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기타(pd) 2007-07-25   1339

“칙칙폭폭, 평화열차를 타고 분단을 넘어요”

[7월 평화의 달] 평화열차 타기 행사를 다녀와서

날씨도 화창했던 7월 22일 많은 단체들이 서울역에 모였다. 임진각으로 떠나는 평화열차를 타기 위해서였다. 모두 들뜬 얼굴로 열차를 탔다. 가족끼리 또는 연인끼리, 단체끼리 정말 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이런 좋은 행사가 있어서 가족이 모두 왔어요. 애들이 너무 좋아해요.”

“학생 때로 돌아간 기분이에요. 정말 신나는데요.”

아직 어린 꼬마들부터 할머니까지 웃음이 떠나지 않았고 나도 들뜬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참가자들은 파병반대와 환경보호 등의 내용이 담긴 노래를 직접 만들어 부르면서 서로 삶은 계란을 나누어 먹었다. 또 평화의 오작교에 붙일 종이학을 접었다. 하나하나 접으면서 평화를 위한 소망을 하나씩 접어 넣는 것 같았다.

“평화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평화의 화는 벼 화자에 입 구자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밥을 싸우지 않고 서로 나눠 먹는 것, 그게 평화 아닐까요?”

웃음이 끊이지 않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열차는 임진각을 향해 빠르게 달려갔다. 즐겁게 가다보니 어느새 도착해 자리를 잡고 주변을 돌아보았다. 임진강이 유유히 흐르고 철조망과 기찻길을 보니 북한과 가까이 있구나 하는 것이 느껴졌다. 옆에 서계신 할아버지는 말없이 북쪽을 바라보시고 계셨다.

“통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 아냐, 당연히 해야 하는 거야.”

단체별로 행사를 준비했다. 우리는 ‘도전! 피스벨을 퀴즈대회’ 라는 행사를 시작했다. 평화를 기원하는 행사인 만큼 평화에 관한 남북문제와, 이라크, 팔레스타인 전쟁, 파병 등의 문제를 함께 풀어보았다. 최후의 1인으로 남은 우승자는 이런 말을 했다.

“요즘은 매체가 전쟁을 미화하고, 승자를 영웅시하고 있어요. 그래서 청소년들이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무기에 열광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전쟁의 잔혹성과 결코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피스벨 퀴즈대회를 마치고 모두모여 ‘평화열차타고 분단을 넘자’라는 문구를 만들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 글씨를 만들고 꾸몄다. 보드에 기차도 그리고, 웃는 얼굴도 그리면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어린이들을 보니 정말 기차를 타고 평양도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이들은 어떤 생각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기차를 타고 오면서 접은 종이학을 한반도 지도에 꼼꼼히 붙이고, 예쁘게 꾸민 글씨도 붙여보니 각각의 개성으로 만들어진 큰 문구가 완성 됐다. ‘평화열차타고 분단을 넘자…’ 뭔가 뭉클한 기분이 들었다. 이것을 들고 각 단체가 모여 있는 ‘임진강 평화문화제’를 하러 갔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흘러나오고 노래패의 노래와, 율동 등으로 점점 열기가 뜨거워졌고, 새끼로 꼰 소지를 태우고 열차놀이를 시작했다. 많은 인원이 모여 서로에 어깨에 손을 얹고 길게 이어 달려가는 열차놀이에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아버지도, 춤을 추고 있던 학생도, 엄마 손을 잡고 있던 어린아이들까지 모두 하나가 되어 긴 열차를 만들었다. 터널도 만들고, 소리 지르며 달려가면서 모두가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모두가 친구가 되고, 같은 마음을 가지고 달릴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기차에서는 막걸리를 나누어 마시며 ‘경의선타고’를 불렀다. 한사람으로 시작된 노래는 어느새 모두가 부르고 있었고, 모두가 소절을 반복하면서 아쉬움을 달래며 돌아왔다. 피곤했겠지만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채 가족들의 손을 잡으며 열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보니 나도 뿌듯했고, 다음엔 더 많은 사람들과 통일과 평화를 위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내가 생각하는 평화는 이거다.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 나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것.

통일은 꼭 돼야 한다. 원래 우리는 하나였으니까!

김보라 (참여연대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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