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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군축센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비핵군축운동을 합니다

  • 남북관계
  • 2020.06.08
  • 674

올해는 2000년 역사상 첫 남북정상회담과 6.15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20년이 되는 해입니다. 6.15공동선언 20주년 준비위원회는 남북공동선언의 의미를 되돌아보며 현재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고, 한반도 평화 실현의 해법을 찾기 위해 각계의 목소리를 담은 연속 기고를 게재합니다. 

 

① 20년전 6.15남북공동선언, 문제는 '이행'이다 / 김동한(6.15선언실천남측위원회 학술본부 공동대표)

② 경색된 남북관계...기회는 '남북경제협력'이다 / 정숙경 (남북경제협력협회 운영지원실장) 

 정주영 '소떼방북'보다 6년 앞선 북한 방문을 아십니까 / 김정수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 

④ 남북이 단절될 때마다 봉합에 나섰던 사람들 / 이영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활동가)

⑤ 됐다가, 안 됐다가.. 휘둘리는 '남북교류협력' 되지 않으려면 / 홍상영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⑥ 남북 대학생의 '하이파이브', 언제 다시 가능할까요 / 곽호남 (진보대학생넷 대표, 6.15청학본부 대학생분과위 대표)


20년전 6.15남북공동선언, 문제는 '이행'이다

[6.15공동선언 20주년 연속 기고 ①] 역사적 선언, 휴짓조각으로 만들지 않으려면

 

김동한 (6.15선언실천남측위원회 학술본부 공동대표)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6.15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20년이 지났다. 이전에 7.4공동성명(1971.7.4.), 남북기본합의서(1991.12.14.) 등이 있었으나 정상이 만나 서명한 문서로는 처음이다. '우리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통일을 지향하자'는 취지의 6.15공동선언은 비록 '선언'이지만 '법적인 구속력' 이상의 의미가 있다. 사실상 통일을 염원하는 많은 국민들은 선언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열정을 가지고 그 실천을 위해 어떠한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았음을 20년의 여정이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뒷걸음질 치는 국제 정세는 제국주의적인 속성을 버리지 못한 채 약소국을 식민지화하려는데 급급했다. 특히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태는 대한민국에겐 숙명적 족쇄로 작용해왔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일제강점기 시절 친일파의 후손들이 대를 이어 '매국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가쓰라-테프트 밀약'에서 보여준, 강대국의 약소국에 대한 식민적 행태는 지금도 약간 변형된 형태로 현재진행형이다. '미국-일본' 대 '중국-러시아'라는 세력구도는 한반도를 남북으로 갈라놓고 '영구분단'을 도모하고 있다. 75년간의 분단이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6.15, '분단모순을 걷어내자'는 목소리

 

▲  2014년 6월 15일, 서울, 6.15공동선언 발표 14주년 기념대회, 거리행진 "남북공동선언 이행으로 평화와 통일을!"ⓒ 6.15남측위

 

 

전쟁 당사자도 아니면서 전쟁당사자 이상으로 책임을 강요당하면서 핍박을 당하고 있는 한반도는 '천형의 땅'이다. 지정학적으로 강대국의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다는 패배주의적 사고를 극구 부인한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75년간이나 한민족이 분단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이러한 분단모순을 걷어내자는 외침의 일단이 '6.15공동선언'이었다.

 

6.15공동선언은 1945년 분단이래 최초의 정상회담을 통한 정상선언이라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이 선언문을 통해 합의한 사항 중 실천으로 이어진 것은 6개항 중 3개항(①이산가족 방문단 교환, 비전향장기수 문제해결, ②경제협력을 통한 민족경제균형발전, 사회·문화·체육·보건·환경 등 제반분야 협력, 교류 활성화, ③합의사항 조속실천을 위한 당국자간 대화개최)에 머물고 있다.

 

더욱 아쉬운 것은 실천에 이른 3개항조차도 지속가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이후 정상선언은 7년을 지나고서야 합의한 10.4선언(2007.10.4.)이다. 그리고 그 이후 9년은 남북 냉전 상태로 회귀한 암흑의 시기였다. 이 어둠의 세월을 '촛불혁명'으로 걷어내고 10.4선언 11년 만에 4.27판문점선언(2018.4.27.), 9.19평양선언(2018.9.19.)을 이뤄냈다. 

 

2018년 한 해는 2000년 6.15선언 이후 남북관계에서 가장 획기적인 해였다. 2018년만큼 남북화해의 분위기가 고조된 적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이번에도 과거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해 안타까운 상황이다. 즉, 그 아름답고 가슴 벅찬 공동선언문들이 휴짓조각이 되는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엄습한다.

