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국민 동의 없는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 밀실 추진 중단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문>

국민 동의 없는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밀실 추진 즉각 중단하라! 

 

지난 26일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 정부와 일본국 정부 간의 비밀정보의 보호에 관한 협정안’(이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 비공개로 의결되었다. 이명박 정부는 한일 간 군사협정을 졸속으로 추진하지 않고 국회에서의 논의를 통해 추진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럽게 한 달여 만에 협정에 대한 협상이 마무리되고 협정 체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밀실 추진을 강력히 규탄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목적은 북핵과 미사일, 북한 급변사태 등에 대한 전략 및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평상시 대북 정보를 상시적으로 공유함으로써 한반도 유사시 공동작전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비한 한미 간 컨틴전시 플랜과 함께 일본과도 군사·전략과 관련한 정보를 교환하는 환경을 구축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주장은 이 협정이 한·일, 나아가 한·미·일 공동작전체제 구축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은 핵심적으로 미국 주도 미사일방어체제(MD) 구축을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미 국방부 관계자가 “미국은 일본·호주 및 일본·한국과 3자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3자 대화는 국제적인 미사일방어체제 협력을 확대하고 지역안보를 강화하며 동맹국의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미국의 노력의 핵심”이라고 말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체결되고 한미일 미사일방어체제가 본격 추진될 경우 그것이 상대국인 북한과 중국 등을 자극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이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에 군사적 긴장과 군비경쟁이 심화될 것이다. 이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보체제 구축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다.

 

군사정보보호협정은 군사정보를 제공받는 나라가 지켜야 할 정보보호의 원칙과 절차를 정한 것이다. 이 협정의 핵심은 정보를 제공한 나라가 해당 정보를 보호하는 것과 같은 수준으로 정보를 제공받은 나라가 정보를 보호할 의무를 부여한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을 때’나 ‘국가안보에 현저한 이익이 있다고 판단될 때’ 군사기밀을 공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군사기밀보호법 적용이 제한되어 정보주권이 제약당할 수 있다. 또한 일본에서 미일 정보보호협정 체결 이후 비밀정보의 범위 확대와 처벌 강화가 추진되는 것이 반증하는 것처럼 군사정보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정보에 대한 왜곡 등을 통해 불필요하게 군사적 긴장을 높이거나 북에 대한 대중적 불신을 조장하는 방향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 독도 영유권 문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식민지 지배에 대해 진정어린 반성과 사죄를 하기는커녕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일본이 군국주의적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한일 군사협력은 우리 국민 정서상 특히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공청회 한 번 거치지 않고 이처럼 중차대한 안건을 국무회의의 ‘즉석안건’으로 처리해놓고 이를 숨기고자 했다.

 

그렇다면 국내 반대여론이 압도적임에도 불구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 밀실에서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지난 14일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에서 한미 양국이 “한미일 3자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3자 안보협력·협조를 위한 메커니즘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직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 비밀리에 국무회의에서 통과되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주일 미대사관 외교문서 전문에 따르면 2009년 7월에 열린 13차 한미일 국방실무자(차관보급) 회의 때 미국은 정보보호협력이 ‘한미일 동맹의 기본요소’라며 한국에 한일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압박하였다고 한다.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주일 미대사관은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3자 안보 대화를 진행시키려면 미국의 밀접한 지휘`감독과 두나라 정부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 있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비롯한 한일 군사협력의 배후에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패권전략이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일본의 군국주의 야욕과 이명박 정부의 한미동맹 몰입과 반북 대결정책이 결합되어 한일 군사협정 체결이 강행되고 있는 것이다. 

 

한일 양국은 군사정보보호협정을 통과시킨 다음에는 이미 추진 중인 한일 물품및서비스상호제공협정과 한일 안보공동선언을 추진할 것이다. 이들 협정이 통과되면 명실상부한 한일 군사동맹, 나아가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이럴 경우 동북아 정세는 진영 간 대결의 격화로 새로운 냉전체제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동북아에 신냉전을 불러오고 일본 군국주의에 날개를 달아주며 우리의 주권과 평화를 위협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국민의 반대 여론을 짓밟으면서 밀실에서 졸속으로 강행하는 이명박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즉각 중단할 것을 이명박 정부에 엄중히 요구한다.

 

2012.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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