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9-11-10   1791

아프가니스탄 재파병을 반대하는 한국 평화활동가 성명

지난 11월 5일~7일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DMZ평화생명동산 교육마을’에서 개최된 ‘2009 한국 평화활동가 대회’에 참가한 전국의 평화활동가들은 최근 아프가니스탄 PRT(지역재건팀) 확대파견 및 이를 보호하는 경계병을 파병하겠다는 정부의 아프간 재파병 결정을 단호히 반대하며, 다음과 같이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재파병을 반대하는 한국 평화활동가 성명


지난 30일, 정부는 아프간에 PRT(지역재건팀)를 130명 이상 확대파견하고, 특전사로 구성된 경계병력 300명 이상을 파병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정부의 재파병 방침은 2년 전 아프간에서 완전히 철군하기로 했던, 국제적으로 그리고 국민과 했던 약속을 완전히 파기하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이 대테러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아프간에서 벌여온 전쟁과 점령 정책에 편승하여 군대를 파병을 했다가 아프간의 평화 정착에는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한 채 현지 무장 갈등에 휘말려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런데도 철군한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또 다시 아프간에 군사적 개입을 하겠다고 발표하는 정부의 결정에 커다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정부가 확대파견하려는 PRT는 점령군 주도의 민사활동을 일컫는 것이다. 그러나 PRT가 아프간 재건과 안정화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제대로 검증된 바는 전혀 없다. 오히려 아프간 시민사회는 군이 주도하는 지역 개발 사업들이 그 군대를 이끄는 개별 국가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단발적․단기적으로 추진되는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PRT는 또한 국제 NGO들로부터 인도적 지원 활동가와 PRT 요원들과의 구분이 모호해져, 인도지원 활동의 중립성과 신뢰기반을 의심받는 등 아프간 개발과 인도적 지원에 유효한 방법이 아니라는 비판에 직면해 왔다. 무장 갈등으로 인해 고통을 겪는 아프간인들에게 군이 주도하는 PRT 활동은 자칫 그들이 그나마 접근할 수 있는 국제적 원조활동에 장애가 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오늘날 아프간은 다국적군이 점령한 지 8년이 넘었지만, 정치군사적 불안정이 더욱 심화되고, 아프간인들의 삶 또한 점점 피폐해지고 있다. 부패와 비리로 가득 찬 카르자이 정부의 모습은 전쟁을 통해 민주주의와 인권을 이식한다는 발상이 현실에서 얼마나 취약한 것인지 잘 말해주고 있다.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의 갈등종식을 위해 더 많은 군대를 보내고 나아가 아프간을 넘어 파키스탄으로까지 전쟁을 확대하는 것이 해법이라는 생각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이 갈등으로 인해 이유 없이 폭격당하고 감금당하며 자신이 살던 터전에서 쫓겨나 헐벗고 굶주리는 무고한 주민들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전쟁이 아닌, 파병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우리정부가 아프간의 고통을 빌미로 한 부도덕한 이익을 기대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우리는 우리 정부가 국민 대다수의 평화적 의지에 반하여 한국군을 파견하는데 동의할 수 없다. 우리는 미국이 아프간에서 8년 동안 일어난 모든 갈등의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죽음과 파멸을 부르는 아프간 전쟁과 점령이 하루 빨리 끝나고 진정한 평화가 찾아오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이에 여기에 모인 한국의 평화활동가들은 미국의 아프간 전쟁과 점령이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촉구하며, 또 다시 아프간의 수렁에 발을 담그려는 정부의 아프간 재파병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 정부는 재파병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


2009. 11. 7. ‘2009 한국 평화활동가 대회’ 참가자  일동
강원도 인제군 DMZ평화생명동산 교육마을
PDe2009111010-peaceactivists.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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