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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군축센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비핵군축운동을 합니다

  • 남북관계
  • 2020.06.09
  • 623

올해는 2000년 역사상 첫 남북정상회담과 6.15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20년이 되는 해입니다. 6.15공동선언 20주년 준비위원회는 남북공동선언의 의미를 되돌아보며 현재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고, 한반도 평화 실현의 해법을 찾기 위해 각계의 목소리를 담은 연속 기고를 게재합니다. 

 

① 20년전 6.15남북공동선언, 문제는 '이행'이다 / 김동한(6.15선언실천남측위원회 학술본부 공동대표)

② 경색된 남북관계...기회는 '남북경제협력'이다 / 정숙경 (남북경제협력협회 운영지원실장) 

 정주영 '소떼방북'보다 6년 앞선 북한 방문을 아십니까 / 김정수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 

④ 남북이 단절될 때마다 봉합에 나섰던 사람들 / 이영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활동가)

⑤ 됐다가, 안 됐다가.. 휘둘리는 '남북교류협력' 되지 않으려면 / 홍상영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⑥ 남북 대학생의 '하이파이브', 언제 다시 가능할까요 / 곽호남 (진보대학생넷 대표, 6.15청학본부 대학생분과위 대표)


경색된 남북관계... 기회는 '남북경제협력'이다

[6.15공동선언 20주년 연속 기고 ②] 남북이 함께 만드는 평화경제의 미래

 
정숙경 (남북경제협력협회 운영지원실장) 
 
코로나19 이후,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의 위상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세계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고 했던가? 우리의 'K-방역'은 신속하고 광범위한 방역시스템과 투명한 정보공개로 신뢰를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인이 보여준 동요 없는 자발적 배려와 연대의 성숙한 시민의식은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켰을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스스로에게도 놀라움과 자부심을 안겨줬다.
 
우리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부터 시작된 촛불집회는 수개월간 매주 수백만 명이 참여한 비폭력 저항운동으로 전 세계가 앞다퉈 보도했다. 단 한 번의 유혈사태 없이 민주적이고 평화적으로 국민 주권을 행사하며 우리 사회가 민주적으로 성숙했음을 보여줬다.
 
일찍이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가 <동방의 등불>에서 "아시아의 황금 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이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라고 한 예언은 현실이 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저력 
 
▲  지난 3월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역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역사 방역을 하고 있는 모습. ⓒ 이희훈
 
 
우리의 위기 대처능력을 마주하며 네티즌들은 한국을 '국난극복이 취미인 나라'라고 말한다. 우리에게 위기극복 DNA가 있기라도 한 걸까?
 
지정학적 위치로 잦은 외세의 침략에도 꿋꿋하게 버텨낸 나라, 독립운동을 비롯해 수 많은 의병항쟁과 농민운동 등 우리 역사 속에는 위기 때마다 국민들이 나서서 외세와 맞서 싸우고 승리를 일궈낸다.
 
1997년 외환위기를 맞이했을 때도 자발적으로 자신의 재산을 내놓아 국가의 위기를 지키고자 했던 국민은 역사상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태안기름 유출사고, 고성 산불 등 우리 국민들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발적인 희생과 참여, 연대로 예측보다 상당히 빠르게 위기를 극복해내고 회복을 앞당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기술 극복 사례는 많은 이들이 불가능할 것으로 우려했으나, 1년도 채 안 돼 국산화를 통한 대체품을 내놓으며 오히려 한국 반도체가 승승장구하는 계기가 됐다.
 
