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박근혜 대통령 방미 계획 재검토 촉구

박근혜 대통령 방미 계획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
2015. 6. 10. 박근혜 대통령 방미 계획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 ⓒ 참여연대 

 

박근혜 대통령 방미 계획에 대한 한국 시민사회단체 공동기자회견

한미 양국은 방미 계획 재검토하고 대북정책 전환에 착수하라

 

일시 및 장소: 2015년 6월 10일(수)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

 

오는 14일부터 5일간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두고 국민적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메르스 사태를 해결하고 6.15를 기회로 삼아 남북관계 정상화에 역량을 집중시켜야 할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방미를 강행하겠다는 무책임한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더욱이 한미 양국이 한미관계, 대북정책, 대일정책 공조 등 우려를 낳고 있는 사안에 관해 반성과 변화의 준비 없이 회담에 임한다면 이는 한미일군사동맹 강화와 대북압박으로 이어져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키게 될 것입니다.
 
이에 시민평화포럼, 참여연대, 평화네트워크, 한국여성단체연합, 흥사단 등 22개 시민사회단체들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과거사 관련 미․일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박근혜 정부의 방미 취소․연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10일(수)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개최했습니다.

 

각계 발언을 통해 이부영 민주평화복지포럼 상임의장과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메르스 사태와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 15주년과 겹친 현 시점에 방미를 강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 한국 정부는 대북정책을 전환하고, ▲ 한미 양국이 사드배치, 일본 과거사 왜곡 등의 문제 해결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회견 직후 발표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연기 결정에 시민사회는 환영의 의사를 표하며, 향후 메르스 사태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에 만전을 기할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 공동성명 영문 보러가기

 

박근혜 대통령 방미 계획에 대한 한국 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
– 한미 양국은 방미 계획 재검토하고 대북정책 전환에 착수하라

박근혜 대통령이 6월 14일부터 19일까지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시점과 방미 기간 중 한미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정책 방향에 대해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국가적 위기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방미를 강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더구나 박 대통령의 방미는 남북관계에 전환기적 이정표를 세운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 15주년과 겹친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 중요한 역사적 계기를 남북관계 정상화의 기회로 만들어나가라는 내외의 요구를 뿌리치고 미국 방문을 강행하는 것은 남북관계 개선보다 대북압박과 제재를 지속하겠다는 고집으로 이해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이고 미국 정부 역시 이번 한미정상회담 계획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지금은 메르스 사태로 인한 한국의 국가적 위기 대처에 총력을 기울이고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또한 최근 한미관계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지난 4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 기간에 일본의 과거사 왜곡과 우경화에 손을 들어주면서 한국에겐 ‘과거를 잊고 미래로 가자’는 일방적인 요구만을 강요하였다. 게다가 존 케리 국무장관 등 고위급 관료들이 잇따라 ‘사드 한국 배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한반도가 강대국의 대리 전쟁터가 될 지도 모른다는 한국민의 우려를 크게 자극하였다. 더구나 최근에는 치명적 생물무기인 탄저균을 한국에 사전 통보도 없이 오산공군기지에 반입해 비밀리에 실험했다는 사실까지 밝혀졌다.

 정의를 앞세우는 미국이 일본의 역사 왜곡에 동참하는 것은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자 하는 한국민들의 염원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일본 정부의 그릇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는 데 동참해야 한다.

 또한 한반도 긴장과 동북아 군비경쟁을 격화시킬 수 있는 사드 배치를 더 이상 언급하거나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생물무기금지협약(BWC) 가입국으로서 한국에 탄저균 등 독성 세균을 반입한 사실을 정확히 공개하고 한국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특히 독성 세균의 해외 이전 중단은 물론이고 자체적인 생물무기 프로그램도 즉각 폐기해야 한다.

미국은 적성국가에게는 엄격한 국제 규범의 잣대를 들이밀면서 스스로는 국제 규범을 무시하는 행태를 중지해야 한다. 이러한 미국의 이중 잣대야말로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에 큰 걸림돌이라는 점을 미국은 정확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전략적 인내’로 대표되는 한미 양국의 대북정책을 적극적 대화와 협상의 방향으로 전환할 것을 강력히 호소한다. 주지하다시피, 한반도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광복 70년이 되는 오늘날까지 ‘전쟁이 끝나지 않은’ 유일한 분단국이다. 한반도 문제 해결의 첩경은 무엇보다 한반도 전쟁상태를 종식하고 협력적 남북관계로 전환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한미 양국은 조속히 중국, 북한 등 한국전쟁의 교전당사국들과 함께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협상을 즉각 개시해야 한다. 아울러 대결과 압박의 대북정책을 평화와 협력의 방향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한반도 핵문제도 이 과정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제2차 대전 전승국인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이 남겨놓은 마지막 숙제인 한반도의 전쟁상태를 종결해야 할 책임을 지니고 있다. 또한 한국민이 겪고 있는 분단의 고통이 7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것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는 진지한 성찰과 함께 근본적으로 새로운 접근을 추구해나가야 한다.

한미 양국이 이와 관련한 진정한 변화의 준비가 이루어진다면, 그때 비로소 한미정상회담을 추진해도 전혀 늦지 않을 것이다.

 
2015년 6월 10일

고양평화누리, 남북평화재단, 대전평화여성회,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생명평화연대, 시민평화포럼,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참여연대, 통일맞이, 평화네트워크,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평화재향군인회,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평택평화센터,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진보연대, 한국YMCA전국연맹, 흥사단 (이상 22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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