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8-12-26   736

[2008 아프간 모니터⑦] 폭탄 떨어뜨려도 대테러전 승리 못해

파키스탄 국경 지대의 긴장은 어느 정도 잦아든 모양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아프간으로의 병력 집중’과 ‘신속한 사태 해결’을 당선 전부터 강조해 온 만큼, 아프간의 정세가 급격히 변화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멀린 미 합참의장, 아프간 병력 증파 의사 밝혀

지난 20일 아프간을 방문중인 마이클 멀린 합참의장은 “늦어도 내년 초여름까지 아프가니스탄에 3만 여명의 병력을 추가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기에 현 병력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판단에서다.)

오바마 당선자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아프간에 초점을 두겠다고 대선 공약을 내걸었다. 멀린 합참의장의 이번 발표는 오바마 정부의 의지를 적극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에 주둔하는미군은 현재 국제안보지원군을 합쳐 총 3만 1,000명이 주둔하고 있다.

 

다시 부각되는 한국 정부 ‘역할론’

지난 8월 부시 대통령이 직접 ‘아프간 재파병’을 우회적으로 언급하면서 관련 논의는 주목받기 시작했다. 미국의 파병요청은 정부의 파병 결정에 중요한 명분이 된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8월 이후 지속적으로 “공식 요청을 받은 바 없다”는 대답만을 내놓았다.

[동아일보]는 이와 관련하여 이미 미국이 한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아프가니스탄 재파병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812230137) 관련 기사는 국내 언론사 뿐 아니라 해외 언론사까지 인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4일 자이툰 부대를 아프가니스탄으로 보내달라고 한국 정부에 구두 요청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23일 외교부는 문태영 대변인의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와 같은 보도를 단호하게 부인했다. “현재로서는 (재파병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이 브리핑에서 “이것은 국방부에서 발표를 해야 하는 사항”이라며 “저희 입장으로서는 아프가니스탄 평화재건을 위한 국제사회노력에 앞으로 동참할 예정” 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파병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애매한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모호한 해명은 ‘현재’ 재파병을 검토하고 있지 않더라도 전격적 재파병의 가능성이 열려있음을 의미한다.

 

* 참고  아프간에 주둔하는 나토의 국제안보지원군(ISAF) 병력 현황
(2008년 12월 1일자 기준)
                                                              – 총 41개국 아프간 파병
                                                              – ISAF 총 병력은 총 51, 350명
                                                              – 총 26개 지방재건팀 활동 중

 

 

국가 병력 수 국가 병력 수
알바니아 140 요르단 0
호주 1,090 라트비아 70
오스트리아 1 리투아니아 200
아제르바이젠 45 룩셈부르크 9
벨기에 400 네덜란드 1,770
불가리아 460 뉴질랜드 150
캐나다 2,750 노르웨이 455
크로아티아 300 폴란드 1,130
체코 공화국 415 포르투갈 70
덴마크 700 루마니아 740
에스토니아 130 싱가포르 0
핀란드 80 슬로바키아 180
프랑스 2,785 슬로베니아 70
그루지야 1 스페인 780
독일 3,600 스웨덴 400
그리스 130 구유고슬라비아  135
헝가리 240 터키 860
아이슬란드 8 우크라이나 10
아일랜드 7 아랍 에미리트 0
이탈리아 2,350 영국 8,745
미국 19,950
   51350명

 

다국적군 군사작전으로 사망한 민간인수 크게 증가

한편, 2008년 12월 25일자 AFP에 따르면, 올해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사망자 1800명 중에서 1/4이상이 다국적군의 대테러전 공습에 의한 것이라고 밝혀져  아프간 사람들의 분노를 크게 자아내고 있다. 이 날 아프가니스탄 독립인권위원회는 유엔의 통계를 인용해 올해 10개월 기간 중 사망한 1,798명은 모두 탈레반이 이끄는 저항세력과 연관된 각종 군사작전 중에 사망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민간인 사망사 중 25%가 공습에 의한 것이며 63%는 친정부군(Pro-Government Forces)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 외 올해 10개월 동안 탈레반이 이끄는 무장세력과 연관된 군사행동들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2007년에 비해 41%나 높게 나왔다고 했다.  

 

 

아프간 독립인권위는 바로 이러한 사상자 발생이 아프간 사람들로 하여금 아프간 정부군과 다국적군으로부터 돌아서게 만드는 핵심적인 이유가 되었다고 지적하며, 민간인을 표적으로 하는 일부 행위들은 명백히 국제인권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프간 전황이 이렇다보니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과 같은 남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의 차기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우려가 높다. 특히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아프가니스탄 지역에서의 전쟁에 주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여온 반면,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은 자국에서 벌어지는 미군의 공습을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독립미디어 'Democracy Now'에서는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의 연설 일부를 아래와 같이 인용해 놓고 있다.

 "우리의 요구는 대테러리즘  군사전략을 수정하라는 것이다. 즉 대테러전이 아프간 지역은 물론  인근지역에서도 벌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테러리즘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나는 민간인 사상자가 더 이상 우리 나라에서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아프가니스탄에 폭탄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는 결코 대테러전에서 승리할 수 없다. 이것이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할 기본적인 요구 중 하나이다. " –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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