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국방부의 천안함 홍보 만화 배포를 즉각 중단하라



국방부의 천안함 홍보 만화 배포를 즉각 중단하라


9월 13일 국방부는 ‘천안함 최종보고서’와 함께 만화책 ‘강호룡 기자가 살펴본 천안함의 진실’을 공개했다. 국방부는 이 만화책에 대해 “교양만화 성격으로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한 12개의 쟁점 및 의혹사항을 대화식으로 전개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라고 밝히고 있으나, 이 만화책은 국가기구가 발행한 것으로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왜곡과 편견으로 점철되어 있으며 국민들로 하여금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제시하는 국민을 악의적으로 매도하고 본질을 숨기려 하고 있다.


국방부는 만화책에서 천안함 조사결과에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국론을 분열하는 것이고, 북한이 이 사건을 일으킨 것이 국론을 분열시키기 위함이라 설명함으로써 교묘하게 천안함 조사결과에 의혹을 제기하는 것을 북한과 연결시키며 색깔을 입히고 있다. 심지어 ‘확실한 증거 없이 썼다가 한방에 가는 수가 있다’며 국민들을 위협하고 협박하고 있다.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국민의 기본권을 무시하고 ‘무조건 정부에서 발표하는 것만 믿으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국방부는 이 만화책에서 지난 6월, 참여연대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한 공정한 심사를 요청하려는 목적으로 유엔 안보리에 서한을 보냈던 일을 ‘국가적 망신’을 초래한 것으로 비난하고 있다. 이는 참여연대의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함으로써 이 만화책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참여연대에 대한 왜곡된 인상을 갖게 하는 것으로 참여연대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이다. 유엔에 시민단체가 자유롭게 의견을 전달하는 일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권장하는 것으로, 정부가 이것을 국가적 망신을 초래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시민단체의 입을 막는 이러한 정부의 행위가 국가적 망신을 초래하는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는 시민단체를 비롯하여 국민들의 의사 표현을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정부의 중립성을 스스로 저버리는 행동이다. 또한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한 의혹 제기에 과학적으로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의혹 제기를 국가 위신 운운하며 억압하고 비난하는 것은 조사를 책임진 국가기구의 객관성을 의심케 하고 나아가 조사결과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것임을 국방부는 알아야 한다. 국가 기관이 시민단체의 활동을 억압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침해’가 아닌 ‘공권력 남용’이다. 국방부는 참여연대의 활동을 국가적 망신으로 판단하게 된 근거를 밝혀야 할 것이다.
 
참여연대는 참여연대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고 탄압하는 내용의 국방부의 천안함 홍보 만화책의 배포에 강력히 항의한다. 국방부는 즉시 만화책 ‘강호룡 기자가 살펴본 천안함의 진실’을 배포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참여연대의 강력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국방부에서 배포를 강행한다면 국방부는 이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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