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발사는 미국에 절호의 ‘MD 리허설’ 제공 (연합뉴스, 2007. 1. 30)

미 방어국 “엄청난 자료 얻었다”

“올해안 북·중동 위협 보호막 완성”

지난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그동안 미국이 구축해온 미사일방어망(MD)을 위해 절호의 리허설 기회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미국은 여기서 얻은 지식과 시험자료를 통해 적대 미사일에 대한 실전 요격 능력을 크게 향상시킴으로써 북한이 미국의 MD개발 일정을 크게 촉진한 결과가 됐다.

미 미사일방어국(MDA)의 패트릭 오라일리 방어국 부국장은 29일 지난해 7월4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때 미국이 MD를 전면가동한 사실과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한 지금까지의 2차례 미사일 요격시험의 성공 내용을 설명하고 올해까지 “북한과 중동(이란 의미) 양측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완벽히 보호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오라일리 부국장은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 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2004-2005년 사이의 초기단계 MD로 북한의 위협으로부터는 미 전역을 보호할 수 있고, 중동의 위협으로부터는 부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추진중인 다음 단계는 북한과 중동 양측의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완벽하게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우리의 MD 커버 범위를 동맹과 우방들로 확장했으며, 계속 반격 능력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이날 브리핑에서 사용한 차트에는 이 단계의 MD 구축 완료시기가 2006-2007년이라고 돼 있다.

미국은 2단계 MD의 다음 단계로 “모든 상이한 방향에서 오는 모든 상이한 능력의 비재래식 공격”으로부터 미국과 동맹, 우방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오라일리 부국장은 말했다.

◇잇따른 요격시험 성공 = 북한이 지난해 7월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미사일 ‘폭죽’을 터뜨린 2개월 후인 노동절(9월2일) 때 미국은 북한 미사일을 상정한 요격 미사일 비행시험을 성공시켰고, 이어 지난 26일 15차례의 요격시험을 실시, 14차례를 성공시켰다.

오라일리 부국장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하는 “작전이 매우 성공적이어서 거기서 수집된 자료를 노동절 요격 시험에 포함시켰다”고 말하고 “그 결과 해상 X밴드 레이더(SBX)의 첫 사용인데도 우리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수개월 앞서 그 성능에 관한 엄청난 지식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고공전역방위미사일(THAAD)을 통한 요격 시험을 한차례는 대기권 안에서, 또 한차례는 대기권 밖에서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북, 미에 리허설 기회 제공 = 오라일리 부국장은 미국이 지난해 여름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하느라 MD를 “꽤 오랜기간 가동해 그 결과 엄청난 양을 습득”했고, 첫 가동 때 일반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가용성을 MD가 보여줬다”고 말했다.

미국의 MD는 대포동 2호를 포함해 북한의 미사일 7기의 시험발사 움직임을 추적하면서 “육해공군이 그동안 개발해온 기술과 전술, 절차를 모두 적용해볼 수 있었다”는 것.

특히 하와이 진주만항에서 성능개선 작업 중이던 SBX도 여기에 투입, 자료 수집에 성공함으로써 “개발해나가다가 실제 상황이 발생하면 실전 배치하는 방식의 개발-배치 전략의 이점을 입증했다”고 오라일리 부국장은 현 MD 개발 방식을 옹호했다.

◇북 미사일 능력 = 오라일리 부국장은 1972년만 해도 8개이던 탄도미사일 보유국이 현재는 20여개에 이르며, 지난 수년간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의 탄도미사일이나 우주발사체 시험도 130회에 이른다며 미국에 대한 미사일 위협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는 그중에서도 “우리가 매우 관심있는 나라는 북한”이고 “이란도 미사일 체제에서 상당한 발전을 보여줬으며, 북한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1998년 발사했던 대포동 1호를 사정 1만km의”우주 발사체”라고 말하고, 지난해의 대포동 2호는 “우주발사체이거나 3단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고 규정해 주목된다.

1998년 당시 북한이 미사일이 아니라 인공위성을 발사한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미국 등에선 미사일발사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었으나, 최근엔 미 당국자들도 “우주발사체였건 미사일이였건” 등이라는 말로 북한의 우주발사체 주장을 일축하지는 않아왔다.

오라일리 부국장은 그러나 “북한이 지구궤도에 무엇인가 올려놓기 위한 우주발사체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그 궤도가 미국 상공을 지나게 돼 있고 …실패한다면 그것이 미국 땅에 떨어지게 돼 있다”며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MD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은 자신들이 우주발사 능력을 개발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 능력은 ICBM 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탄도미사일 확산 배경 = 오라일리 부국장의 차트는 북한을 비롯한 “불량국가들”이 탄도미사일 보유에 나서는 것은 “자신의 행동의 자유를 얻거나 유지하고 수입을 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북한은 미사일을 “강압과 위협, 그리고 억지”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로 확산국”이라고 오라일리 부국장은 말했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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