 비현실적인 시나리오이다. 스커드미사일과 방사포 만으로도 패트리엇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북이 한반도 밖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노동미사일을 굳이 고고도로 발사해 한국을 타격할지 모르니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마치 류현진 선수가 직구와 체인지업 등을 놔두고 타자를 교란하기 위해 하늘 높이 공을 던져서 그 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갈 수 있으니 그에 대비한 타격훈련을 해야 한다는 주장과 같다.

하지만 사드가 부산이나 제주도와 같은 곳에 배치된다면 한반도로 투사되는 미군을 방어하는 데는 유용할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사드가 배치되는 곳을 위험하게 만든다. 북이 가장 먼저 노리는 화점이 사드가 배치된 곳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화력이 가장 먼저 노리는 화점도 사드 배치 기지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반도로 투사되는 미군을 방어하는 데 유용한 미사일 방어는 중국 대륙쪽으로 투사되는 미군을 방어하는 데도 마찬가지로 유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드가 독자적으로 운용되기보다는 일본에 배치된 조기경보 레이더와 연동되어 일체화된 미사일방어체계로 작동할 가능성마저 추가하면 그 위험성은 배가된다. 동북아시아에서 한미일이 통합된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면 동북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 유지되고 있는 아슬아슬한 전략균형이 파괴될 것이기 때문이다.

소수의 전략핵무기로 미국의 대량핵무기를 억제한다는 중국 최소억제전략은 미국이 이 지역에 다층미사일방어체계를 완성하는 순간 무너지게 된다. 중국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경고를 보내는 이유이다. 미국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한다면 중국의 전략군사력은 이 사드 기지를 최우선의 타격대상으로 삼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중국의 군사적 대응이 가속화하여 동북아시아 군비경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상과 같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은 엄청난 불안을 초래한다. 한반도 안에서 선제공격 가능성이 높아지고, 군비경쟁을 촉발하게 될 것이다. 동북아시아에서도 전략균형을 무너뜨리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 군비경쟁을 본격화하는 기제가 될 것이다. 반면 한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는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전혀 없다. 오히려 한국이 받는 위협이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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