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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군축센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비핵군축운동을 합니다

  • 이라크
  • 2003.03.12
  • 683

이라크 현지에서 반전평화운동을 펼치고 돌아온 허혜경, 은국



지난 2월 17일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막기 위해 바그다드로 향했던 한국 반전평화팀의 허혜경 씨와 은국 씨가 3월 11일 한달여간 암만과 바그다드 현지에서 펼쳤던 평화운동을 마치고 귀국했다.

2월 7일 출국했던 한상진, 이영화, 남효주 씨를 시작으로 3월 7일 암만으로 입국한 6명을 포함, 현재 현지에는 이미 단일 국가로는 미국 다음으로 많은 16명의 반전평화팀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지원자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다.

3월 11일 오후 7시에 사회당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허혜경 씨와 은국씨를 만나 이라크 현지 상황과 반전평화팀의 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 허혜경 씨
-이라크 현지에서는 어떤 활동을 했나.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반전활동가들이 많이 왔었다. 반전집회나 행진을 지속적으로 했다. 광장에서 현지의 이라크인들과 걸게그림을 같이 그리기도 했다. 걸프전 발생이후 많이 생긴 고아원을 방문하기도 했고 반공대피소들도 둘러보았다. 국제반전단체에서 개최하는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현지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실제 결험이 전무해 실무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이라크로 들어갈 때 비자를 발급해 주지 않아 문제가 됐다. 처음에는 관광비자로 이라크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평화운동가들은 특별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과 이라크 현지상황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이라크 국민들은 총을 들고 싸움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라크인들은 전쟁에서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밖에 반전운동가들이 대부분 이라크를 빠져 나갔다는 보도도 접했다. 그러나 그건 사실과 다르다. 현지 이라크인들은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문제를 고민하는 게 아니었다. 그들은 1980년 치러진 이란 이라크전쟁과 1991년 걸프전 등을 겪으면서 공포나 두려움에서 많이 무감각해져 있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평화였다.

현지에 있는 평화운동가들은 이라크 사람들의 정서를 왜곡한 CNN에 항의방문을 하기도 했다. 이라크에서 평화운동가들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단순히 빠져나간 게 아니라 전쟁에 대비해 국경지대에 난민캠프를 미리 설치하기 위해서다. 또 일부는 자국으로 돌아가 평화운동을 펼치기 위해 이라크를 떠나기도 했다. 현재 전세계 평화운동가들은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이라크 전쟁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 현지에서 평화행진을 벌이는 한국평화운동가들의 모습


-현지 이라크인들과 평화운동가들은 북핵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그들도 북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다. 미국이 이라크 전쟁 후 북한을 침범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이라크 사람들은 북한과 이라크를 비슷한 처지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이라크로 들어간 이유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제국주의적 전쟁'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라크전쟁을 우리가 막지 못하면 평양에서 다시 이라크에서 만난 평화운동가들을 만날 지도 모른다."

- 한국의 평화운동가들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한국인이라고 하면 이라크인들은 너무나 좋아한다. 기본적으로 그들은 이라크와 한국이 같은 처지라고 생각한다. 부시의 악의 축 발언 이후 한국에 더 관심을 많이 갖게 된 것 같다. 특히 이라크인들은 손님에 대해 관대한 편이었다. 그가 관광을 하러 왔든, 평화를 지키러 왔든 모두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분위기였다."

-전세계 평화운동가들을 만났을텐데, 그들은 주로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나.

"그들은 굉장한 신념이나 운동경력보다는 평화의 의미에 대해 매우 단순하게 동의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었다.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전쟁으로 죽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연민이 기본적으로 있는 소박한 이들이었다. 특히 이라크 평화팀에는 노인들이 많아서 종교적인 느낌이나 성스러운 분위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비폭력과 시민불복종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나 생활자체가 매우 온화한 사람들이 많았다. 현재는 130여명이 이라크에 남아있는데 이라크로 들어오는 사람의 수도 많고 나가는 사람도 많아서 정확하게 몇명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한국에서는 어떤 활동을 펼칠 예정인가.

"노무현 정권이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 데 우선 이를 막는 운동을 해야 한다. 또한 실제 이라크에 가장 최근에 다녀온 사람으로 그 상황을 전할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을 찾아보겠다."

▲ 은국 씨
-한국이라크평화팀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평화를 상징하던 걸개그림을 그릴 때 우리는 한국사람들끼리 그리려고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매우 많은 이라크인들이 아랍어로 평화를 염원하는 구호를 남겼고 이를 시민광장에 걸 때 전율을 느꼈다. 전쟁으로부터 후세인을 구하자는 게 아니라 평범한 시민을 구하자는 데 이견이 없었다.

전쟁에 목전한 이라크인들은 그 광풍 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았다. 심지어 총을 맞는 시늉을 하면서 내가 한국으로 돌아가면 자기는 이미 죽은 목숨이 돼 있을 지 모른다며 웃었다. 그 말뜻을 생각하면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 없지만. 그들은 웃고 있었고, 초연해져 있었다. 우리를 감시하던 감시관은 수첩에 새와 우리를 그리면서 그것을 자신의 처지이며 우리들에게 자유가 있다는 게 너무나 부럽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라크인들은 전쟁을 원하고 바그다드는 한산하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남대문의 10배가 넘는 크기의 시장에서 사람들은 평소와 다름 없이 흥정을 하고 외국인을 만나면 신기하다는 듯이 따라다니기도 한다.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뛰놀고 있다. 그처럼 평화롭게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미국이 폭탄을 던진다니 이해할 수 없다.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죽을 수 있다니 이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죄악이다."

▲ 페이스페인팅을 한 이라크의 한 어린이가 방긋 웃고있다


-부시는 이라크 공격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부시 대통령에게 한마디한다면.

"이라크에 한번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부시가 직접 이라크인들이 살아가는 시장과 광장을 돌아다니면, 외국인이라고 신기하게 쳐다보며 따라다니는 어린아이를 안아보면, 과연 전쟁을 할 수 있을까. 전쟁에서 희생되는 것은 시민이다. 부시가 그 아이들을 보고도 전쟁을 선포한다면 정말 그는 사람도 아니다. 이라크의 현실을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 맑은 영혼을 지닌 아이들과 여성이 살고 있는 나라다. 과연 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것은 이라크에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닌 정치와 경제의 논리로 사는 사람들이다. 그들을 인간이라 말할 수 있는가."
황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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