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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정책
  • 2019.08.19
  • 1152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반하는 국방부의 <2020~2024 국방중기계획> 전면 재검토해야

북핵·미사일 위협 겨냥 공격적 무기 도입에 34조 1천억 원 책정 

묻지마식 무기도입과 군비증강 시도 철회해야

 

국방부는 지난 8월 14일, 방위력개선 분야, 전력운영 분야, 부대계획 분야 등에 관한 <2020~2024 국방중기계획> 주요 내용과 소요 재원으로 향후 5년간 290조 5천억 원을 책정한 내용을 발표했다. 발표한 대로 매년 7.1%씩 국방비가 증가하면, 내년 국방비는 50조 원이 넘고 2023년에는 무려 60조 원을 넘게 된다. 지난해 남북 정상은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군사적 신뢰 구축에 따른 단계적 군축에 나서자고 합의한 바 있다. 남북미의 군사행동 중단 등 신뢰 구축 조치가 북미협상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도 확인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방부가 발표한 <2020~2024 국방중기계획>은 남북 간 합의를 무력화시키는 반면, 주변 정세를 군비증강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시도가 반영되어 있어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방부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무기 도입 예산인 방위력 개선 분야에 103조 8천억 원을 책정한 것이다. 이는 지난 1월 발표한 <2019~2023 중기계획>보다 9조 7천억 원이나 증가한 규모이다. 특히 3축 체계인 핵·WMD 위협 대응에 34조 1천억 원을 책정한 가운데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작전 개념인 킬 체인의 핵심 전력인 F-35A 도입과 북한의 전력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전자기펄스탄 개발 등이 추가되었다. 또한 당장 내년부터 단거리 이륙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는 다목적 대형수송함 설계에 착수한다. 이는 사실상 F-35B 도입을 염두에 둔 항공모함급 군함 제작이다. 정부가 애써 한반도평화를 위한 협상을 진전시켜야 한다면서 동시에 북한 핵·미사일을 겨냥한 공격형 무기 체계를 도입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같은 무력시위나 한국 정부를 향한 비난 등 북한의 반발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또한 주변국의 위협을 명분 삼아 묻지마식으로 국방예산을 대폭 증액하고, 군의 오랜 숙원을 해소하는 식의 무기도입이 추진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주변국 위협에 대한 대응 방향을 검토하는 데 있어 군비증강만이 능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힘의 압도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군사력 증강은 상대방 역시 군사적 수단에 집착하게 하여 군비 경쟁의 악순환만 초래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재래식 전력의 열세를 넘어설 수 없어 핵무기라는 비대칭 전력에 집착하게 된 북한의 사례나 동북아의 오래된 군비경쟁은 그것이 초래한 악순환과 딜레마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제안한 바 있는 동북아 공동의 협력안보의 가능성은 그만큼 멀어지고 있다. 지금의 중기계획대로라면 한국 정부는 군비경쟁의 악순환을 가속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한편, 국방부는 <국방개혁 2.0>에 따라 2022년 말까지 상비 병력 50만 명으로 감축하고, 숙련 간부 중심의 인력구조로 전환할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4차 산업 혁명과 첨단기술에 기반한 정예화된 부대와 전력구조를 지향하면서, 대규모 병력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은 양립하기 어려운 목표다. 그동안 군이 대규모 육군 병력을 유지하려는 이유는 유사시 ‘북한 안정화 작전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사단 수와 병력을 유지하려는 전략 때문이었다. 이러한 전략은 남북 정상이 합의했던 상호 불가침 약속에 맞게 수정되어야 마땅하다. 또한, 비대한 군구조 개혁을 위해서 군 간부 감축도 필수적이다. 현재 71,000명인 장교수를 2024년까지 67,000명으로 줄이겠다는 것은 지나치게 소극적인 계획이다. 군사 강국들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많은 장교 수는 5만 명 이하로 감축되어야 한다.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은 오슬로 포럼에서 “평화란 힘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는 게 아니다. 평화는 오직 이해에 의해서만 성취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2020~2024 국방중기계획>은 ‘힘을 통한 평화’를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남북 정상 간 합의를 상기하고 이를 이행해야 한다. 당연히 <2020~2024 국방중기계획>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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