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한반도 평화 2005-08-19   1072

[8·15민족대축전] 폐막식 및 남북여자축구 “남남북녀가 맞는 얘기구만!”

17일 참관행사 및 북측대표단 환송 “다음에 또 만나요!”

겨레말 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 보고회의-“겨레말의 분단이 겨레말의 통일로”

오천년 민족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문화유산인 겨레의 말과 글을 통일된 민족어로 집대성하는 작업이 들어갔다. 지난 1989년 故 문익환 목사의 제안으로 제기된 ‘통일국어대사전’이 남북의 합의로 ‘겨레말 큰사전’으로 명칭을 확정하고 올해 2월 금강산에서 남북공동편찬위원회가 결성되었다.

그리고 8.15민족대축전 행사에서 남북해외의 대표단들이 참여한 가운데 겨레말 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 보고회의가 열렸다.

고은 겨레말큰사전 편찬위 남측 상임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우리의 지속적인 만남이 쌓여가는 동안 겨레말의 분단이 겨레말의 통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고 밝히면서 겨레말 큰 사전 공동 편찬사업 진행과 관련, “우리민족의 하나의 뜻을 실현하는 가장 원천적인 행위”라고 규정했다.

리충복 615북측준비위 부위원장은 “외세에 의하며 강요된 분열로 생긴 언어적 차이를 극복하며 우리 민족의 슬기와 재능이 폐현된 고귀한 민족어 유산을 전면적으로 조사발굴하

여 통일사전에 고착시키는 것은 6.15통일시대가 제기하는 중요한 역사적 과제”라며 “이것은 온 겨레의 절절한 염원이며 우리 민족의 통일운동사에 빛나게 아로새겨질 성스러운 애국위업”이라고 주장했다.

홍윤표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위 남측위원장은 “우리가 이 자리에서 하나의 민족을 확인한 것”을 서두로 꺼내면서 “이는 통일을 향해 같은 생각도 같은 민족이기 때문”이라고

밝히면서 겨레말큰사전 편찬방향에 대해서 ▲민족의 유산 총 망라 ▲엄정한 고증 ▲각도의 방언 용례를 올릴 것 ▲시대발전에 맞게 전자사전화 ▲30만개 이상 어휘를 담을 것이

라고 밝혔다.

홍 위원장은 “겨레말큰사전 편찬은 남과 북의 모든 역량을 결집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기에 “다음 대회는 보고대회가 아닌 출판기념회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참가자들에게 당

부했다.

한편, 남북이 합의한 겨레말큰사전의 공동편찬 요강을 살펴보면 사전의 성격과 관련, ▲민족어 유산을 조사발굴해 총집대성 ▲남북이 공동으로 합의해결한 통일지향적 ▲공동

언어를 먼저 올리고, 차이 나는 것은 남북 합의하에 단일화 ▲정보사전 동시 발행등을 밝히고 있다.

폐막식 및 여자통일축구경기 – “남남북녀가 맞는 얘기구만!”

고양종합운동장을 찾은 1만8천여명의 관중들은 폐막식과 함께 진행된 여자통일축구경기에서 북측이 2대0으로 승리하자, “이거 남남북녀가 맞는 얘기구만!”하며 큰웃음을 지어보였다.

폐막식 사전행사로 가수 이선희와 난타공연이 펼쳐져 관객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오후 5시경 남북해외대표단과 주석단이 입장하고 폐막식이 시작되었다. 폐막식은 남측준비위 김숙임 공동대표, 북측준비위 종교인분과 위원, 해외준비위 김현환 위원 등 3인의 공동사회로 진행되었다.

폐막연설을 시작한 북측 김정호 부위원장은 “외부의 어떤 간섭도 없이 온 겨레가 힘을 모아 대축전을 성공적으로 치러 낸 것처럼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통일의 성공탑을 쌓아가자”며 “우리민족끼리의 실천구호는 민족공조이며, 민족공조는 곧 평화이다. 민족을 황폐화하는 전쟁의 근원을 완전히 들어내고 나라의 자주적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통일성업에 한사람같이 떨쳐 나서자.”고 말했다.

해외측 김수식 평통협(재일)회장은 “통일을 막연한 염원이나 앞날의 희망으로만이 아니라 현실로 내다보는 시대가 된 것은 6.15공동선언 덕분이다”며 “축전이 막을 내리게 되어 제각기 지역으로 가지만 이것을 아쉬운 이별이 아니라 6.15공동선언을 실천하여 자주통일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놓기 위한 거족적 대행진의 출발로 삼자”고 강조했다.

남측준비위원회 법장 명예대표는 “해방 후 외세에 의해 분단이 되었던 민족사의 비극을 대축전을 통해 청산하고, 자주와 평화, 화해와 단합을 실현하려는 겨레의 의지를 뚜렷이 과시했다”며 “대축전이 막을 내리지만 백두와 한라의 불꽃이 만나 타올랐던 자주, 평화, 통일의 의지는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며, 서로에게 쌓았던 신뢰와 교감은 실천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훨씬 더 가까워진 길에서 다시 만나자”고 화답했다.

