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칼럼(pd) 2009-01-07   3073

부메랑이 될 이스라엘의 범죄행위와 미국 그리고 한국



이스라엘의 끔찍한 잔학행위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지난 12월 27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후 현재(1월 6일)까지 최소 580명이 사망했고 3000명 가까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체 희생자의 25%가 어린이라는 보도도 들려온다. 하마스가 선거로 2007년 중반부터 집권하게 된 이후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의 지난 18개월간의 봉쇄로 이미 가자 지구 주민들은 식감한 생존의 위협을 받아왔다. 이번 이스라엘의 군사적 공격에 더 많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식량, 전기, 식수 고갈로 생사를 넘나드는 인도적 재난에 직면해 있다.


반인륜적 화학무기 백린까지 사용하는 이스라엘

나아가 이스라엘은 지상군 진격에 앞서 가자 지구 민간인 밀집지역에 화학무기인 ‘백린(白燐 )’까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 정보부가 화학무기로 분류하고 있는 백린탄은 치명적인 화상과 고통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무기이다. 백린은 민간인 거주 지역에서 소이(燒夷)성무기사용을 금지하는 유엔의 ‘특정재래식무기사용금지협약(CCW)’의 제 3의정서에 위배된다는 논란을 빚고 있는 무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은 백린의 사용을 금하는 협약에 서명하지 않은 나라라는 것도 알아두어야 할 것 같다.


백린의 경우, 이미 2004년 미국의 대량 학살로 유명한 이라크 팔루자에서 미군이 사용한 적이 있는 화학무기이기도 하다. 이스라엘 역시 2006년 레바논 침공 당시에도 백린을 사용한 바 있다. 당시 숨지거나 다친 레바논 주민, 어린이들의 참상은 백린이 얼마나 치명적이고 반인륜적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지난 2006년 유엔 인권이사회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민간인에 대한 공격 등 이스라엘의 인권침해 여부를 다룰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집속폭탄이나 인 성분이 함유된 화학무기, 레바논 남부 점령지에 다량의 대인지뢰 매설 등 중대한 불법행위를 자행했음을 확인시켜 준 바 있다. 당시 유엔은 공식 조사를 통해 “민간인 및 민간 목표물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의도적이고 치명적인 공격들은 `집단적 처벌’에 해당되는 불법”이라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국제인권단체인 Human Rights Watch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민간인 거주 지역에서 집속탄까지 사용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불법행위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은?


그럼 한국 정부는 그 동안 이스라엘의 불법행위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했을까. 한국은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이지만, 이스라엘의 인권유린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관심이나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몇 가지 사례를 보자. 유엔 인권이사회는 앞서 말한 레바논 침공 당시의 이스라엘의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조사위원회 구성을 표결하였는데, 한국은 이 표결에서 기권하였다. 이에 앞서 2003년 유엔 임시총회에서 국제사회가 강력하게 비난했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분리장벽 건설에 대해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도록 의결하는 표결에서도 한국은 기권을 선택했다. 한국은 팔레스타인을 거대한 감옥으로 만드는데, 이들을 포함한 아랍인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인권유린과 불법행위를 방조해 나라인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 정부는 팔레스타인 긴급구호를 위해 3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 동안 정부의 태도를 봤을 때 이러한 지원금이라도 어디냐 라고 하겠지만, 명백한 집단학살 위기에 처한 팔레스타인에게는 참으로 궁색한 정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미군기지이전비용이나 환경정화비용, 각종 세제혜택 다 빼고 방위비분담금 명목으로 한해에 7600억원을 주한미군에게 지원하는 것은 아까워하지 않는 정부가 아닌가.

한국의 경제력에 걸맞은 기여외교, 평화외교를 입이 마르도록 강조하면서도 실상 제 3세계에 대한 지원이나 이번 팔레스타인에 대한 긴급구호 규모는 이토록 수준이하이다. 과거 한국이 미국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구제에 거액을 지원했던 것 비교하면 민망할 지경이다.


너무나 닮은 꼴인 이스라엘과 미국


지금 국제사회는 어떤 테러집단과도 견줄 수 없는 명백한 테러 행위를 목도하고 있다.  150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 중 이미 1/3이 심각한 생존위협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주지하듯이 유엔에서 다뤄지는 이스라엘의 불법행위를 비난하거나 군사적 공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 채택은 대부분 미국에 의해 좌절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에게 유리할 뿐 형평성이 없다는 비난을 받는 결의안조차 이스라엘은 준수하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테러 국가는 그 누구도 아닌 이스라엘과 미국이라는 분노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는 이유이다. 민간인들에게 반인륜적인 화학무기 사용도 서슴지 않고, 국제사회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두 국가는 이래저래 닮은 점이 많다.


자국의 이해를 위해서라면 인류가 공히 공유해야 할 인류애나 인권, 평화 등의 가치는 언제든지 내팽개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한 국가의 집단살상 행위를 침묵으로 방조하고 있는 각국 정부의 무기력함 혹은 심각한 편파성은 팔레스타인들의 절망과 함께 지구촌 시민들이 느끼는 또 다른 절망감이다.


이스라엘의 집단살상 행위는 부메랑이 되어 올 것

하지만 분명한 것은 맹폭하게 힘의 우위를 과시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이를 지지하고 있는 미국이 기대하고 원하는 세상은 그들 뜻대로 쉽사리 오지는 않을 것이다. 도리어 오늘의 이스라엘과 미국의 행위는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왜냐면 그들이 총과 폭탄을 앞세워 만들고자 할수록 더 많은 국제사회 시민들을 ‘잠재적인 팔레스타인 전사’로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은 이라크에서, 아프간 침공을 통해 전 세계의 수많은 저항세력들을 양산하였다. 어쩌면 그 동안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힘겨운 저항은 그 시작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박정은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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