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이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 분노한다”

여중생 압사사건 무죄평결에 대한 방송·영화·예술인 선언

정부가 “SOFA 개정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6일에도 관련 미국 병사 무죄평결에 항의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이어졌다.

6일 오후 1시, 10여 명의 문화 예술인들이 광화문 미대사관 옆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평등한 한미 SOFA 개정과 부시 미 대통령의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여중생범대위, 자통협, 녹색연합, 참여연대 등이 주관해 진행한 129명의 방송·영화·예술인들의 서명을 바탕으로 이루어졌고, 기자회견에는 권진원, 이정렬, 이현우, 트렌스픽션(이상 가수), 김미화(방송인), 류승완, 박찬욱, 변영주, 임창제(이상 영화감독), 정진영, 최민식(이상 영화배우), 윤민석(작곡가), 이춘연(영화인회의 이사장)씨가 참석했다.

사회를 맡은 가수 권진원씨가 “월드컵 기간 동안 뜨거운 열기로 뒤덮였던 이 광화문 거리가 이제는 여중생들의 억울한 죽음을 애도하는 촛불로 뒤덮이고 있다”는 말로 시작한 기자회견에서 가수 이정렬씨와 작곡가 윤민석씨가 심미선·신효순 양의 영정을, 나머지 참석자들은 하얀 국화 한 송이를 손에 들었다.

“연예인 자격이 아닌 한 엄마의 자격으로 이 자리에 섰다”는 방송인 김미화씨는 “영화에서 정의로운 나라로만 묘사되어 왔던 미국의 정의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라며 분노를 표시한 뒤, “우리의 작은 목소리가 세계 여러 곳에 이르기에 앞서, 우리나라 정책 담당자들의 귀에 먼저 다다랐으면 좋겠다”며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영화배우 최민식씨도 “나 역시 배우의 한 사람이 아닌 화를 참지 못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불평등한 한미관계에 항의하는 목소리들이 전부터 나왔어야 했는데도, 어린 두 생명이 생명을 잃고서야 이런 목소리가 나와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죽였으면 사과해야 한다, 재판도 다시 해야 한다”며 여중생 사건을 바라보는 자신의 소신을 피력했다.

영화배우 정진영씨 또한 “분노한 시민들이 매일 광화문에 모이는 것은 군중심리가 아니다. 우리는 미국의 오만을 쉽게 잊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을 경고하는 동시에, “다시는 미국이 우리를 무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SOFA 개정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이들 문화 예술인들은 여중생 압사사건 무죄평결에 대한 선언문도 채택해 낭독했다.

영화감독 변영주씨와 가수 이현우씨가 함께 낭독한 선언문을 통해 이들은 “이제 더 이상은 안 된다. 이제 더 이상은 이 땅에서 미군의 전쟁놀음에 이 땅의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고, 우리의 소중한 아들딸들이 장갑차에 치여 죽음을 당해도 아무 말 못하고 속앓이 할 수만은 없다”며 자주국가인 우리나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불평등한 SOFA 개정, 부시 미 대통령의 공식 사과, 자발적인 평화집회 보장 등을 요구했다.






▲여중생 압사사건 관련자 무죄평결에 항의해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는 박찬욱, 류승완 감독

선언문을 낭독한 뒤에는 영화감독 박찬욱씨와 류승완씨의 삭발식이 진행됐다. 삭발식을 마친 류승완 감독은 “월드컵 때 축제 분위기에 젖어 어린 두 생명이 죽어간 사실을 몰랐다는 게 너무 미안하다. 깎은 머리야 다시 자라면 되지만, 한 번 잃어버린 자존심은 어떻게 회복한단 말인가”라며 안타까워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석자들은 회견장 바로 옆 광화문열린시민마당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들이 진행하고 있는 단식 농성장을 지지 방문해 신부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날 서명과 선언에 동참한 방송·영화·예술인들은 앞으로도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여중생살인사건 무죄평결에 분노하는 방송,영화,예술인 129인 명단

가객/ 거북이/ 권진원/ 김장훈/ 김현성/ 레이지본/ 박은옥/ 박정운/ 박진영/ 밴드바람/ 불독맨션/ 블랙홀/ 신형원/ 안치환/ 양희은/ 우리나라/ 김원중/ 우미진/ 우위영/ 유정고밴드/ 윤도현밴드/이반밴드/이상은/ 이승철/이승환/ 이은미/ 이적/ 이정렬/ 이현우/ 자전가탄풍경/ 장필순/ 전인권/ 정태춘/ 조성모/ 천지인/ 크라잉넛/ 트렌스픽션/ 한동준/ 엠시스나이퍼/ next(신해철)

(이상 가수40명)

윤민석/ 장사익 (이상 음악가2명)

김미화/ 방현주/ 손숙/ 전유성/ 최란/ 허수경/ 갈갈이삼형제(박준형,이승환,정종철) (이상 방송인9명)

권해효/ 명계남/ 문성근/ 문소리/ 정진영/ 최민식/ 추상미

(이상 영화배우 7명)

고도원/ 김상진/ 김성수/ 김윤태/ 김지운/ 류승완/ 문승욱/ 민동현/ 박찬욱/ 변영주/ 봉준호/ 여균동/ 오점균/ 윤인호/ 이무영/ 이은/ 이창동/ 이현승/ 임순례/ 임종재/ 임창재/ 정지영/ 황철민 (이상 영화감독23명)

곽용수(이디스토리 대표)/ 권영락(씨네락픽쳐스대표)/ 김광수(청년필름대표)/ 김기동(애니마포럼)/ 김노경(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사무국장)/ 김동원(한국독립영화협회이사장)/ 김상화(부산독립영화협회대표)/ 김수정(한국시네마테크협회사무차장)/ 김영신(한국독립영화협회)/ 김정석(전주독립영화협회사무국장)/ 김준양(애니메이션 칼럼리스트)/ 김화범(독립영화 집위원)/ 나기용(애니마포럼대표)/ 남태우(대구독립영화협회사무국장)/ 노재원(스튜디오 꿈틀)/ 노종윤(싸이더스이사)/ 박기호(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장/ 박규환(애니마포럼사무국장)/ 박동수(영화인회의 무차장)/ 박향자(여성영화인모임사무국장)/ 손영득(대구독립영화협회 대표)/ 송덕호(대전독립영화협회대표)/ 송승민(서울독립영화제 사무차장)/ 양기환(스크린쿼터문화연대사무국장)/ 양인화(대전독립영화협회 대표)/ 오기민(영화인회의상임집행위원)/ 우정태(대구독립영화협회 대표)/ 윤재우(애니메이션감독)/ 원승환(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유인택(한국영화제작가협회회장)/ 유창서(영화인회의 사무국장)/ 이마리오(다큐멘터리 감독)/ 이미영(다큐멘터리감독)/ 이용관(중앙대학교 영화과 교수)/ 이주훈(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터’사무국장)/ 이지연(독립영화 편집기자)/ 이진우(한국독립영화협회운영위원장)/ 이춘연(영화인협회 이사장)/ 이효인(영화평론가)/ 전승일(애니메이션감독)/ 조광희(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 조영각(서울 독립영화제집행위원장)/ 조시돈(전주독립영화협회 대표)/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집행위원장)/ 조준형(영화인회의정책실장)/ 최소원(충무로영상센터활력연구소매니저)/ 최진성(다큐멘터리 감독)/ 함주리(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차장) (이상영화인 48명)

이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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