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7-02-23   1251

레바논 실무시찰단 보고서도 기밀사항?

한 차례 공청회 없이 레바논 파병 결정하면서 시찰보고서 정보공개도 거부

외통부의 고질적인 비밀주의 관행 이제는 깨져야

지난 2월 22일 외교통상부는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가 정보공개를 요청한 정부의 ‘레바논 시찰보고서’가 ‘국가기밀’이라는 이유로 공개거부를 통보해왔다. 이는 외통부가 지난 10월 레바논을 다녀와서 작성한 시찰보고서를 공개할 것을 거부한 것에 대해 참여연대가 이의신청을 하자 외통부가 또 다시 이를 기각한 것이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소장 박순성 동국대 교수)는 레바논 파병을 결정하면서 단 한차례의 공청회도 열지 않았던 정부가 한국군이 파병될 레바논 현지 정세와 여론을 담은 보고서조차 국민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독단적이고 비민주적인 태도에 강력히 항의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지난 2003년 국방부가 이라크 파병을 앞두고 진행했던 현지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당시 파병예정지로 언급되던 모술지역이 안전하다고 왜곡 발표하여 당시에 큰 무리를 빚은 사실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현재 외통부도 한국군 파병예정지인 레바논 남부의 티르 지역이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레바논은 베이루트를 중심으로 내전을 방불케 하는 불안한 상황이며, 이스라엘의 침공지역이었던 남부지역 역시 안전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외통부 주장대로 파병예정지가 안전하고, 유엔군 파병으로 남부지역의 안전이 보장된다고 판단한다면 시찰보고서를 공개 못할 이유가 없다. 설령 정부 보고서가 일부 국가기밀을 담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제외한 부분 공개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통부가 이것마저 거부하는 것은 레바논 파병문제에 대한 최소한의 공론화도 차단하겠다는 불순한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외통부는 더 이상 ‘국가기밀’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 국민들의 기본적인 알권리를 침해해서는 안된다. 외교안보 사안에 대한 고질적인 비밀주의적 행태는 고수해야 할 덕목이 아니라 조속히 폐기되어야 할 잘못된 관행일 뿐이다. 국민들 의사를 묻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파병을 결정하고 레바논 현지 상황도 기밀이라고 공개하지 않으면서, 국민들에게는 ‘한국군이 국제평화에 기여한다’는 주장만 믿고 받아들이라는 것인가. 우리는 다시 한 번 외통부의 근거없는 정보공개 거부 행태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아울러 이번 이의신청 기각에 대해 행정심판을 청구할 것임을 밝혀둔다.

평화군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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