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3-11-04   606

[기자회견] 파병결정철회 시국농성돌입 기자회견

서울역 광장 ‘파병반대 평화캠프’ 만들어 비상시국농성 돌입

11월 15일 이라크 파병 철회 총궐기 촉구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이하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서울역에 <이라크 파병 반대 평화캠프>를 설치하고, 파병결정 철회 국민 총궐기를 호소하는 비상시국 농성에 돌입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 대표단은 11월 4일 정오 서울역 광장에서 파병철회를 위한 비상시국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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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 참석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이라크 현지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으며 국제사회는 물론 국내여론도 파병반대로 돌아서는 상황을 강조하고, 11월 17일에 있을 한미연례안보협의회에서 파병요청이 철회될 수 있도록 총력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지금 이라크는 3차 전쟁에 돌입했다. 미국은 이미 그렇게 규정하고 있다. 이라크인들이 미군들에게 격렬하게 저항하며 새로운 전쟁을 맞이한 상황에서 우리가 전투병을 파병한다면 한국군과 이라크 민중들과의 전쟁은 불가피하다”라고 말하고 “단순한 파병반대가 아니다. 파병한다면 우리군은 현실적으로 생존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천영세 민주노동당 부대표도 “노무현 정부는 노동자에 이어 이제 국민들을 이라크에 전투병을 파병하는 것으로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 이라크는 UN직원들도 철수한 상황이다. 국제직원들도 철수하는 마당에 우리국민들을 그리로 보낸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파병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기자회견을 통해 노무현정부에게 파병결정 철회를 거듭 요구했다. 정부측이 ‘최대 전투병력 10,000 명 규모로 파견할 것을 검토하던 파병인력을 2-3,000명 규모의 혼성부대로 축소해도 좋을지를 미국과 협의해 보겠다’고 밝히고 있는 것에 대해, 파병반대국민행동측은 “노무현 정부는 숫자놀음과 개념조작으로 명백하게 예견되는 현실을 숨기고 국민을 호도하려 해서는 안되며, 어떤 형태의 파병이든 이라크에 군대를 파견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2차 조사단이 이라크 현지에 파견되어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파병성격과 규모, 시기와 형태를 논의하는 것은 또다시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파병반대국민행동측은 “한국정부의 파병규모에 대한 또 다른 밀실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지금 이 시간 미국에 대표단을 파견하여 ‘한미연례안보협의회 준비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파병규모와 형태는 미국과 협의할 사항이 아니며 국민 앞에 책임지기 위해 국민과 먼저 협의할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 2차 조사단이 현지 파견되어 있는 상황이며, 지금까지 노무현정부가 국민 누구와도 파병성격과 규모, 시기와 형태에 대해 상의한 바 없는 마당에 미국 측과 파병규모를 상의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의 존엄을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라며 노무현 정부를 강력히 규탄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오는 11월 15일을 <파병결정 철회 총궐기의 날>로 선포하고, “국민의 민주적 힘과 자주 평화의 열망으로 미국의 파병압력을 막아내고 노무현 정부의 무모한 파병결정을 철회시켜나갈 것”임을 결의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단병호(민주노총), 오종렬(전국연합), 정광훈(민중연대), 정현찬(전농), 박석운(민중연대), 김기식(참여연대) 등 파병반대국민행동 대표단과 공동운영위원장이 참여했다.

파병철회를 위한 비상시국농성에 돌입하며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국민 여러분

저희는 오늘 노무현 정부의 무모한 이라크 파병이 강행되는 것을 온 몸으로 저지하기 위해 이 곳 서울역에 ‘이라크 파병 반대 평화캠프’를 설치하고 파병결정 철회 국민 총궐기를 호소하는 비상시국 농성에 돌입하였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지난 10월 18일 이라크 파병여부를 국민과 함께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당초의 약속을 뒤집고 밀실에서 독단적 파병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는 참여정부를 표방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주권과 민주주의, 그리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희생시키면서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서 우리 국민의 자존심은 물론 나라의 명예에 심대한 상처를 남겼습니다. 이라크 시민들과 국제 평화세력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파병을 선언한 한국정부와 국민을 불법전쟁을 일으킨 미 부시행정부의 행동부대로, 미군과 다름없는 약탈자로, 최소한의 윤리적 가치기준도 없는 속물국가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라크 내 반군들이 파병될 한국군에 대한 공격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있는 현실이 이라크 시민들에게 비춰진 한국의 모습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라크는 지금 미국의 불법적 점령에 강력히 저항하고 있습니다. 반군과 저항세력들이 점점 힘을 얻고 있고 공격도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미국이 이라크에 자유를 주기 위해 전쟁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약탈’을 위한 것임을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한국정부의 굴종적 태도를 비웃기라도 하듯, 너나 없이 이라크 파병을 거부하고 심지어 일부 파견되었던 병력들도 철수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파병결정 당시 내심 의지했던 파키스탄과 터어키가 파병불가를 선언했습니다. 방글라데시, 벨기에, 포르투갈, 중국 역시 파병하지 않겠다고 공표했습니다. 오로지 한국정부만이 여단급 이상의 대규모 파병을 검토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입니다. ‘나홀로 파병’로 확인되는 한국정부의 근시안적인 굴종적 외교는 또 다시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파견될 한국군에 대한 저항세력의 집중공격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국민여러분

