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민족대축전] 개막식 “동포여러분 통일합시다”

“오~통일코리아, 상암경기장에서 동북아시아와 세계로 울려퍼지게 하자”

“통일조국~~”

8월 14일 10시 31분 공항의 출입구가 열리면서 북측대표단의 얼굴이 보이자 어린이민족통일대행진단의 고사리손에서 단일기가 출렁거렸다. 74명의 어린이 통일대행진단의 손에는 단일기가 휘날리면서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와 ‘반갑습니다’등 노래와 율동으로 북측대표단을 환영했다.

6.15공동준비위 인천본부의 환영단도 북측대표단의 동선에 맞춰 한반도 모형을 흔들며 우리민족끼리 통일하자는 내용의 구호를 연신 외쳤다.

6.15공동위원회 준비위의 각 부문별 실무자들이 게이트 앞에서 환대하자 북측 대표단들은 일일이 악수를 하면서 반가움을 표했다. 청색의 한반도가 새겨진 완장을 두른 북측 기자단은 남측의 환영분위기를 고스란히 담고자 카메라를 돌리고, 그런 모습을 남측의 기자단도 같이 촬영을 하기도 했다.

14일 오전 10시 5분경 “자주 평화 통일을 위한 815 민족대축전” 북측 민간 대표단이 고려항공 JS615 전세기 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북측 민간 대표단은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을 단장으로 김정호조선문학예술총동맹 중앙위원장, 리충복 민족화해협의회 부위원장 등 10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후 오전 10시 20분경에는 고려항공 JS617 편을 통해 북측 당국대표단(단장:김기남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17명이 남녀 축구선수단 65명과 함께 도착했다.

10시 33분경 공항귀빈실 1층 해당화룸 앞에서 6.15공동위원회 남측본부 백낙청 상임대표와 북측 안경호 단장은 뜨겁게 포옹을 하며 서로의 반가움을 전했다. 해당화룸에서는 10여명의 남측본부 환영단이 북측 민간대표 16명을 영접하였다.

백낙청 상임대표와 안경호 단장은 어제에 비해 날씨가 덜 더워 행사를 잘 치러낼 수 있을 것 같다며 환담을 나누었다. 올해는 6.15행사와 8.15행사를 두개나 치러내어 참 의미가 있는 해라며 자주 만나고 대화를 해야 통일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특히 백낙청 상임대표는 “당국에서도 비중있는 여러분을 보내주시고 현충원 참배라는 역사적 결단을 내려주셔서 우리 국민들이 다 좋아 한다”고 강조하였으며 안경호 단장은 “북남 간 과거의 대결관습을 청산하고 화해협력을 여는데 아주 중요한 전환적 의미를 갖는 사변이다”며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남북관계가) 전진하리라고 믿는다. 그런 기대를 갖고 있다”고 화답하였다.

분홍색 한복을 곱게 입은 구가온(9세) 어린이는 ‘처음 보는’ 북측대표단에게 꽃을 전달한 게 아직도 쑥스러운 듯 엄마 손을 잡고 주위를 떠날 줄을 몰랐다.

오전 11시경 버스에 탑승한 북측대표단은 환영단을 향해 연신 손을 흔들어 주며 ‘짧지만 아쉬운’ 이별로 다음 일정을 준비하기 위해 바쁜 걸음으로 서울로 향했다.

워커힐 호텔 앞은 10시경부터 ‘백두한라민족통일대행진단’과 시민 1천 여 명이 북측대표단을 맞이하기 준비로 분주하였으며, 12시20분경 대표단들을 태운 차량이 워커힐 호텔에 들어서자 환영단들은 연신 한반도기를 흔들며 “조국통일!”, “우리민족끼리 조국통일!” 등을 외치며 뜨거운 동포애를 보여주었다.

남북해외대표단은 워커힐 호텔에서 2시까지 각각 점심식사를 마쳤으며 이후 북측대표단 32명은 오후 2시40분경 현충원으로 향했다. 오후 3시경 북측당국대표단 김기남 단장과 민간대표단 안경호 단장 등 대표단 32명은 현충원에 도착했으며 분단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현충탑에 참배를 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하여 “남북관계 개선과 진정한 화해협력의 장애였던 불행했던 과거를 미래지향적으로 해소하는 출발점”이라고 평가했으며, “그동안 미흡했던 군사적 분야 진전에 있어 대화와 협력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작렬하는 햇살아래 상암경기장 평화공원과 상암경기장까지 진행된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민족대행진’은 그야말로 열광, 그 자체였다. 남과 북 해외가 손은 잡고 입장하는 민족대행진단이 경기장을 들어서자 객석에 앉아 있던 시민들은 환호하며 ‘조국통일’을 외치며 일제히 단일기를 흔들었다.

하늘에는 ‘One Corea’의 열기구가, 땅에는 풍물패의 흥겨운 가락과 단일기를 흔드는 환영단의 열렬한 환호가 상암경기장까지 계속되었다.

오후 4시40분경 상암경기장에 도착한 북측대표단은 남, 해외 대표단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자주 평화 통일을 위한 민족대행진’의 준비를 서둘렀다. 북측 최창만 직총 부위원장, 해외측 석명손 6.15공동위 독립국가연합지역준비위원회 명예위원장, 남측 한상렬 통일연대 상임대표의 연설이 차례로 진행되었으며, 백두와 한라에서 채화된 성화를 해외에 전달하는 식을 진행하고 이후 대행진을 시작했다.