3인 대표의 폐막연설 후 북측준비위 안경호 위원장의 폐막사 낭독이 있었다.

안위원장은 “이번 대축전은 내외의 커다란 관심과 기대속에 온 겨레의 열렬한 지지성원속에 성과적으로 개최되었고, 6.15공동선언의 특출한 민족사적 의의를 재확인했고 우리 민족끼리 단합과 통일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려는 7천만의 의지를 힘 있게 과시했다. 또한 축전을 위해 모든 성의와 정성을 다한 남측준비위에게 감사하고 축전에 참가한 모든분들에게도 깊은 사의를 표한다”며 “대축전의 성과를 바탕으로 뜻 깊은 올해 조국통일운동의 새로운 전환이 일어나리라 확신한다”며 폐막을 선언했다.

폐막선언이 끝난 후 통일기 하강식과 성화소화식을 진행됐으며 오후6시 20분경 여자통일축구경기가 시작되었다. 전반 7분 북측은 선제골로 1대0으로 앞선가운데 전반전을 마치고 가수 안치환의 ‘광야에서’,’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의 노래공연이 이어졌다.

후반전에서 북측 선수들이 한골을 더 추가하여 경기는 2대0으로 북측이 승리했다. 남자축구는 남측이 승리하고 여자축구는 북측이 승리한 이유인지 관객들 곳곳에선 “남남북녀가 맞긴 맞구나!”라는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후반전이 끝난 후 평화의 비둘기 815마리가 고양경기장을 날라다녔으며 화면을 통해 대축전 그동안의 영상기록이 보여졌다. 영상상영 후 가수 이안의 공연과 700발 폭죽터뜨리기가 진행되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815 민족대축전 환송연회 –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음 만남을 기약

폐막식이 끝난 킨텍스 3층 그랜드볼룸에서 남북해외대표단 9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9시20분경 환송연회가 시작되었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환송사를 통해 “우리는 다시 만날 것이다.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환송의 인사를 드린다. 우리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민족통일이 되는 그날까지 만나서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자”며 “이번 815민족대축전이 민족통일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해찬 총리의 건배제의에 이어 “우리는 하나다” 선창아래 참가자 모두 큰목소리로 화답하며 잔을 부딪쳤다.

또한 남측준비위 박용길 명예대표는 “이번 8.15 민족대축전에서 이땅에서 터져나오는 통일의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가 실감했으며 군사적 긴장등이 간단한 문제는 아니지만 6.15공동선언이 밝혀놓은 길따라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통일의 그날까지 건승하길 기원한다”고 환송사를 했다.

북측준비위 성자립 부위원장은 “올 6.15대축전에서 민족통일선언을 채택한데 이어 8.15대축전에서 공동호소문을 발표했다. 역사적인 이 두 발표야말로 통일의 길에 내세운 한쌍의 훌륭한 선남, 선녀이다”며 “이제는 통일만 걱정하는 우국지사로 살 것이 아니라 통일을 위해 작은 땀방울이라도 바치며 살아가자. 통일강성대국에 살아갈 그날을 위해 여러분의 건강을 위해 잔을 들자”며 답사 후 축배를 제안했다.

다음으로 해외측 장진민 대양주준비위원장의 답사가 있었다. 장위원장은 “함께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우리는 한겨레요, 한가족이므로 오늘 이 만찬에서 형제애도 나누고 동포애도 나누자”며 “대축전은 민족공동의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민족통일을 원하는 해내외 모든 동포들에게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안겨주었다. 준비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 내년에도 뜨거운 정을 이어가자”고 밝혔다.

이후 남북해외대표단은 자리를 섞어 앉아가며 그동안 나누지 못한 서로간의 동포애와 마음을 나누어 하나가 되었다. 만찬중간에는 축하공연으로 김정택 SBS예술단장의 지휘로 김성훈, 한상훈씨가 피아노와 피리, 섹스폰으로 ‘아리랑’, ‘오, 목동아’를 퓨전 연주를 선사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11시40분경이 되어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채 연찬회는 정리되었다.

17일 참관행사 및 북측대표단 환송

행주산성 /창덕궁 참관

17일 오전 9시 50분 남북해외 대표단과 북측여자축구선수단은 고양시에 위치한 행주산성에 도착했다.

대표단은 고양시 정동일 문화재 전문위원의 안내에 따라 충장공 권율장군 동상 앞에서 묵념을 한 후 3팀으로 나뉘어 본격적인 참관에 나섰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운 날씨 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참가자들은 “우리 민족이 힘을 합쳐 외세와 싸워 승리한 역사의 현장을 돌아보는데 이까짓 날씨가 문제냐”며 진지하게 역사의 현장을 돌아보았다.

행주산성 관람 순서는 권율장군 동상 – 충정사 – 대첩기념관 – 충의정 의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대표단들은 특히 대첩기념관에서 일본군을 상대로 맹위를 떨쳤던 ‘신기전’이라는 불화살 무기에 큰 관심을 보였다.

