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7-07-31   1627

미국은 한국인 희생 강 건너 불구경 할 셈인가

아프간 피랍사태의 비극 부른 미국, 한국인 석방위해 직접협상에 나서라



또 다시 아프간에서 비보가 전해졌다. 탈레반에 납치되었던 한국인 인질 중 배형규 목사에 이어 심성민씨가 피살된 것이다. 참담하고 통탄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민간인이 희생당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이들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염원했던 우리는 고인이 된 심성민 씨와 그의 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

지금 탈레반은 협상시한을 내일 오후 4시 30분으로 제시하면서 탈레반 수감자 석방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인질들을 추가 살해하겠다고 밝혔다. 분명히 밝히지만, 무고한 민간인을 인질로 잡고 이들의 생명을 협상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하지 않다. 탈레반은 더 이상 민간인들의 목숨을 담보로 거래하려고 하지 말고 한국인 인질들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 미국의 아프간 점령과 미국이 내세우는 아프간 정부에 대항하는 것을 명분으로 민간인들에 대한 살해를 자행하는 것은 그 자체로 비윤리적일 뿐만 아니라 그 누구로부터 지지받을 수 없는 행위이다. 한국인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남겨주는 것은 물론이다.

우리는 이 같이 비극적인 상황을 초래했으면서도 한국인 인질사태를 방치하고 있는 미 행정부를 강력히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탈레반의 요구는 한국정부도 아프간 정부도 아닌 미국 정부가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 행정부는 테러세력과는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하면서 탈레반과 직접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한국인 인질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는 상황에서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대통령의 특사마저 아프간 대통령을 만나 협상을 진전시키지 못하는 것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한 미국의 방관하는 태도 때문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더욱이 현재 미국은 아프간에서 대탈레반 군사행동을 감행함으로써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지금 미 행정부가 해야 할 일은 위기를 더욱 부추기는 군사작전이 아니라 탈레반과 직접 협상에 나서는 일이다. 우리는 미 행정부가 즉각 직접 협상에 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오늘의 이 상황에 당면하여 한국 정부는 미 행정부가 협상에 나서도록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더 이상 미국이 강 건너 불구경 하도록 해서는 안된다. 언제나 한미동맹을 앞세워 미국의 대테러전에는 너무도 쉽게 군대를 파견하면서, 그곳에서 한국인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은 바로 한국 정부가 자초한 비극이자 한국 정부의 대외정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다. 어떻게 그토록 강조하던 ‘동맹의 정신’이 자국민 석방 문제에 있어서는 오간데 없고 미 행정부를 설득하는데 전혀 발휘되지 못하는 것인가.

매우 안타깝게도 무고한 한국민의 생명은 지금 미 행정부의 태도에 달려있다. 정부는 아프간과 이라크에서의 즉각 철군입장을 밝히는 것은 물론 미국이 직접 협상에 나설 것을 분명히 요구해야 한다. 그것만이 더 이상의 무고한 죽음을 막을 수 있는 길이다.


평화군축센터


PDe2007073100.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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