노무현 정부가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했다면 지금 당장 파병결정을 철회해야 합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는 아직도 무모한 파병결정을 철회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최대 전투병력 10000명 규모로 파견할 것을 검토하던 파병인력을 2-3000명 규모의 혼성부대로 축소해도 좋을지를 미국과 협의해 보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이른바 혼성부대가 이라크 시민들을 위해 재건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라크 시민들은 약탈자인 점령군의 편에 서서 재건이니 평화니 하는 말장난을 하지 말고 어서 이라크를 떠나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엔본부도 철수하고 이라크 대사관직원이 협박당하는 마당에 10000명 아닌 3000명, 아니 300명의 군대를 보낸다한들 이라크 저항세력들이 환영할 리 없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숫자놀음과 개념조작으로 명백하게 예견되는 현실을 숨기고 국민을 호도하려 해서는 안됩니다. 어떤 형태의 파병이든 이라크에 군대를 파견해서는 안됩니다. 정부는 차라리 민간긴급구호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이라크의 진정한 재건을 지원해야 합니다.

정부는 지금 이 시간 미국에 대표단을 파견하여 ‘한미연례안보협의회 준비회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정부의 파병규모에 대한 또 다른 밀실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노무현 정부는 또다시 중대한 실수를 하고 있습니다. 파병규모와 형태는 미국과 협의할 사항이 아니며 국민 앞에 책임지기 위해 국민과 먼저 협의할 사항입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는 국민 누구와도 파병성격과 규모, 시기와 형태에 대해 상의한 바 없습니다. 심지어 지금 이 시간에도 정부 2차조사단이 이라크에 파견되어 있는 상황에서 노무현 정부는 미국과 파병규모를 상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또 다시 우리의 주권국가로서의 존엄을 스스로 저버리고 있는 노무현 정부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우리 국민들은 나라의 존엄과 민주주의가 시련을 겪을 때마다 세계 어느 나라 국민들도 보여주지 못한 단합된 힘을 발휘하여 왔습니다. 긴 반독재 민주화투쟁의 고비마다 국민들이 보여준 민주화 의지는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었습니다. 지난 해 촛불집회에서 표출되었던 온 국민의 뜨거운 참여열기는 대한민국의 자존과 주권을 다시 세우는 일에 우리 국민들이 하나되어 나서고 있다는 자부심을 우리 모두에게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국민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할 때입니다. 수천년 평화애호국민임을 자랑해왔던 우리가 명분 없는 침략전쟁에 앞장서서 자존과 독립을 위해 싸우는 이라크 시민들과 총부리를 맞대서야 되겠습니까? 우리의 젊은이들이 국제사회의 비난과 냉소 속에 이유도 모르고 피를 흘려야 되겠습니까? 한반도 냉전종식과 평화통일의 역사적 비전을 개척해나가야 할 대한민국 정부가 미국에서도 퇴락하고 있는 부시행정부의 협박에 굴종하여 주권의 존엄과 민주주의를 포기하는 이 언어도단의 현실을 지켜만 보시겠습니까? 전세계가 거부하는 부당한 파병압력조차 버텨내지 못하는 우리가 어떻게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전망을 열어나갈 수 있겠습니까?

국민여러분.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여 모두 떨쳐나섭시다. 11월 15일 전국 방방곡곡에서 대한민국의 주권과 자존심, 민주주의를 위해 궐기합시다. 우리 국민의 민주적 힘과 자주 평화의 열망으로 미국의 파병압력을 막아내고 노무현 정부의 무모한 파병결정을 반드시 철회시킵시다.

2003. 11. 4.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

최현주 사이버 참여연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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