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6-06-23   1201

자이툰 부대 이제 철수하라

이라크 늪에서 철수할 일정 제시하지 않는 유일한 나라 한국

파병반대국민행동 6.24 마로니에 공원 집회를 계기로 자이툰 연내 완전철수 운동 본격화

일본 육상자위대가 다음 달까지 이라크에서 완전 철수하기로 했다. 일본은 한국보다 1년 늦게 파병한 나라이다. 그러나 한국보다 먼저 철수하기로 했다. 한국은 자이툰 부대의 철수일정에 대해 전혀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전세계에 이라크 철수에 대해 논의하지 않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일본 자위대만 철수하는 것이 아니다. 이탈리아 총선 이후 집권한 중도좌파 로마노 프로디 내각이 이라크 연내 철수 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게다가 일본 자위대의 철수는 현 주둔지인 사마와 치안을 담당했던 호주군 및 영국군이 더 이상 이 지역 치안을 맡지 않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호주군은 이미 이라크에서 거의 철수한 상태이다. 영국군은 2007년 가을까지 철군을 마치기 위해 철군 일정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영국의 언론이 전하고 있다. 영국군은 2006년 말까지 최소 3000 ~ 최대 5000의 병력을 감축시킬 예정이다. 이 경우 이라크 주둔 영국군은 3000-5000명 수준에 머물게 된다.

미 상원에서는 2005년 11월 15일 가결된 ‘단계적 철군 결의안’을 가결하였는데 이 결의안은 “총선 등을 통해 이라크가 주권국가로 이행하는 2006년은 이라크 주둔 미군의 단계적 재배치를 위한 여건이 성숙되는 시기로서 이라크 군이 이라크 치안문제에 대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며 이를 통해 이라크 주둔 미군의 감축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같은 날 미 상원에서 가결된 방위정책법은 ”부시행정부는 이라크 상황진척에 관해 매 3개월마다 의회에 보고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라크 주둔 미군은 2006년 중 최소 3만 ~ 최대 7만이 감축될 예정이다. 요컨대 미국을 제외하고는 철수에 대해 말하지 않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 폴란드는 철수일정을 밝혔다가 연기한 케이스다. 게다가 철군시점을 말하지 않는 미국조차도 감축의 조건에 대해서 매 3개월마다 의회에서 점검하고 있다.

일본 자위대의 철군 가능성은 이미 지난해 영국에서 공개된 미영의 철군계획과 관련된 비밀보고서에서 언급되었던 일이다. 일본 자위대의 철수로 그 보고서의 신빙성은 더욱 커지게 되었다. 이 보고서는 “미국의 새로운 계획 아래 2006년 초까지 이라크 18개 주 중 14개 주가 이라크 관리권 아래로 넘어갈 예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2005년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 역시 18개 주중 상당수의 주에서 언제라도 이라크가 치안유지 권한을 넘겨받을 수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2006년 5월 들어, 총선 이후 5개월 여 만에 내각구성을 완료한 이라크 정부의 총리 알-말리키도 같은 언급을 하고 있다. 주지하듯이 아르빌은 자이툰 부대가 주둔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쿠르드 민병대 자력으로 치안유지가 가능했던 지역이어서 한국군의 철수는 사실 언제라도 가능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이라크 치안이 안정화 되었거나 이라크 재건지원이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이라크 내 각종 여론조사와 치안 지표들에서 다국적군에 대한 적대감은 전혀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증대되고 있다. 사회간접시설이나 민생 등 이른바 재건지원 상황도 개선 없이 답보되거나 악화되고 있다.

미군을 비롯한 다국적군이 이라크 군에게 치안을 넘기려는 이유는 자신들이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라크의 이라크화’를 통해 이라크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일본 육상자위대가 이라크를 떠나는 이유도 재건지원의 완수를 말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라크 주둔 일 자위대가 재건지원을 위해 노력했다고 믿지 않으며, 그 임무가 마쳐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의 가장 주된 동기는 학살과 불법점령에 대한 전 세계의 비난, 무장갈등의 악순환으로 점철된 이라크의 늪에서 나오기 위한 것이다.

한국은 이라크의 늪에서 나오고자 하는가? 이제 정부와 국회가 답해야 한다. 지난 2005년 파병연장 당시 조성태 의원은 본회의 찬성발언에서 이번 연장이 사실상 마지막 연장이 될 것이라며 연장동의안 처리를 요청한 바 있다. 김성곤 의원 역시 찬성발언에서 내년(2006년) 6월이면 이라크 재건지원상황에 대해 평가하고 철군여부를 공식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회는 이제 철군위원회를 구성하여 연내철군을 위한 정부의 입장을 요구하여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더 이상 ‘재건지원 목표 달성’ 운운하는 공허한 명분론으로 한국군이 이라크에서 처한 상황을 호도하지 말아야 한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오는 6월 24일, 오후 3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반전집회를 개최하고 자이툰 부대의 연내 완전철수를 위한 본격적인 대중운동에 돌입할 것이다.

파병반대국민행동



PDe2006062301.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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