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9-06-12   1543

[2009 아프간 모니터⑦] 미군 증파할수록 더 많아지는 아프간 사망자 수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바로 미군에 의해 민간인이 사망하는 사건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 이는 미군이 아프간에서 경험하는 주요 딜레마 중 하나이다. 즉 미군이 증파되면 될수록 사망자수 집계는 계속 올라가는 것이다.
 
지난 9일 알자지라는 아프가니스탄 북동쪽 쿤다르 지방에서 한 미군이 사람들이 밀집돼 있는 곳에 수류탄을 던져 최소 어린 아이 1명이 사망하고 49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사상자들을 응급 처치한 병원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환자 대부분이 어린이들이며, 일부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고 했다. 그러나 막상 미군 측은 파편 조각이 러시아제이기 때문에 지난 구소련 점령 때 남겨진 폭탄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아프간 민간인들은 미군이 던지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사람들이 수십 명이라고 미군 측 입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11일에도 미군이 Ghor 지역에서 탈레반을 공격하던 도중, 10명의 민간인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망자 중 6명은 어린이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도 처음에는 미군 측이 탈레반이 조작한 사고라고 말하는 바람에 아프간인들의 비난을 샀다.

이처럼 최근 미군과 나토군은 탈레반과의 전쟁에서 조금이라도 자신들의 실수를 줄이고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민간인 사망자수를 줄이는 일이 종종 생겼다. 이런 행동은 아프간인들이 현 정부와 외국군 주둔에 대한 불만을 고조시키는 직접적 요인이 되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분석했다.  

기사 출처
http://news.antiwar.com/2009/06/11/us-says-investigating-reports-of-afghan-civilians-killed-in-wednesday-air-strike/



앞서 6월 4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는 미군의 공습으로 140명에 가까운 민간인이 사망했던 대형 사고에 대한 청문회가 있었다. 맥크리스털 장교는 이 자리에서 당시 미군의 심각한 실수가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미 전투기 한 대가 탈레반군을 공격한 뒤 다시 그 쪽으로 돌아와  재승인 없이 또 공습을 했다는 것이다. 그 때는 이미 탈레반들이 현장에서 다 빠져나간 뒤였다. 결국 미군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던 입장이 180도 바뀌게 되었다. 이와 함께 사건 발생 후, 미군이 사망자수를 줄여서 발표한 사실도 인정됐다.


맥크리스털 장교는 이 외에도 “합법적 위협이 닥쳤을 때 일부 군인들이 정해진 규칙에 따르지 않고 위협에 대처하는 예들이 있다”고 진술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의 성공 척도는 ‘탈레반을 몇 명이나 죽였는가’ 가 아니라 ‘폭력으로부터 아프간인들을 몇 명이나 보호했는가’가 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기사 출처
http://www.nytimes.com/2009/06/03/world/asia/03military.html?r=1&scp=6&sq=Afghan&st=cse



2001년 이래 최대 혼돈스러운 아프간

한편, 지난 9일 중동과 중앙아시아 미군을 지휘하고 있는 데이비드 페트라우스 사령관은 워싱턴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2001년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폭력이 최고 수준이라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지난 주가 아프간 내 무력 공격 횟수가 최고조에 달했으며, 이런 상황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아프간에서 발생한 탈레반의 군사공격 수는 5,222건이라고 집계되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3,283건에 비해 무려 59%가 늘어난 것이다. 지난 패트라우스 사령관은 지난 한 주 발생한 탈레반의 도발은 무려 400회나 발생해 지난 2004년 1월 이후 최대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중동 전문가들은 올해 아프간 내 폭력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나토와 아프간 정부군의 군사작전 강도가 높아진 것에 따른다고 진단하고 있다. 또한 이로 인한 미군 사상자수가 크게 증가할 우려가 있고, 그럴 경우 2010년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 의회의 아프간 증파 정책에 대한 지지도가 추락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기사 출처 http://english.aljazeera.net/news/asia/2009/06/2009611235940841994.html


1980년대 구소련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엄청난 만행들을 저질렀다. 그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구소련군은 일부 아프가니스탄의 군벌들과 싸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민의 저항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는 구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패배한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여러 군벌 중 하나인 탈레반과 교전을 벌이고 있고, 또한 드러내놓고 잔인하게 민간인을 다루지 않는다는 점에서 80년대 구소련 점령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하지만 미군과 나토군에 의한 민간인 살해가 자꾸 발생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지지 않으려 한다면, 아프간인들의 적개심은 날이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과 경계지역에서 미군은 군사작전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고, 급기야 이로 인해 발생한 파키스탄 난민수가 파키스탄 역사상 가장 높은 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반면 이런 대대적인 군사작전에 소모되는 재정적 지원과는 다르게 파키스탄 난민들을 위한 행정적 인도적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이들 국가들이 벌이는 군사작전이 국가 폭력으로 이어져 결국 국민들의 생존권과 인권을 심각하게 훼손시키게 된 것이다.
 
맥크리스탈 장교의 생각처럼, 탈레반이 얼마나 죽었냐가 아니라 얼마나 민간인들이 보호받고 있느냐에 이른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의 상황은 오바마 행정부가 아프간 병력 증파로는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작성자 _ 지은(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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