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3-09-23   794

351개 시민사회단체 파병반대 목소리 하나로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 23일 결성

1.이라크 전투병 파병에 반대하는 351개 시민사회단체들은 9월23일 오전11시 프레스센터에서 <이라크 전투병 파병반대 국민행동>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파병반대운동에 착수했다.

2. 이들은 출범에 앞서 오전 10시 프레스센터에서 <이라크 전투병 파병반대 비상시국회의>를 개최하여 공동행동방향과 계획, 국민참여방안, 연대행동의 체계 등을 공유하고 관련 내용을 최종 확정하였다.

3. 회의 결과에 따라 <이라크 전투병 파병반대 국민행동>은 ▲이라크 전투병 파병반대 범국민 서명운동 전개 ▲매주토요일을 ‘이라크 전투병 파병반대 국민토론의 날’로 선정하는 등 다양한 파병반대 국민대토론운동의 전개 ▲각계각층, 지역별 시국선언을 통한 반전평화의 물결운동전개 ▲이라크 전투병파병반대 대국회 촉구운동 전개 ▲반전평화국제공동행동의날(9.27-대학로), ‘이라크전투병파병반대1차범국민대회(10.11-서울시청),’이라크전투병파병반대2차범국민대회및반전평화국제공동의날'(10.25-미정) 등 각지역별 동시 범국민대회 개최 등 5대 <파병반대 국민행동>을 전개하기로 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밝혔다.

4. <이라크 전투병 파병반대 국민행동>은 각계원로인사들이 참여하는 <고문단>과 주요단체 대표자로 구성된 <공동대표단>과, <운영위원회> 등의 조직체계를 구성하였다. 공동대표단에는 권영길(민주노동당) 김세균(사회진보연대) 김흥현(전빈련) 단병호(민주노총) 박경조(녹색연합) 손호철(민교협) 오종렬(전국연합) 유수스님(좋은벗들) 이김현숙(평화여성회) 이남순(한국노총)이종회(노동자의 힘) 이학영(YMCA전국연맹) 임종철(평통사) 정광훈(민중연대) 정재욱(한총련) 정현백(여성단체연합) 정현찬(전농) 조해정(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조희연(학단협) 최병모(민변) 최영도(참여연대) 최열(환경운동연합) 최인순(보건의료단체연합) 한상렬(통일연대) 홍근수(자통협) 등 각단체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김숙임 (평화여성회) 김제남(녹색연합) 김재웅(민주노총) 노회찬(민주노동당) 박석운(민중연대) 박흥식(전농) 김기식(참여연대) 서주원(환경운동연합) 한충목(통일연대) 등이 공동운영위원장으로 선임되었다.

5. 이날 기자회견에서 ‘파병반대국민행동’은 각계각층 시민에게 드리는 비상국민행동 호소문을 발표하고, 정부의 파병 결정을 막아내는데 시민사회단체들의 힘을 결집시켜 나가기로 했다.

국민에게 드리는글

지난 봄 미국 부시행정부가 이라크를 상대로 한 일방적 전쟁을 시작한 이래 우리 정부와 국민들은 한차례 커다란 홍역을 치러야 했습니다. 아무런 정당성 없는 전쟁에 우리의 젊은 이들을 파병한 이율배반은 과연 그것이 국익을 위한 것이었냐는 논란은 접어두더라도 우리 모두의 자존심과 양심에 커다란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또 다시 이라크에 파병할 병력을 우리에게 요청해 왔습니다. 그 규모도 1만~1만 5천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그들이 요구하는 것이 우리와 아무런 원한도 감정도 없는 이라크인들에게 총부리를 겨눠야 할 전투부대라는 점입니다.

국민여러분 !

이라크 전쟁은 그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워졌습니다. 미국은 이라크 전역을 샅샅이 뒤졌지만 어떠한 대량살상무기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후세인 정권과 테러조직과의 연계성도 밝혀내지 못한 상태입니다. 오히려 상황은 정반대입니다. 미국의 이라크 점령으로 전세계 테러리스트들이 이라크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미국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전쟁이었다고 둘러댑니다. 그러나 이라크 후세인을 키워낸 가장 큰 후원자가 미국이었다는 부끄러운 사실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이라크에 평화를 가져왔습니까? 아닙니다. 오히려 보복과 테러의 악순환을 가져왔습니다. 명분을 상실한 일방적 전쟁과 점령이 이라크 국민들과 중동지역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본질적 문제를 도외시한 채 점령 병력만을 증가시키는 것은 갈등의 골을 더 깊이 파고 이라크를 중동에서 가장 심각한 만성적 분쟁지역으로 황폐화시키는 길이 될 것입니다.

국민여러분 !

미국이 추가파병을 요구하게 되었다는 사실이야말로 우리가 전투부대를 파병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가장 잘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 이라크 전쟁이 실패한 정책이었다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게 된 결과, 한국에 대한 전투부대 파병 압력이 거세지개 되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미국의 파병 요청은 이라크 전쟁에 대한 책임과 뒷수습을 국제사회에 떠넘기는 것에 불과한 것입니다.

우리가 전투부대를 보내야 할 이라크는 전쟁 시기보다 오히려 훨씬 위험한 상황입니다. 전쟁 당시에 교전 대상은 전선 밖에 있었지만 지금 점령군은 기지 밖의 모든 이라크 국민들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미군의 희생자는 전쟁시기보다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신질환 또는 열화우라늄탄의 피해로 의심되는 4천5백여명 가량의 미군들이 ‘의학적 이유’로 본국으로 후송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곳에 우리의 젊은이들을 보내야 한단 말입니까.

