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3-04-03   547

“반전평화운동, 국민의 책무입니다”

‘반전평화를 위한 비상국민회의’ 첫 소집·각계각층 평화운동 제안

▲ 우리의 평화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반전평화운동의 확산을 위해 마련된 비상국민회의가 첫 모임을 가졌다.

여성, 학계, 종교 등 각 분야 원로들이 제안한 바 있는(관련기사 3월 31일) ‘반전평화를 위한 비상국민회의’ 첫 소집이 이뤄졌다. 회의 참가를 희망한 442명의 각계 인사들 중 100여 명은 3일 오전 10시 30분 프레스센터에 모여 이라크 전쟁중단과 한반도 평화보장, 한국군 파병철회를 위한 범국민적인 평화운동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특히 각 분야 참가자들은 구체적인 평화운동 방안을 제안하는 한편, 반전평화를 위한 국민행동지침을 공동으로 채택, 발표했다.

▲ 도정일 교수
참가자들의 추천으로 의장에 선임된 참여연대 박상증 공동대표와 손호철(민교협 공동의장) 서강대 교수가 진행한 이날 회의에서 도정일(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상임대표) 경희대 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파병동의안의 국회통과를 두고 “부도덕하고, 부끄럽고, 어리석은 일”이라고 개탄했다. 도 교수는 “전쟁에 반대하고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세력들을 규탄하기 위해 대한민국 국민들이 소집되어야 한다”며 “후손들에게 우리가 전쟁을 반대했다는 것을 꼭 알려야 할 책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전평화를 위한 국민행동지침 채택

이어 국제적인 환경단체인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 리카르도 나바로 국제본부 의장은 이날 유일한 외국인으로 참석, 연대사를 통해 “이라크 전쟁은 미국의 군수산업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며 비난하고, 한국군 파병에 대해서도 “우리들의 평화염원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남북한 문제 역시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 리카르도 나바로 국제본부 의장이 이날 회의에 앞서 연대사를 하고 있는 모습

반전평화를 위한 국민행동 지침

1. 전쟁을 중단시키고 평화로운 지구를 실현하기 위한 지구적 시민행동의 날(4월 12일) 전국 동시다발 집회에 다 함께 참여합시다.

2. 이라크전 중단과 한국군 파병반대, 한반도 평화실현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합시다.

3. 정부와 국회를 향해 전쟁중단을 위한 유엔긴급총회 소집에 나서도록 촉구합시다.

4. 이라크 난민 지원을 위한 구호기금 모금운동에 동참합시다.

5. 가가호호, 방방곡곡, 사이버 공간에 반전평화 상징물을 게시 부착, 착용합시다.

6. 청와대와 정부에 반전평화 이 메일 보내기, 우편엽서 보내기 운동을 전개합시다.

7. 미국의 일방주의적 침공에 대한 항의로 맥도날드, 코카콜라 등을 사먹지 맙시다.

이날 회의에서는 공동으로 채택한 행동지침 외에 참가자들의 각 분야별 계획이 제안되었다. 이 중에는 평화의 깃발을 만들자는 제안에서부터 파병에 찬성한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주민소화운동 제안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또한 강정구(동국대 사회학과)교수가 국민행동 지침에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한반도 군사력증강 중단 촉구 등을 포함한 문구첨가를 즉석제안한데 대해 찬반논의가 분분하기도 했다. 시간상의 제약으로 이 사안은 추후 구체적이고 신중한 논의를 거쳐 결론을 내기로 한 것으로 마무리지어졌다.

이날 회의에서 채택된 국민행동과 각 분야 제안들에 대해 손호철 교수는 “다양한 부문의 실무자들과 여러 가지를 논의하면서 실천할 수 있는 최소공배수를 모아냈다”며 이번 반전평화운동이 대중적인 국민운동임을 확인시켰다.

▲이날 참가자 전원은 왼쪽 가슴에 “전쟁중단”과 “파병반대”가 적힌 비둘기모양의 카드를 착용하고 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제안된 각 분야별 대강의 계획 중 간추린 내용은 다음과 같다.(괄호안은 이날 제안자)

◇여성(정현백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현재 벌이고 있는 이라크 여성과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모금운동을 통해 모아진 성금을 안전하게 전달할 수 방법을 고민중이다. 특히 UN헌장 377조에 따라 UN긴급총회를 소집, 불법적인 전쟁 중단을 요구하기 위한 국제연대를 강화하는 한편, 준비 중인 5월 24일 세계여성군축의 날을 기해 평화운동을 확산시켜나갈 예정이다. 북핵 문제 역시 남북여성통일대회와 같은 자리를 빌어 해결의 발판을 마련하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문화(강내희 문화연대 집행위원장)=대중참여를 위해 다양한 행사위주의 활동을 벌여나갈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오는 11, 12일 중 반전평화를 위한 콘서트를 비롯, 반전평화 엽서쓰기 및 전시회, 설치미술가들이 벌이는 걸개그림전 등이 계획되어 있다.

◇학계(조희연 학술단체연합 상임공동대표, 성공회대 교수)=2일 서울대의 동맹휴업을 시작으로 반전평화의 달로 지정한 4월 동안 타대학들의 휴업이 이어질 분위기다. 교내에서 반전평화수업을 통해 토론의 활성화를 이끌어내는 동시에 명동성당에 설치된 반전평화캠프에서 ‘반전평화 임시대학’을 운영, 노상수업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다.

이밖에 이라크 구호활동(의료·보건 단체), 파병안에 찬성한 국회의원들에 대한 주민소환운동(민주노총), 이라크 ‘인간방패’합류(민변), 평화통일 청년대표자회의(청년) 등의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이날 참석자들의 제안에 따라 ‘국제반전평화범국민 공동행동의 날’로 개칭될 수도 있는 ‘지구적 시민행동의 날(가칭)’은 12일 대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회의를 마친후 참가자들은 프레스 센터에서 미국 대사관 앞까지 행진을 벌였다.

김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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