 

왜 6.15는 단절의 아쉬움에 놓인 걸까 

 

▲  2013년 6월 15일, 파주 임진각, 6.15공동선언 발표 13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 ⓒ 6.15남측위

 

왜 6.15공동선언을 비롯한 4대 정상선언문들이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고 단절의 아쉬움을 반복하고 있는 걸까. 

 

여러 요인을 꼽을 수 있겠으나 우선적으로 누구나 떠올리는 요인은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의 남북통일에 부정적인 세계전략이다. 그러나 분단을 획책하고 지속시킨 장본인이 강대국들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강대국의 부당한 세계전략을 뛰어넘는 남북 간의 통일을 위한 관계설정이 부족했다는 데서 그 요인을 찾아야 한다.

 

남북은 외세의 그 어떠한 걸림돌도 과감히 헤치고 나가는 의지와 추진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6.15정신을 되살리는 일이다. 비록 6개 조항이지만 이 선언문 속에 통일을 향한 지름길이 예정돼 있다. 이것을 실천만 하면 되는 것인데도 아직도 답보상태다. 참으로 답답하다. 상대방을 자기의 반쪽이라고 생각한다면 화해와 교류가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닐 것인데도 말이다.

 

남북관계가 통일을 향해 지속가능하지 못한 가장 큰 요인은 역사의식의 결여라고 본다. 외세에 의해 유린당한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상식에 기초한 자주통일의식이 결여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북의 정치지도자들은 우리 민족역사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통일을 위해 매진해야 한다. 나아가 국민들의 통일의식도 올바르게 정립돼야 한다. 상대방을 한민족으로 보지 않고 적대시하면서 통일을 꿈꾼다는 것은 결국 흡수통일만을 고집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남측의 수많은 통일운동단체들이 어떤 시각으로 통일운동을 하는 것인지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따라서 '6.15공동선언실천 민족공동위원회'의 한 축인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의 위상과 통일운동방향성은 민간통일운동의 좌표가 돼야 한다. 남과 북 그리고 해외 3자가 합의한 합의기구의 하나로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통일의 견인차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동안 나름 몸부림쳐봤다는 자위를 해보는 것으로 그친다면 우리에게 통일은 없다.

 

이산가족상봉, 금강산관광, 개성공단가동

 

 

▲  2005년 3월 4일 금강산에서 열린 "6.15민족공동위원회" 결성식,

왼쪽부터 백낙청 6.15남측위 상임대표, 안경호 6.15북측위 위원장, 곽동의 6.15해외측위 위원장ⓒ 6.15남측위

 

 

통일의 전단계로 '화해, 교류, 협력'을 실천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6.15정신에 입각해 이산가족상봉, 금강산관광, 개성공단가동 등 3대 교류협력이 지속가능하도록 정부와 민간단체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지금처럼 간헐적이어서는 안 된다.

 

특히 이산가족 상봉문제는 인권문제이기 때문에 긴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산가족 1세대가 분단 75년 동안에 거의 사망한 상황에서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인륜문제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협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남북은 이산가족이 상시로 만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하루속히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가동 등이 정쟁에 휘둘려 이벤트성 행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20년 동안 남북이 얼마나 자주적으로 우리민족끼리 하나 되기 위해 노력했는가를 되돌아볼 때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통일은커녕 교류조차 막혀버린 지금 이 시간 우리에게 민족의식·역사의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것인지 매우 의구스럽다.

 

후손들에게 분단의 아픔을 대물림 한다는 것은 역사적 죄악이다. 6.15정신의 실종은 분단의 고착화로 이어졌다. 6.25전쟁(한국전쟁) 후 70년을 회고하자면 6.25전쟁 같은 전면전이 없이 70년을 지내왔고 6.15, 10.4, 4.27, 9.19 등 남북 정상의 만남과 선언을 통해 '전쟁만은 안 된다'는 분위기를 이어오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인 점이다.

 

그러나 전면전 없는 세상을 다행이라고 자위하는 순간 우리민족은 분단의 영속화 속으로 빨려들게 된다. 따라서 6.15선언 20년을 단순히 전면전을 방지한 것만도 성과라고 여겨선 안 된다.

 

 

▲  2014년 6월 15일,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 6.15공동선언 발표 14주년 기념대회, 붓글씨 "다시열자 615 통일시대"ⓒ 6.15남측위

 

 

지난 20년이 통일을 향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허송세월이 아니었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지금부터라도 6.15정신을 바탕으로 민간통일운동의 방향을 재정립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종국적으로는 남북이 외세의 눈치를 보지 말고 '우리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통일을 향해 어깨 걸고 나아가는 진지한 자세를 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

 

오마이뉴스에서 보기 >> http://omn.kr/1nv2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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