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미군 측은 공동조사 시간끌기, 축소왜곡 시도하지 말라

 

고엽제 불법매립 여부 판단 지연하는 이유 납득할 수 없어


한국 정부 미 측에 끌려다니지 말고, 공동조사, 정보공개 적극 나서야

 

 

주한미군으로 근무했던 스티브 하우스씨가 캠프 캐롤에 고엽제 매립 사실을 증언한 지 3주가 지난 가운데, 한미간의 공동조사가 부실, 지연 논란을 빚고 있다. 우리는 캠프캐럴 고엽제 불법매립에 대한 판단과 조사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릴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서류조사와 현장조사로 2주 이내면 결론을 내리고, 구체적인 토양조사 등 추가 오염조사와 대책마련에 돌입할 수 있었던 사안이라고 본다. 그런데 사건 초기 신속한 대응의지를 보여주는 듯 했던 미군과 한국정부가 지금 캠프 캐롤에 대한 공동조사를 하고 있는 태도를 보면, 한미 공동조사단이 어떤 결과를 내놓더라도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캠프캐럴에서의 고엽제 불법매립 여부는 신속히 판단될 수 있는 문제이다. 고엽제를 기지내로 반입, 반출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는 미군 측 자료들과 미군이 삼성물산 등을 통해 자체 조사한 자료들을 검토하면 불법매립 여부는 짧은 시간 내에 판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04년 삼성물산이 미 공병대에 제출한 보고서는 캠프 캐롤이 각종 유해물질 매립지로 오랫동안 사용되었고, 그 결과 기지가 광범위하게 다이옥신으로 오염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도 지금 주한미군은 시간끌기와 물타기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서류만 공개하고 정확한 정보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자료가 없다고 하여 한국 측이 토양오염 조사를 요구하자 드럼통을 매립한 흔적부터 찾자며 레이더 조사를 들고 나와서 시간끌기만 하고 있다. 기지 내부 조사도 주한미군이 주도하고, 한국 측에게는 참관만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주한미군은 기지 주변의 지하수 채취에는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다이옥신은 물에 잘 녹지 않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지하수에서 검출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1978년은 미군이 고엽제 사용을 중단한 시점이며, 다이옥신 오염사고에 대한 국제적 경각심이 증가하던 시기라는 점에 주목한다. 당시는 안전한 폐기법과 환경복원 방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던 시기이다. 이런 시기에 한국에 고엽제를 불법매립했다면, 미군은 모든 책임을 지고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마땅하다. 지금 칠곡, 왜관 지역주민들은 다이옥신에 의한 건강상의 피해뿐만 아니라 애써 키운 농작물들을 팔지 못할까 크게 걱정하고 있다. 캠프캐럴 뿐 아니라 다른 기지도 비슷한 상황이라는 증언과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 사안은 춘천, 군산 등 전국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지금 미군 측이 보이고 있는 태도는 국민들이 기대했던 바가 전혀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미군이 고집하고 있는 조사방식이 미군에게 유리한 조사결과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닌지, 문제를 축소하고 왜곡하기 위한 포석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다시 한 번 미군이 판단가능성도 희박한 레이더조사로 드럼통 매몰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이미 각종 문건에서 확인되었듯 고엽제를 불법적으로 매립하였음을 우선 인정하고, 그에 따른 오염과 피해규모에 대한 조사를 공동으로 추진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지역주민과 군무원들의 피해에 대해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 지하수가 아닌 토양시료를 적극적으로 채취함으로써 환경오염 범위를 조사할 것을 촉구한다. 나아가 전 미군기지를 대상으로 독성물질 불법폐기 여부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아울러 한국정부는 한국에서 일어나 오염문제인 만큼 미군 주도의 조사에 끌려갈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공동조사에 나서고 적극적인 정보공개에 나서야 한다. 정부는 신속하고 공정한 조사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으며, 캠프 캐럴에 대한 조사부터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래야만, 캠프 캐럴에 대한 조치는 물론 전국의 미군기지 및 반환기지들에 대한 후속조치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하고 동의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 모두 국민들이 인내심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11년 6월 7일

주한미군고엽제등환경범죄진상규명과원상회복촉구국민대책회의

(진상조사팀 :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녹색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참여연대)

 

성명서원문.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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