경보병은 가벼운 업무를 보는 군인이 아니라 통상 특수전 능력을 갖춘 신속대응군을 의미합니다. 이라크에서의 치안업무란 비정규전적 성격도 포함하는 반미시위를 막고 이라크 내 저항세력들을 추적하고 이들과 교전하는 일입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양국 국민들간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먼저 파병된 병력을 본국으로 후송하는 것을 논의할 때이지 추가 파병을 거론할 때가 아닙니다. 월남에 파병되어 평생을 고엽제 후유증을 호소하는 분들의 고통을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또 다시 물려줄 수는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

파병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사람들은 ‘국익’을 말합니다. 그러나 국제질서에서 정당성 없는 이익을 강탈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현실은 똑똑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편협한 자국이기주의의 틀을 넘어서서 지구촌의 문제를 대국적으로 성찰할 때 진정한 국익이 실현될 수 있습니다.

지난 1차 파병 이후 우리가 얻은 국익은 무엇입니까? 미국은 통상문제에는 통상의 논리로 임했습니다. 이라크 북핵문제를 처리함에 있어서도 이른바 네오콘의 일방적 압박전략을 변화시키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갈수록 전투병과 다국적군 파병에 대한 대가로 미국이 약속할 수 있는 것은 적어지고 있습니다. 군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된 미국이 군을 보내는 나라에게 전쟁지원비까지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잘 말해줍니다.

미국의 군사적 일방주의와 일방적 대한반도 정책이 조금이라도 변화하고 있다면 이는 그들의 오만과 독선이 이라크와 국제사회에서 예상치 못한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파병을 주장하는 이들은 우방이 어려울 때 도와야 한다는 주장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미국을 진정한 우방으로 생각한다면 일방적 군사행동을 주도한 부시행정부의 실정을 미국 국민들이 분명히 깨닫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파병을 거부하면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무언가 정치경제적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합니다.

그러나 수많은 국가들이, 그들 중의 상당수는 매우 가난하고 힘없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전쟁에 반대하라는 국민 대다수의 의견을 따랐습니다. 이들 가난한 나라의 정부들에게 미국의 요청은 무시하기 힘든 요구였을 것이지만 국민들의 뜻을 따르는 길을 택했습니다. 이러한 현상들은 분명 민주주의를 향한 중대한 진일보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민주주의적 신념들이 미국의 일방주의를 실패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유엔의 동의가 있다면 파병을 고려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국이 추진중인 다국적군은 이라크 내 미국의 점령군으로서의 지위는 포기하지 않은 채 편성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유엔 평화유지군과는 달리 다국적군의 군비는 유엔이 아닌 참전국의 분담으로 충당되게 됩니다. 만에 하나 유엔안보리가 이를 결의한다하더라도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이 결코 이라크에 평화를 가져다줄 수 없습니다. 다국적군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점령군 미군이 감당해야 할 군사적 위험과 경제적 부담을 나누어 떠맡는 일입니다.

점령국 미국의 지위가 변하지 않는 한 이라크에서 미군과 다국적군은 테러와 보복의 가장 손쉬운 목표물이 될 것입니다. 게다가 유엔에서 다국적군 파병을 동의한 국가들이 정작 자신의 군대를 파견할 지도 의문입니다. 사정이 이렇듯 불을 보듯 명확한 데 어떻게 우리 군인들을 이라크에 보낼 수 있겠습니까? 이라크 평화를 위해 유엔이 해야할 일은 미군과 영국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하도록 하고 민정이양의 시기를 명확히 밝힐 것을 요구하는 일입니다. 유엔은 더이상 미국의 패권정치에 활용되고 그들이 저지른 일방적 군사행동에 대해 명분을 세워주는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됩니다.

국민여러분!

전투부대 파병에 반대하는 우리 모두의 의지를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나라를 당당하고 떳떳한 진정한 주권국가로 바로 세워야 할 때입니다.

우선 옆자리의 동료들과 이웃사람들과 함께 이번 파병의 옳고 그름에 대한 토론을 시작합시다. 저자거리에서, 동네 사랑방에서, 학교 강의실에서 옹기종기 모여 머리를 맞대고 진정한 국익이 무엇인지 토론합시다. 초가을 단풍이 온 나라의 산과 강으로 번져나가듯 파병에 반대하는 범국민운동이 전국 각지로 퍼져나가도록 함께 합시다.

무엇보다 오는 9월 27일과 10월 11일에 열릴 ‘이라크 전투병 파병반대 범국민대회’에 꼭 동참합시다. 어린아이들의 손을 잡고, 사랑하는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시청 앞 광장과 각 지역별 모임 장소에 모여,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 시민들의 간절한 열망과 단호한 의지를 대내 외에 천명합시다. 그리고 각자가 살고 있는 지역의 지방의원들과 자치단체장, 국회의원에게도 이번 파병에 동참하지 말 것을 촉구함으로써 유권자의 권한과 의무를 행사합시다.

국민여러분!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의 시민들이 우리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들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왔을 때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와서 온 몸으로 전쟁을 막아줄 우리의 벗들입니다. 이제 우리는 행동해야 합니다. 우리의 아이들에게만큼은 전쟁의 세기를 또 다시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행동해야 합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시민여러분. 평화로운 한반도,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기 위해 전쟁을 물리치고 평화를 실천하는 당당한 길로 다함께 나아갑시다.

2003년 9월 23일

이라크 전투병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

평화군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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