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에 관한 갑론을박: 과연 누구를 위해 필요한가?



편집자 주 : 아래의 글은 미국의 MD(미사일 방어) 구축을 옹호하는 단체(MDAA, Missile Defense Advocay Alliance) 엘리슨(Riki Ellison) 의장과 MD 구축에 반대하는 단체(GN, Global Network)의 게그논(Bruce Gagnon)의 논평을 재구성하여 미국의 MD 구축의 실상에 대해 알리고자 한다.


오바마 미 대통령이 3.4조 달러에 달하는 2010년 연방예산안을 공개했다. 그 중 국방부 예산은 5340억 달러이며 미사일 방어 예산은 78억 달러이다. 구체적으로 국방부 예산은 작년 대비 4%(210억 달러) 증가한 반면, 미사일 방어 관련 예산은 13%(12억 달러) 감소된 것이다.

MD 구축을 옹호하는 미국의 단체 MDAA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의 미사일 방어를 위한 방향은 다음에 중점을 둔다.


▷ 지상발사형(land based) SM3(Standard Missile, 함대공 미사일) 미사일 방어 시스템 개발뿐만 아니라 더 많은 THAAD(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전구 고고도 지역방어), SM3 미사일, 탄도미사일방어 이지스함(AEGIS BMD Ships)을 배치시킴으로써, 단·중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항 능력 증대

SM3 미사일이지스함 개발, THAAD 능력 향상, 그리고 STSS(Space Tracking and Surveillance System, 우주추적정찰시스템) 배치를 통해 상층 추진단계 미사일 방어 능력 개발

▷ 2015년까지 약 37개의 주요 요격기 실험 횟수 급증을 통해 실험 프로그램 개선

▷ 2011년까지 체코 공화국 내 유럽형 중거리 레이더(European Midcourse Radar)와 폴란드 내 지상발사형 미사일 10개를 개발하고, 추후 체코 공화국과 폴란드가 미국과의 MD 협정을 승인하도록 함

▷ 지상발사형 요격기가 50개(미국 내 40개, 폴란드 내 10개)로 추정되는데,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내에 지상발사형 요격기를 30개로 줄이고 미국 본토의 장거리 탄두미사일 기능 향상


MDAA는 오바마 행정부는 미사일 방어 체제 구축에 공을 들인 부시 정부 및 전직 대통령들로부터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과연 우리에게 미사일 방어가 필요한가’라는 근본적 정책에 대한 질문은 문제 삼지 않기로 하고, MD 지지라는 전략적 결정을 했다고 평가했다. 즉 오바마 정부는 이란과 북한의 탄도 미사일 위협을 인지했으며, 탄도 미사일이 미국에게 현실적인 위협이라는 것을 명백하게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MDAA는 MD가 미국 방어의 내재된 핵심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정부는 MD 관련 예산을 삭감한 것에 대해 MDAA는, 이란과 북한과 같은 ‘악당 국가들’이 탄도미사일을 증가시켰고 핵확산에 나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미사일 방어를 위한 재원을 늘리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약 반 년전 미 국방부는 약 24개의 북한과 이란의 장거리 탄두 미사일로부터 동시 공격을 받을 경우, 미국의 영토와 본토를 방어하기 위해서 지상발사형 요격기 50개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지상발사형 요격기를 40%나 줄여 30개를 만들겠다는 결정에 대해 반박하였다.

MD구축에 찬성하는 MDAA는 MD는 현재와 미래 위협으로부터 미국 본토를 보호하기 위한 핵심사항이며, 최우선 사항이라고 강조하며 단·중거리 미사일 방어 능력을 위해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을 줄이는 것은 선택이 아니며 모든 부분에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악당 국가들’의 위협이 커지고 있는데 이들을 저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국가가 단 하나인 것은 불리하기 때문에 미국은 17개 국가와 NATO와 미사일 방어에 관해 협력하며, 6개국이 넘는 국가들과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오바마 행정부는 유엔, 외교, 군사력 사용 이외의 다른 선택권을 가질 필요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핵무기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미국의 안보를 위해 그렇게 절실한 MD 시스템의 일환으로 한국에 배치되어 있는 무기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현재 미국은 PAC-3을 한국, 일본, 이라크, 이집트, 독일, 그리스, 쿠웨이트, 네덜란드, 아랍 에밀레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대만, 이스라엘에 배치하고 있다. 지난 달 ‘MD 반대와 군비경쟁 종식을 위한 국제대회’ 참석 차 방한한 Global Network라는 MD 반대단체는, 미군기지를 확장하고 하는 평택을 방문했을 때 철조망 너머로 약 12개의 PAC-3(Patriot Advanced Capability) 미사일의 기동성 발사대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은 최근 폴란드와 PAC-3 배치 협정에 서명했다. 터키 또한 최근 비슷한 시스템 획득에 관심을 보이면서 미 군수 산업체와 경쟁관계에 있는 업체와 협상을 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터키가 비서구적 (non-Western) 해법을 선택할 경우 나토 시스템과 상호운용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문제들을 고려하라고 터키를 압박하고 있다. 미군 무기체계와의 상호운용성을 강조하며 미국의 최대 무기수입국이 된 한국의 상황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이것은 미국의 MD 시스템 관련 군수산업체를 위한 일종의 협박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미국은 또한 일본 하마마츠시에 PAC-3을 배치하려고 하고 있다. 일본 인권 및 평화 단체는 “실제 전투에서 PAC-3은 현재 우주를 지배하는 미국과 일본의 단일한 명령체계 하에 사용될 것이다. PAC-3의 이러한 용도는 전쟁 및 전력보유를 금지하는 일본헌법 제9조를 위반하는 것이다.”며 PAC-3 배치하는 것에 항의하는 집회를 조직해왔다. 그들은 하마마츠시가 또다시 군사적 기점이 되는 것을 방지해서 세계 전쟁이 아닌 세계 평화로 나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GN에 따르면 단·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격추하기 위해 고안된 기동성 THAAD(전구 고고도 지역방어) 시스템 또한 중국을 목표로 하는 미국 군사전략을 위해 PAC-3과 함께 일본과 한국에 매우 많이 배치되어 있다.