이런 위기 극복의 저력을 가진 우리는 지금의 코로나19 위기를 또 한번의 경제도약의 기회로 맞이하게 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가장 주목할 것은 한동안 지구촌을 휩쓸던 세계화라는 가치가 덧없이 무너지는 현상을 보게 된 것이다. 수출과 관광산업 등의 먹거리가 근간인 남한의 경우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전체가 어려움에 처하게 됐고, 거미줄처럼 연결됐던 경제적 공동체의 가치사슬이 끊어지는 광경을 목도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 세계의 위기극복을 선도해야 할 선진국이 통제 불능의 위기에서 그 민낯을 드러내기도 하며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안겨줬다. 이런 가운데 세계는 코로나19 이후의 '뉴 노멀'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특히, 우리 한반도는 남과 북이라는 분단의 통념을 제거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뉴 노멀이 요구되고 있다. 나는 그 큰 축이 바로 '평화경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  남북교역량 추이, 통일부 자료로 홍순직 한반도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이 작성했다.
자료 : 이코노텔링(http://www.econotelling.com)ⓒ 이코노텔링
 
 
분단의 장애를 남북 상생의 기회로
 
20년 전, 영원히 길이 없을 것만 같았던 남북정상회담의 길이 열렸다. 분단 55년만에 처음으로 남북의 화해와 협력, 평화통일을 바라는 국민들의 한결같은 염원이 현실이 됐고 그 광경을 지켜보던 국민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두 정상은 남북공동선언에서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면서, 경제협력 확대를 통해 민족 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이후 남북간에는 인적·물적 교류가 크게 확대됐다. 
 
1988년 7.7선언으로 시작된 남북경제협력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더욱 발전해 나갔으며 남북간에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여 민족의 동질성 회복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남측의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경제활동의 기회가 제공됐고 2010년 5.24조치로 중단되기 전까지 남북교역량은 거의 매년 최고 기록을 갱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우리는 지난 30년간 남북경제협력의 역사 속에서 상호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할 때 모두가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때에는 양측 모두에게 불리한 현상 즉, '죄수의 딜레마'를 경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27 판문점선언 2주년을 맞아 코로나19 공동대응으로 주춤했던 남북경협에 다시 박차를 가하겠다며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판문점선언 이후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회담을 통해 정부는 남과 북 공동 번영으로 가는 평화경제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단 한 발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평화경제가 우리의 미래인 것은 분명하다
 
 
▲  2019년 4.27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 평화인간띠잇기(인천 승천포)에 참여한 (사)남북경제협력협회 회원들 ⓒ (사)남북경제협력협회
 
 
평화와 경제는 왠지 다른 영역인 것 같은 두 가지 의미를 하나의 화폭에 그려놓은 절묘한 '컨버전스'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것이 미사여구가 되지 않고 진정성을 담기 위해서는 남과 북 모두가 당사자가 돼야 하며, 특히 민(民)이 소외되지 않고 주도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기 때마다 여실히 드러냈던 국민의 저력을 믿고 남북경제협력 분야에도 정부의 주도적인 사업과 더불어 민간교류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 5.24조치를 과감히 해제하고, 5.24 이전으로 회복해야 함은 물론 주변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위기에 움추러드는 작은 뱀이 아닌, 불을 뿜고 승천하는 용과 같이 힘 있는 결단과 추진력이 필요하다.
 
이미 1000여 개의 평화경제를 만들고 경험했던 소중한 자원인 남북경협기업인들을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이들이 다시 남북의 꼬인 실타래를 풀고 물꼬를 터 나갈 수 있도록 과감한 인적·물적 투자로 길을 열어줘야 한다. 또한,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인력과 자원,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 SOC 건설 등 기존의 비전을 뛰어넘는 남과 북이 세계의 혁신과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비전이 제시돼야 한다.
 
이를 테면 남과 북 내에서 식량, 에너지를 자립적으로 선순환시키는 혁신적 모델을 만들어내고, 협력의 과정에서 무분별한 개발이 아닌 친환경적인 공동체를 근간으로 천세를 이어갈 수 있는 그야말로 평화경제를 말이다. 
 
어둠은 등불 밝힐 사람을 기다리는 신호다. 그 신호는 우리가 다시 나설 때라는 모두에게 주는 신호다. 지금이야말로 남과 북, 국민 모두가 손잡고 세계의 중심으로 발돋움 할 절호의 기회이자 동방의 등불을 다시 켜게 될 중요한 시점이다.
 
오마이뉴스 >> http://omn.kr/1nv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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