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4-06-10   774

전문음악인, 파병반대와 평화기원 음악회 연다

11일 명동 향린교회에서‥‥수익전액 평화단체에 전달키로

전문음악인들이 음악으로 반전평화물결에 합류한다. 뉴에이지 국악그룹 ‘The 林’을 비롯해 국악실내악단 ‘정가악회’와 ‘피아노마당’ 등 국악과 양악의 전문음악인들은 11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명동에 소재한 향린교회에서 음악회를 통해 ‘한국정부의 이라크 파병철회와 평화를 기원’을 연주한다. 공연제목은 ‘한줌의 평화’.

순수예술인이 자신의 예술을 통해 반전운동에 동참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음악회를 기획하고 참여하는 음악인들도 지난해 이라크전쟁 발발 당시에 이라크전쟁 반대와 평화기원 성명서를 내고 성금을 내기는 했지만 음악을 통해 반전운동에 동참하지는 않았다.

음악회 ‘한줌의 평화’에서는 전통 국악과 서양 클래식 음악이 함께 어울린다. ‘평화기원’이라는 취지에 맞게 음악부터 경계를 뛰어넘어 연대하는 것.

국악방송 전문사회자인 최영미 씨의 사회로 진행될 이 음악회는 니콜라이 포포프의 ‘왜?’라는 그림과 함께하는 피아노연주로부터 시작된다. 이어 김수미 씨가 정채봉 시인의 ‘제비꽃’을 판소리로 부르고 이규호 씨는 김지하 시인의 ‘똥바다’를 부시 대통령 버전으로 패러디해 한바탕 해학으로 ‘전쟁반대’를 노래한다. 국악실내악단 ‘정가악회’는 반전평화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널리 알려진 노순택 씨의 사진을 배경으로 연주한다. 국악뉴에이지 그룹 ‘The 林’,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 씨 등의 연주가 이어진 후 향린교회 어린이 성가대의 합창으로 마무리된다.

국악연주단체 ‘정가악회’ 소속으로 음악회 기획을 담당한 천재현 씨는 초대글을 통해 공연 취지를 밝힌다. “슬픔과 분노와 아픔의 역사는 더 이상, 더 이상은 반복되지 말아야 할 역사다. 저 맑은 아이의 두 눈이 이글거리고 꽃을 들어야 할 손으로 총을 들고 사랑을 채워야할 자리에 분노를 새기는 일이 더 이상은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더 좋은 꿈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반복’, 그 진저리나는 ‘반복’을 막아보자고 이야기한다. 거기서 시작하고자 한다. 지겹게 반복되는 그 아픈 역사를 막아내는 소박한 사람들의 힘있는 역사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

이번 공연은 한국정부의 추가파병 계획을 철회하라는 외침도 담고 있다. “지금 이때 우리는 총을 들고 칼을 차고 그들에게 가자고 한다. 그 이유야 어떻든 그 결과는 우리가 이미 예상 할 수 있는 수준일 것이다. 선량한 민중들이 더 이상 분노하지 않도록 어두운 곳을 지나온 우리가 인간으로써 그 도리로 해야 할 일이 오히려 있을 것이다. 음악인들은 작은 노래로 나누려고 한다.”

천씨는 “그들의 그 아픔을 직접 표현하지는 못하겠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움직여 보고자 자신들의 재주를 가져오기로 했다. 우리가 내는 소리가 평화의 작은 씨앗이 되면 좋겠다”라는 희망도 전했다.

또한 이번 음악회는 수익금 전액을 반전평화단체에 기부하기로 해 화제다. 현재 활동 중인 반전평화단체를 통해 평화 실현을 위한 활동에 직접 쓰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한줌의 평화’에 동참하는 관람료는 1만원이다. 참석이나 후원 문의는 02-874-3415(나무사이로)나 02-776-9141(명동 향린교회)로 하면 된다.

최현주 기자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