MD 실효성 논란

미사일이 날아오는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어도 요격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MD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국제사회 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많은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일각에서 ‘골 차는 방향을 알려주고 하는 페널티킥’에 비유되는 요격 실험에서도 성공률은 낮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직 실전에서는 패트리어트 최신형인 PAC-3를 제외하곤 MD 시스템이 가동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그 효과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2008년에 미국이 SM-3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이 아닌 고장난 위성을 요격한 바는 있다.

MD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달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응해 미국과 일본에서는 MD 실전배치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벌어진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는 미국도 일본도 요격에 나서지는 못했다. 일본에서는 PAC-3를 배치해두고 북한 로켓에 대해 요격을 실시할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했지만, 실제 PAC-3는 요격 범위가 좁기 때문에 북한의 로켓을 요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디에서 날아올지 알 수 없는 탄도미사일에 대한 요격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 위성발사체라고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것을 요격할 경우 국가 주권 침해나 국제법  논란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최근 한국 국방부는 국방개혁2020에 반영된 전력증강사업을 수정하겠다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전력을 조기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해공군의 차기 잠수함과 공중 급유기, 고고도 무인정찰기 도입사업은 연기하고,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와 패트리엇 미사일을 조기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는 요격수단이 없는 한국에 대한 조기경보 수단이 아니라 일본이나 미국으로 날아가는 탄도탄에 대한 센서 기능을 할 것이 때문에 미국 주도의 MD 체제에 참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북한을 대상으로 한국이 MD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사실상 가능하지 않거나 불필요하다는 주장은 오랫동안 제기되어 왔다. 실효성이나 비용 문제 뿐만 아니라 북한과 중국과의 정치군사적 관계에서도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미국 주도의 MD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는 충분한 논리이지만,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어 버린 한미동맹의 논리와 맹목적인 군 당국의 맹목적인 전력증강 의지는 끊임없이 한국의 MD 참여를 부추기고 있다.

그것은 과연 누구의 이익에 부합할까? 군비경쟁이 군비증강으로, 또 다시 군비경쟁으로 이어지는 고리에서 가장 이익을 취할 이들은 특히 미국의 방산업체들, 그리고 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인들이 아닐까.




패트리어트 모델 중 가장 최신형 버전인 PAC-3는 록히드 마틴사에서 1993년 개발을 시작해 1999년에 완료되었다. PAC-3 이전 모델의 경우에는 탄두가 적의 미사일에 접근했을 때 수많은 자탄을 발생시켜 목표물을 격추시켰다면 PAC-3 미사일은 탄두가 직접 미사일을 요격하는 직격파괴방식(Hit to Kill) 기술을 사용해 강력한 파괴력을 갖고 있는 것이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군수업체인 록히드 마틴사(Lockheed Martin)는 PAC-3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고 강력한 최종 공군 방어 미사일”이라고 자랑한 바 있는 초성능 MD 프로그램이다.
록히드마틴사와 더불어 미국의 군수업체 레이시온사(Raytheon) 또한 PAC-3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종단계 고고도 지역방어 (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공식적으로는 전구 고고도 지역방어 Theater High Altitude Area Defense)는 마지막 비행최종단계에 돌입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을 고고도에서 요격하겠다는 것으로 전구(theater) 또는 지역적 위협에 대한 대탄도미사일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하나다. “전구”(theater)는 반경 수백 킬로미터의 군사작전 지역을 말한다.


그리고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Aegis destroyer) 또한 미사일 방어를 위한 요격기와 함께 미국의 선제 공격 후 적군의 보복성 미사일을 격추하기 위한 전구 프로그램의 하나로써 아태지역에 배치되어 있다고 GN은 주장했다. 이지스함에는 1천km 내의 모든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4개의 고정식 레이더가 장착돼 있고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SM-3 대공미사일과 1.2초에 1발씩 발사할 수 있는 수직발사대 96기를 갖추고 있다.


SM-3 미사일은 이지스함에서 사용하는 주력 대공미사일로 미사일 방어에 사용된다. 대한민국 최초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의 주력 대공미사일이다. 보통 요격 실험에서는 적의 미사일 1기에 SM-3 5기 가량이 발사된다. 지난 달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응해 일본은 SM-3 미사일을 탑재한 이지스함 2척을 동해상에 배치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SM3 미사일 및 이지스함, THAAD와 함께 오바마 정부가 주력하겠다고 밝힌 MD 프로그램 STSS(Space Tracking and Surveillance System, 우주추적정찰시스템)은 지구 저궤도상에 적외선 센서를 갖춘 20-30대의 소형급 위성들을 배치하여 탄도미사일의 모든 비행단계를 감시 추적하겠다는 것이다.


 


정리 김희순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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