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평택 주민들에게 돌을 던지는가?

“시민, 안보를 말하다”(2) – 평택 미군기지와 국가폭력에 대한 토론 후기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안보를 말하는 주체가 ‘시민’이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민, 안보를 말하다” 프로그램을 연중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토론은 작년 5월 4일 평택 대추리 폭력집압 1년을 맞아 시민들과 평택미군기지 문제에 함께 고민해 보자는 뜻에서 마련하였습니다. 아래 글은 토론의 시민패널로 참여하신 이진선씨의 후기입니다.

평택과 나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것은 평택 미군기지 문제가 대두되고 나서부터 나에게 끊임없이 던졌던 질문이다.

‘시민, 안보를 말하다’ 두 번째 시간, ‘평택 미군기지와 국가폭력’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모인 자리에서는 이런 질문 외에도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귀한 토론이었다.

작년 5월 4일 평택의 대추리가 폭력진압 된지 벌써 1년이 지났지만 사실 평택 미군기지 문제는 이미 6,7년 전부터 시작되어 왔다. 발제로 참석한 고유경 평택범대위 활동가는 평택미군기지와 관련된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설명했고 정부와 언론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내가 알고 있는 평택이 전부가 아니었다.

평택 미군기지 취재를 해 온 한겨레21 길윤형 기자도 참석해 평택 미군기지의 언론 보도 행태의 차이가 나타났던 점을 설명했다. 결국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것은 그 동안 우리들이 그리고 언론들이 평택미군기지 문제를 우리 사회의 문제로서 고민한 것이 아니라, 평택 주민들에게 그 모든 짐을 떠넘겼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국가’가 하면 그것이 폭력이든 무엇이든 괜찮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그것이 과연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일까. 개인의 희생은 국가가 요구하면 감수되어야만 하는 것일까. 이러한 시민패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또 한 가지는 운동방식의 문제이다. 분명 국가는 폭력적인 방법으로 그들의 농지를 강제수용하고 학교를 부수고 철조망을 쳤는데, 이에 주민들이 저항을 한다면 그것은 어디까지 정당화 될 수 있는가. 또한 주민들의 정당한 투쟁은 대부분 ‘불법’으로 규정되었지만 국가의 폭력은 ‘합법’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졌다. 이것 사이에서 평택 투쟁의 본질이 가려져 왔는데 운동이 정당성을 갖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더욱 깊이 있는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평택의 운동 중 특이하다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평택지킴이’의 존재이다. 토론 자리에 함께 한 평택지킴이 여름씨는 평택 미군기지가 평택 주민들의 삶의 문제로 다가왔기에 함께할 수 있었음을 고백했다. 그리고 이러한 운동 방식은 새로운 평화 운동의 방향으로 발전되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평택 대추리, 도두리는 여타 도시 지역과는 달리 어렸을 때부터 일구어 온 그들의 삶의 터전이다. 아직 공동체적 유대감이 끈끈하게 남아있는 지역이다. 이것은 어떤 물질적인 보상으로 쉽사리 대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누군가는 쉽사리 자신과 관계없는 일이기에 돌을 던질 수도 있다. 이 돌은 국가의 폭력적인 탄압일 수도 있고 개인의 무관심일 수도 있다.

현재 주민들은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지만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이젠 그 돌을 누군가 치워졌으면 좋겠다.

이진선 (참여연대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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