대표단은 행주산성을 나서며 못내 아쉬워 서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이었다.

점심식사를 마친 대표단은 애초 일정보다 조금 늦어진 오후2시 30분경 창덕궁 참관에 나섰다. 계속되는 일정으로 피곤한 얼굴이지만 대표단의 발걸음은 찌는 듯한 더위를 아랑곳 하지 않고 빠른 걸음이었다.

창덕궁의 전정인 인정전을 들어선 대표단들은 고궁 길라잡이로 나선 정현숙씨의 설명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웅장한 고궁의 앞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북측의 대표단들은 창덕궁의 비경에 대해 연신 감탄하면서 삼삼오오 기념사진을 찍었으며 여자축구 대표단은 단체 기념촬영을 남기며 촉박한 일정을 아쉬워했다.

북측대표단 환송 – “다음에 또 만나요!”

창덕궁을 다녀온 북측민간대표단은 평양으로 귀환하기 위해 서둘러 짐을 챙겼다. 짐을 꾸린 대표단의 버스가 인천국제공항으로 떠나기 전까지 북측대표단들과 남측대표단들은 곳곳에서 아쉬움의 인사를 나눴다.

“벌써 떠나시다니 아쉽네요.” “다음에 다시 보게 될텐데요 뭘. 또 뵙겠습니다.”

곳곳에서 인사를 나누는 남측대표단들은 북측대표단들과 꼭 잡은 손을 차마 놓지 못했다.

오후 5시 30분경 북측민간대표단 차량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다. 불과 15분전 북측 당국대표단을 인천국제공항으로 떠나보낸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정부관계자들도 북측 민간대표단을 실은 차량이 다 떠날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하고 아쉬움의 손을 흔들었다.

워커힐 호텔 앞에서 북측대표단을 환송하기 위해 모인 200여명의 환송단은 호텔 입구에서 기다리다 차량이 지나가자 대형한반도기를 흔들며, “조국통일”, “다음에 또 만나요”를 외치고 환송했다. 몇몇 환송단은 북측대표단을 떠나보내는 아쉬움을 참지 못해 차량을 뒤따라 뛰어오며 “안녕히 가세요”를 외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오후 6시40분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북측대표단은 귀빈실을 빠져나가 비행장으로 향했다. 6시55분경 북측여자축구단이 먼저 탑승구로 향했고 뒤따라 민간대표단도 탑승구로 향했다. 탑승구로 향하는 동안 인천통일연대소속 200여명의 환송단은 북측대표단의 모습이 사라지기 전까지 “안녕히 가세요” “조국통일”을 연신 외치며 대표단을 열렬이 환송했다. 북측대표단도 남측의 환송에 “안녕히 계세요” “다시만나요” 등을 외치며 화답하였고 다음의 만남을 기약했다.

한편 주석단은 같은 시각 귀빈실에서 마지막 환담을 나눴다. 북측준비위 안경호 위원장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다양하고 의의있는 행사들을 했습니다, 우리 통일운동이 한 계단 더 진전했습니다” “수고많았습니다. 건강히 계십시요”라고 인사했다. 남측준비위 백낙청 상임대표는 “정말 수고 많이 하셨고 여기까지 오는데 안경호위원장님이 많은 짐을 지셨습니다”고 화답했다.

안경호 위원장은 이번 행사에 대한 총평에 대해 “북.남.해외, 당국 민간이 합심해서 축전사업을 성과적으로 치른데 대해 우선 남측에 사의를 표하고, 서울 시민들과 고양시민들도 다 정말 열광적으로 축전에 참여해줘서 사의를 표한다”고 인사하고 “남측에서 행사의 주인으로 참가하고 준비해줘서 땀을 덜 흘렸지만 앞으로도 같이 땀을 더 많이 흘려야 잘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백낙청 상임대표는 “주최측으로서 아쉬움도 많고 미안한 일도 있었지만 워낙 행사가 큰 의미를 갖는 행사였고, 큰 틀에서 성공했다고 보기 때문에 그런 허물들이 다 묻혀 고맙게 생각하고 전체적으로 잘 됐다고 스스로 자평하고 있다”고 총평했다.

이날 예정되었던 북측의 출발성명 발표는 취소되었다. 이에 대해 북측대표단은 “어제 연회장에서 다 얘기했다”며 “낡은 틀을 없애버리고 도착, 출발 성명을 안하는 것도 발전이다”고 말했고 남측대표단은 “형식은 간소화하고 내용은 충실해져 가고 있다”며 답변했다.

환담을 마친 주석단은 오후 7시 15분경 환송단의 뜨거운 환대를 받으며 탑승구로 향했다. 이로써 남쪽에서 열린 ‘자주평화 통일을 위한 815민족대축전’은 남북해외 동포들의 마음속에 뜨거운 통일의 열기를 불러일으키며 성대히 막을 내렸다.

6·15 공동행사 남측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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