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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동맹
  • 2002.12.04
  • 615
  • 첨부 1

SOFA 개정 아닌 개선은 국민을 설득할 수 없는 굴욕적 미봉책일 뿐



각 당 대선후보, 대국민 약속 서명으로 실천의지 보여야

어제(12월 3일) 3당 후보들이 여중생 사망 사건에 대해 미 대통령의 공개사과와 SOFA 개정을 요구한 데 이어 김대중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SOFA 개선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는 등 분노한 시민들의 항의행동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반응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의 뒤늦은 행동이야말로 말 그대로 '만시지탄' 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뒤늦은 대응조차도 국민들이 기대했던 바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서 이들이 국민들의 분노와 요구에서 얼마나 멀리 비껴나 있는지를 더욱 현저히 드러낼 뿐이다.

김대중 대통령과 정부는 지난 6월 미선 효순 두 여중생 사망사건이 일어난 이후 주권국가 정부에 걸맞는 적절한 대응과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데 소극적 자세로 일관해 오다 결국 미군사법원에서 사고의 당사자들이 전원 무죄평결을 받게 되자 "미군측의 사법절차를 존중한다"고 밝히는가 하면 "세계 다른 나라에 비해서 특별히 우리에게 불평등하다고 볼 수는 없으며 미군이 주둔국의 재판권 포기 요청에 응한 사례가 없다"라고 법무부장관이 나서서 설명하는 등 피해자 국가의 정부당국자의 발언이라고 보기에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저자세로 일관하므로써 국민의 비난과 분노를 샀다.

왜 'SOFA개정'이 아니고 '개선'인지 이해할 수 없어

심지어 청와대 관계자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여중생 사건에 대한 국민의 항의행동을 '소수 과격파'의 움직임으로 폄하하는가 하면, 무엇보다도 대통령 자신이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해 미국에 유감을 표시한다거나 부시의 공식사과나 소파개정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도리어 과격학생들의 시위를 엄단하라고 주문하여 국민을 슬프게 한 바 있다.

이같은 한국정부의 저자세와 미국정부의 오만한 대응태도에 분노한 온 국민들, 그리고 이에 견인된 정치권 모두가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나서자 김대중 대통령은 뒤늦게 이른바 'SOFA 개선'을 지시했고, 총리실은 부랴부랴 김수석 총리 주재로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어 SOFA 민원시스템 구축, SOFA 개선 대책반 구성 등 불평등한 SOFA의 개정과는 상관없는 미봉책을 서둘러 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뒤늦은 대응책 속에 미국정부의 태도에 대한 유감표시라든가 부시 대통령의 사과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점은 납득할 수 없다. 또한 왜 'SOFA개정'이 아니고 '개선'인지도 이해할 수 없다.

결국 김대중 대통령의 발언은 '부시는 이미 사과했고 SOFA도 일본, 독일등과 대등한 수준으로 이미 개정되었다'는 종래의 입장에서 한 치도 벗어난 바 없이 다만 운영상의 개선을 모색하라'는 지시로 이해된다.

이는 어제 허바드 주미대사가 SOFA 개정은 불필요하며 다만 개선에 대해서는 협상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정부와 대통령이 이런 수준의 조삼모사식 흥정을 통해 굴욕적 외교에 대한 국민의 고조된 분노와 주권국가로서의 평등한 관계회복 열망을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심각한 판단착오이다.

정부는 국민의 요구를 보다 정확하고 철저하게 대변해야

어설픈 굴욕적 미봉책은 이미 분노한 국민의 자존심에 또다시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힌다는 점에서 치명적인 실책이 될 것이다. 다시 한번 촉구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살인미군 한국법정 처벌에 대한 요구, 재판관할권 문제를 포함한 총체적인 SOFA개정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천명하고 국민 대다수를 대변하여 당당히 미국에 이를 요구하라.

한편, 우리는 정치권에 대해서도 국민의 요구를 보다 정확하고 철저하게 대변할 것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주지하듯이 민주노동당을 제외한 민주당, 한나라당 등 거대정당은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해 철저히 외면해 왔었다.

11월 초까지 민주당은 국무장관의 유감표명이면 충분하다고 밝히는가 하면, SOFA 문제도 운영상황을 보면서 개선할 점을 찾아보자고 느긋한 태도로 일관했었다. 한나라당은 재판과정에서 중대과실이 나타나면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하겠다며 재판권 문제에 대해 수수방관해 왔고 SOFA 개정 문제 역시 마찬가지로 소극적이었다.

따라서 어제 양 당 후보가 일제히 SOFA 재개정과 부시 대통령의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것에 대해 국민들은 다행스럽게 느끼기에 앞서 정치권의 실천적 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어설픈 대응은 국민의 분노를 더욱 크게 만들 뿐

이에 범국민대책위는 각 정당 후보들에게 SOFA 개정과 부시 사과촉구 실천을 약속하는 범국민 공동서약을 제안하였으나 권영길 후보를 제외한 다른 두 후보는 아직 답변하지 않고 있다. 어제 TV합동토론회에서도 이 문제가 다시 거론되었으나 역시 언급을 회피했다. 정치권이 지금가지의 안이한 대응을 반성한다면 국민의 공개 서명 요구에 응해야 한다.

아울러 정치권이 SOFA 개정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입법기관인 국회에서 SOFA 개정 결의안을 통과시키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 한미행정협정은 미국과 협상해야 할 사항이지만 국회 비준으로 발효되는 것이므로 국회가 먼저 개정안에 대한 국회결의를 통해 우리측의 의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임시국회를 열어서라도 이 국회결의안을 시급히 처리해 줄 것을 여야 정당과 국회의원들에게 강력히 촉구한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여중생 사건처리 과정을 통해 이 나라 모든 시민들은 주권국가 국민으로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고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한국정부와 정치지도자, 한국민의 요구에 오만과 무시로 일관한 미국정부와 주한미군에 대한 강력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 상처와 분노는 비단 여중생 사건만이 아니라 누적된 온 한미간의 불평등하고 굴욕적인 관계의 역사에 터잡은 만큼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어설픈 대응은 국민의 분노를 더욱 크게 만들고 한미관계 자체를 불행하게 만드는 원치 않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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