최창만 부위원장은 “성화의 불길은 통일을 이룩하려는 우리 민족의 기치이며, 백두에서 한라로 이어지는 민족통일을 만천하에 과시하는 역사의 장엄한 화폭이다”고 밝혔으며, 석명손 명예위원장은 “처음으로 통일행사에 참여하여 감개무량하다. 통일은 더 이상 꿈이 아니며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상렬 상임대표는 “백두의 성화와 한라의 성화가 하나의 횃불이 되어 온 고을 방방곡곡에 통일6.15가 불타오르게 하자. 우리도 독립만세를 외치며 쓰러져간 선열들을 따라 한 몸으로 전진하자”고 외쳤다.

남북해외대표단이 민족대행진을 하는 동안 주변에는 수 천 명의 환영인파들이 연신 한반도기를 흔들며 “조국통일!”을 외치고 대표단을 환영하였다. 또한, 북측대표단에게 날씨가 덥지 않느냐는 질문이 쏟아지자 대표단은 “덥지 않습네다. 날씨는 통일의 끓는 열기라 생각됩니다”라는 재치 있는 짧은 답변을 남겨주었다. 민족대행진은 대표단이 상암경기장 안 그라운드를 한바퀴 돌며 8.15민족대축전 개막식 참가자들의 환영을 받으며 마무리됐다.

오후6시경 시작된 815민족대축전 개막식 사회는 이석태 남측 준비위 공동대표, 김성철 북측 준비위 부위원장, 김지영 해외측 준비위 위원 등 3인이 진행하였으며 815민족대축전을 남북해외가 한마음 한뜻으로 진행하기 위해 개막식 사회를 공동으로 진행하게 되었다고 발표하였다. 먼저 남북해외 대표 3인이 성화를 들고 함께 뛰어가 성화점화식을

진행하였다.

이후 하나됨을 위한 7천만 겨레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 통일기 게양식을 가졌으며, 개막사 낭독과 남북해외 대표의 개막축하연설이 이어졌다. 남측준비위 백낙청 상임대표는 “6.15공동선언 5주년, 광복 60주년이 되는 올해에 기필코 한반도에서 전쟁위협을 걷어내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새로운 단계로 올려놓자는 약속을 실천에 옮겼다. 남북해외 민간의 만남은 척박한 현실에서도 희망을 만든다. 이제 우리가 함께 외치는 자주, 평화, 통일의 함성이 상암경기장에서 반도 전역으로, 동북아시아와 세계로 울려 퍼지게 하자”고 개막사를 발표했다.

북측당국대표단 김기남 단장은 “남북해외 대표단과 축전 참가자들에게 북녘인민들의 따뜻한 동포애적 인사를 전한다”고 먼저 밝힌 후 “우리는 60년이란 세월을 민족분열 속에 살아왔다. 이런 아픔이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민족끼리가 제일 좋다라는 말속에는 우리민족의 자주성과 애국애족의 표현이 들어가 있다. 민족번영을 위해 힘차게 나아가자”고 연설했다.

해외측 6.15공준위 문동환 공동위원장은 “6.15공동선언 이후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교류를 통해 우리는 하나다, 통일은 됐다 등을 외치게 되었다. 이것은 그동안 우리가 탄압을 받으면서도 통일을 외쳐왔기에 가능한 것이다”며 통일의 횃불을 높이 들자고 하였다.

남측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현충원 참배의 결정을 내린 북측대표단의 결단에 뜨겁게 환영한다”며 “대결의 역사를 화합의 역사로 만든 것은 6.15공동선언 덕분이며 이 땅에서 분단의 역사를 종식하고 공동생존의 토대를 만들어 나가자”고 밝혔다.

3인의 축하연설이 진행된 후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아이들의 ‘고향의 봄’ 노래공연에 이어 50인의 대고공연이 이어졌고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오후 7시 남북통일축구 선수단이 하나하나 소개될 때마다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경기를 진행하는 도중 관중들은 모든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었으며 곳곳에서 대형한반도기의 물결이 출렁거렸다.

대표단이 착석해있는 반대편에는 많은 응원단으로 구성된 한반도기와 하나라는 글자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관중들은 경기 내내 ‘조국통일’과 ‘오~통일코리아’를 외치며 남북선수단을 응원하였다. 결과는 전반33분 정경호 선수의 선취 골을 시작으로 전반 36분 김진용의 추가골, 후반 22분 박주영의 쐐기 골로 남측이 북측에 3대0으로 승리하였다. 하지만 승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통일을 기원하는 한 마음으로 관중들은 남과 북, 상관없이 아낌없는 응원의 박수를 보냈으며, 아깝게 골 득실의 기회를 놓칠 때에는 아쉬움의 탄성을 지었다.

경기가 종료된 후 남북선수단은 함께 단일기를 들고 운동장을 돌며 관객들에게 화답하였고 장내에는 ‘경의선타고’ 음악이 흘러나와 관중석에서는 모두 일어나 단일기를 흔들고 “조국통일!”을 외치며 화합의 장을 만들었다.

선수들 퇴장 후 대고공연과 불꽃놀이, 레이저 쇼가 이어졌고 박이 터지며 “동포여러분 통일합시다” 구호가 나타나 관중들의 마음을 울렸다.

대회가 끝난 경기장하늘위엔 8.15 민족 대축전 개막을 축하하는 폭죽이 터져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6만 5천명의 참가자들은 질서를 유지하며 대회장을 빠져 나갔다.

6·15 공동행사 남측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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