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핵없는 세상 2012-01-17   1064

[공동성명] 신고리-북경남 초고압송전탑 건설 중단하라!

죽음을 부르는 핵발전 시설,

신고리-북경남 초고압송전탑 건설 중단하라!

– 밀양 초고압송전탑 건설반대 투쟁 중 주민 분신자살에 대한 공동성명서
   

어제 저녁 밀양 송전탑 건설 현장에서 용역과 대치중이던 70대 주민 분신자살
어제 새벽, 한전과 밀양시는 송전탑 건설을 위해 용역을 투입하여 공사를 강행하고자 하였다. 산외면 마을 주민을 포함한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대책위에서는 매일 아침 송전탑 건설이 예정된 산을 오르며 건설 장비들이 현장에 투입되는 것을 막아 오고 있었다. 어제도 약 50명의 용역들이 투입 돼 건설 장비들이 현장에 투입되고 있었는데, 나이 드신 어르신 몇 분이 건강한 청년들을 막아내기에는 힘이 턱없이 부족하였다. 저녁이 될 때 까지 장비들이 현장에서 철거 되지 않았고, 공사가 곧 강행 될 것으로 보이자 어르신이 극단의 선택을 한 것이다. 
 

이번 사건은 명백히 신고리 핵발전소 건설로 인한 비극
밀양 주민들은 신고리 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직후부터 송전탑 건설 반대운동을 진행하였다. 약 10년 가까이 진행되어 온 신고리 건설 저지 운동이 실패로 돌아가고 한수원이 본격적으로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시작함과 동시에 한전이 송전탑 건설도 시작하였다. 핵발전소와 같은 대형 발전소는 대량의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로 원거리 수송을 위한 송전탑 건설이 필수적인 시설이다. 신고리 핵발전소 역시 인근에 부족한 전력을 보충하기보다 서울 및 수도권의 전력 공급을 위해 건설된 발전소로, 장거리의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이 필수적인 시설이다. 신고리 핵발전소가 그간의 핵발전소 보다 용량이 커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송전탑(765Kv) 건설이 추진되었고, 이는 신고리 건설 과정에서 송전탑 예정지 인근 주민들과는 전혀 논의되지 않은 사항이었다. 지역 주민들은 한전의 송전탑 건설 계획을 그대로 수용하길 강요당했고, 밀양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의 저항으로 송전탑 건설은 신고리 2호기의 가동을 앞둔 지금까지도 거의 추진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2007년부터 시작된 밀양 주민들의 외롭고 처절한 싸움
밀양 지역 주민들은 신고리 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직후인 2007년부터 송전탑 반대 운동을 전개하였다. 765Kv 송전탑 건설로 세워질 철탑들로 마을의 논과 밭, 산이 파헤쳐질 뿐만 아니라, 초고압 송전선로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지역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역주민들은 한전과 관련 정부기관을 찾아가 대책을 호소하고, 지역 국회의원과 청와대를 찾아가가서도 이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였다. 지역 주민들은 직접 대안을 찾아 연구소를 찾아가고 전문가를 만나는 등 송전탑을 짓지 않고서도 신고리에서 생산된 전력을 타 지역으로 전송하는 방법을 찾아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한전과 정부는 초고압 송전탑의 추진만 고입할 뿐 지역주민들의 절박한 상황과 대안 고민을 귀 담아 들으려도 하지 않았다. 한전과 밀양시는 매일 건설 장비를 현장에 투입해 공사를 강행하려 하였고, 동네 어르신들과 지역 대책위 분들은 매일 새벽 산을 오르며 송전탑 건설을 막아오고 있었다. 한전 직원과 용역깡패들에게 얻어맞기도 수십 번이고, 갖은 협박과 욕설에도 송전탑 건설을 막아온 지역주민들인데, 한전의 무리한 공사 강행이 기필코 오늘과 같은 비극을 불러오고 만 것이다. 
 

신고리-북경남 간 765Kv의 초고압 송전탑 건설을 즉각 중단하라
이번 사건은 아주 명백하게 핵산업계가 저지른 살인이다. 사전 논의도 없이 고압 송전탑 건설을 추진해 놓고, 지역주민의 반대와 대안제시에도 불구하고 폭력적으로 송전탑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명백한 살인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이 지역 주민들은 자신의 지역이 핵발전소와 대도시 사이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희생을 강요당해 왔고, 지금도 강요당하고 있다. 이치우 어르신의 죽음이 결코 헛되어서는 안 된다. 한전과 정부는 신고리-북경남 간 초고압 송전탑 건설을 즉각 중단하고, 용역을 투입한 책임자를 즉각 처벌함은 물론, 신고리 추가 건설도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정부는 전력 수요관리를 실패해 전력대란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핵발전소 건설에만 목을 메고 있다. 이를 통해 핵산업계는 막대한 이익을 얻지만, 이와 관련한 지역주민들은 삶이 파괴되고 생존권이 박탈되고 있다.

지역주민을 죽음으로 내몬 이번 사태에 대해 한국수력원자력과 정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책임자 처벌과 초고압송전탑건설 중단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치우 어르신의 명복을 빕니다.
 

  
2012년 1월 17일


반핵부산시민대책위 / 동해안탈핵연대 /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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