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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군축센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비핵군축운동을 합니다

  • 칼럼
  • 2007.06.05
  • 673
국방부의 미국에 대한 남다른 ‘이해심’인가 아니면 국민들에 대한 기만인가. 지난 주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김장수 국방장관이 “(미 측이) 2007∼2008년 방위비를 미군기지이전에 사용하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발언은 2004년 미군기지이전협정 당시 “미 측 요구에 의한 기지이전비용은 미 측이 부담한다”는 주장을 국방부 스스로 정면으로 뒤집은 말이다.

미 측이 부담해야 할 기지이전비용 대부분이 한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온다는 것은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미 측의 애초 계획이 그러했고 시민단체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 문제를 지적해왔다. 단지 국방부가 이 사실을 숨기고 있었을 뿐이다. 국방부가 10조원 이상 소요될 미군기지이전비용을 한국과 미 측이 거의 반반씩 부담할 것인양 왜곡해서 발표해 온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지난 3월 국방부가 발표한 미군기지이전 시설종합계획(MP)에 관한 보도자료를 보면 10조원에 이르는 기지이전비용 중 “한국 측에서 분담해야 할 비용은 4조 5800억원 가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한미군 측이 이미 한국민이 내는 방위비 분담금으로 기지이전비용을 충당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왔는데도 국방부가 이 비용을 끝내 한국 측 비용부담으로 계산하지 않은 것이다. 그럼 나머지 5조원 이상은 미 측의 비용부담인가? 이번에 MP를 발표하면서 국방부는 미 측의 비용부담에 대해서 분명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기지이전 총비용의 윤곽이 대략 나왔다면 미 측의 비용부담은 단순한 산술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일인데도 국방부가 답변을 회피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방위비 분담금이 미 2사단 이전비용으로 사용 시 한국 측 기지이전비용 분담률은 어떻게 되는지 최재천 의원실을 통해 국방부에 질의하였는데 이에 대해 국방부는 “미 2사단 이전비용에 대한 구체적 자료가 없으며, 미 측에서 공개하지 않고 있어 한국 측의 비용 분담률을 산정할 수 없음”이라고 답변해왔다.

이러한 답변이 사실이든 아니든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국방부 주장대로라면 도대체 기지이전에 따른 총비용이 10조원 이상 될 것이라는 계산은 어떻게 산출되었다는 말인가? 미 2사단 이전비용도 알지 못하고 자료도 제공받지 못하면서 어떻게 그 동안 기지이전비용을 협상했으며 또한 어떻게 방위비 분담금이 미 2사단 이전비용으로 쓰이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게다가 스스로 인정하고 있듯이 국방부는 미 측이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인건비를 제외한 주한미군의 총주둔비용과 관련한 미 측의 예산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도 방위비 분담금의 전용을 용인할 수 있다는 근거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김장수 국방부 장관의 이번 발언은 국방부 스스로 대단한 성과를 거둔 것처럼 자화자찬했던 2004년 미군기지이전협정의 결과가 사실은 국방부 측 주장과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방위비 분담금의 미 2사단 이전비용 전용에 대한 국회의 논란이 미군기지이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어떤 면에서는 맥락이 있는 대목이다.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발언은 미 측의 부담을 한국 측에 떠넘긴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매우 부당한 것이지만, 애초 방위비 분담금이 기지이전비용으로 쓰일 것임을 국방부가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국회에서의 논란이 때늦은 뒷북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2003년 기지이전협상 당시부터 국방부는 방위비 분담금이 미 측의 기지이전비용으로 쓰일 수 있도록 국방부 훈령까지 바꾸었지만, 국회와 국민들에게는 방위비 분담금 전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도리어 그러한 우려제기에 대해 극구 부인하기도 했다. 사실대로 밝히면 한국 측의 부담이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지적을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가 방위비 분담금의 기지이전비용 전용 문제가 불거지자 ‘방위비 분담금은 미 측 예산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방위비 분담금 전용을 공식적으로 용인하고 나선 것이다.

최근 정부가 새로운 방위비 분담방식을 미 측과 협의하겠다고 밝혔지만, 방위비 분담금이 미 2사단 이전비용으로 쓰이는 것을 전제로 하는 한 새로운 분담방식 역시 이를 합법화시켜 주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이 같은 국방부의 눈속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환경오염조사 및 환경정화 치유 검증 절차는 물론 SOFA 절차도 무시한 채 국방부가 미군기지를 돌려받기로 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2004년 당시 국방부는 다른 부분과 마찬가지로 반환기지 환경정화에 대해서도 엄청난 협상의 성과가 거둔 것처럼 다음과 같이 주장했었다.

“반환되는 기지에 대해서는 한미 합의 하에 마련된 환경오염조사 및 치유절차에 의거하여 환경기조 자료 제공 및 검토, 환경오염조사 및 조사결과 협의 등 3단계로 환경조사를 실시하고 미 측 비용으로 오염지역을 정화한 후 반환하도록 제도화되었다”(‘문답으로 본 용산기지이전 및 LPP 개정협정’, 국방부 2004. 7), “이번 용산이전협정은 ..환경오염처리 문제 등에 대해서도 미국 측의 양보를 얻어서 90년도 합의서의 불합리한 내용들을 모두 삭제하거나 수정했다” (‘국정브리핑’, 김동기 SOFA 합동위 용산기지이전분과위원장, 2004. 8)

하지만 현재 반환기지의 환경정화에 대한 모든 책임은 한국 국민의 몫으로 남아있다. 이러한 말도 안되는 기지반환을 종용한 것이 바로 국방부이다. 이처럼 미군기지이전협정에 관한 국방부의 주장은 당시 우려했던 대로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것도 시민단체들의 줄기찬 문제제기에도 국방부가 한사코 부인했었던 문제들이다.

미군기지이전에 관한 국방부의 거짓말은 시리즈를 내야 할 판이지만 국방부는 2004년 협상 당시 주장과 2007년도의 현실이 왜 이토록 다른지 국민들에게 해명도 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이쯤 되면 묻지 않을 수 없다. 미 측의 일방적인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거면 도대체 협정은 왜 맺었느냐고 말이다.

박정은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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