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4-04-15   847

[인터뷰] ‘반부시 일일호프’ 연 미국인 제이슨 로더 씨

“재미있게 부시낙선운동 하기 위해 일일호프 했어요”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면서 부시 욕을 해왔죠. 오랫동안요. 친구들 중에는 부시 대통령을 싫어하지 않는 사람이 없어요.(웃음) 그런데 부시 대통령이 하는 일들에 점점 충격을 받아요. 맨날 말로만 하면 안될 것 같고, 재미있게 부시 낙선운동에 동참하자 한거죠.”

유창한 한국어로 ‘반-부시 1일 호프’를 설명하는 벽안의 외국인은 제이슨 로더(Jason Rhodes) 씨로 아틀란타에서 온 미국인이다. 연세대학교 실용영어과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제이슨 씨는 동료 외국인 영어강사들 6-7명과 의기투합해 14일 ‘반-부시 1일 호프’를 열었다. 6-7명의 강사들의 국적도 주로가 미국이고 캐나다와 호주도 포함되어 있다.

한국어와 영어로 달리 만든 유인물은 간단하지만 필요한 내용은 모두 들어 있다. 한국어로 된 유인물에는 부시 대통령의 다양한 표정 사진들과 그 표정과 흡사한 침팬지 사진을 나란히 배열해 ‘반-부시’ 정서를 유머러스하게 표현되어 있다. 영어버전도 재미있다. “NO WAR, NO BUSH!”라는 제목과 함께 부제로 붙은 “BASH BUSH FUNDRAISER”는 마치 운율을 맞춘 듯 경쾌한 운율로 명확하게 1일 호프의 목적을 전달한다.

14일 연세대학교 근처 스톰(STORM)이라는 술집에서 열린 ‘반-부시 일일호프’는 큰 성황리에 진행됐다. 오후 7시에 시작해 “참석자들이 모두 돌아갈 때” 끝낸 이 열정적인 일일호프에서 제이슨 씨는 부시반대운동도 알리고 이 운동을 위한 모금도 했다. 일반인에게는 5천원, 학생들에게는 2천원의 입장료를 받아 모은 이 돈을 미국에서 부시반대운동을 펼치는 시민단체인 ‘MOVEON.ORG’에 전달할 예정이다.

제이슨 씨는 최근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는 이라크 전쟁 상황에 대해 개탄하며 미국이 지금 당장 침략전쟁을 그만두고 이라크에서 나와야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노골적인 침략전쟁이자 학살을 저지르고 있으면서 마치 이라크의 친구행세를 하며 이라크를 위하는 양 발언하는 것에 대해 분노를 나타내며 말한다. “미국은 이라크의 친구라고 하면서 침략하고 있잖아요. 제가 이라크인이라면 그런 친구는 필요없다고 할 것 같아요.”

제이슨 씨의 동생은 군인으로 이라크에 주둔해 있다. 며칠 전 어렵게 동생과 통화했다던 제이슨 씨는 ‘반-부시 일일호프’를 말할 때의 활기 띤 어조와는 정반대로 침울한 어조로 동생이야기를 전했다. “대학학비를 위해 1년 기간으로 군대에 자원했는데, 본인도 모른채 이라크 파병이 결정되었어요. 원래는 이번 3월이면 제대해야하는데 무기한 연기되었다고 하더군요. 제 동생 같지가 않았어요. 목소리에 힘도 하나도 없고 얼마나 어두운지…”

제이슨 씨는 이번에 부시가 재선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그는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에 대해서도 냉담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케리 후보가 과연 부시 대통령과 어떤 변별성을 있을까하는 우려가 있어요. 예를 들면 케리 후보가 애국자법(patriot act) 입법에도 찬성했거든요.”

서울에서 부재자 투표로 미국 대통령 재선에 투표할 제이슨 씨는 “부시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우선은 존 케리를 찍을 생각이지만, 투표시점까지 부시와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시민운동가인 랄프 네이더에게 표를 던지려고 합니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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